[성명] '발명보상기준' 법령 개정을 더이상 늦추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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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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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2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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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3일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특허법 개정에 맞춰 ‘종업원 발명 보상기준’을 구체화하는 시행령이 만들어졌으나 전경련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사실상 무산됐다"는 소식이다.

이번에 시행령을 개정하려는 취지는 "입법미비 상태에서는 ‘발명 종업원에게 정당한 이익을 배분한다’는 개정 특허법의 취지를 전혀 살릴 수 없다"는데 있으며, "제 경비를 제외한 순수 실시수입액(발명을 상품화해 벌어들인 돈)의 100분의 15이상을 발명 종업원에게 준다"는 것이 이 시행령의 골자다.

특히 전경련의, “보상금 지급 기준을 법으로 정하는 것은 기업경영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시행령의 취지와 달리 오히려 연구개발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은 기술경영을 중시하는 기업가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며, 연구개발 동기를 부여하여 소속 기업과 개인, 국가 모두에 큰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데도 이를 너무나도 근시안적인 기업 이익 관점에서만 보고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회사에 수십억원의 이익을 가져다 주는 억대 연봉의 보험사 영업사원이 나오는 이유는 영업활동에 따른 충분한 성과급을 지급하기 때문인데, 연구원에게 충분한 성과급을 지급하면 연구활동이 방해된다는 논리는 궤변에 불과하다.  같은 논리라면 유능한 경영인이라도 성과급을 지급하면 경영을 잘 못하게 된다는다는 얘긴데, 이게 말이나 되는가?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발명하여 소속기업인 '니치아화학공업'에 매년 10억불 이상의 매출을 올리게 하고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일본의 에디슨 "나카무라 슈지" 박사가 결국 미국으로 옮겨 세계적인 LED 과학자가 되었는데, 이를 두고 일본 언론은 대표적인 두뇌유출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현재 일본의 장기적인 경제침체는 일본 산업계가 기술 개발자를 거대 조직에 속한 일개 샐러리맨으로 보고 그가 개발한 것은 당연히 회사에 귀속된다는 집단주의 관행이 한 원인이라는 일본 언론의 지적도 귀기울일만 하다. [출처: http://www.dt.co.kr/content/2002092302012161273001.html ]

이게 결코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휴대폰 문자입력 방식 특허인 '천지인'을 비롯하여, 직무발명과 관련한 유사한 피해사례가 점증하고 있다.  그리고 한 해 만 5천명에 달하는 이민자 중 상당수가 이공계 고급인력이라는 현실도 이와 같이 열악한 직무 보상체계와 연구여건에 있는 만큼, 적절한 보상체계 마련에 재계가 더 이상 인색해서는 안되며, 정부(산자부/특허청)도 대국적이고도 대승적인 관점에서 법령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결론적으로, 불공평한 연구개발 보상체계가 이공계 기피를 심화시키고 두뇌 해외유출을 조장하고 있는데, 이와같이 현실적으로 파급효과가 크면서도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정책을 내버려두고 다른 것을 찾는다는 것은 우선순위가 잘못되어도 한참이나 잘못된 것이라는 판단이다. 

우리에게는 이제 더 이상 시행착오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오고 있고, 한국의 경제성장 모델이었던 일본과 미국은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우리 상품의 숫자는 매년 수십 %씩 감소하고 있다. 이제 곧 무역수지도 흑자 행진을 멈추고 적자로 돌아선다는 관측이다.

무엇을 망설이고 있는가?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은 이공인들과 이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이름으로 정부와 재계의 결단을 촉구한다! 

            ******************* 언론 보도 내용 ***********************

[경향]특허법령 1년넘게 방치
 
회사 종업원의 발명을 장려하기 위한 특허 관련 법령이 이해당사자간 의견 대립으로 1년 넘게 ‘입법 미비’ 상태로 방치돼 있다.

23일 특허청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특허법 개정에 맞춰 ‘종업원 발명 보상기준’을 구체화하는 시행령이 만들어졌으나 전경련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사실상 무산됐다. 이런 입법미비 상태에서는 ‘발명 종업원에게 정당한 이익을 배분한다’는 개정 특허법의 취지를 전혀 살릴 수 없는데도 관할 부처인 산업자원부는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개정된 특허법은 직무발명 보상에 대해 두루뭉실하게 표현돼 있던 기존 규정을 고쳐 ‘보상금의 지급기준에 관한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이나 조례로 정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특허청은 이 규정에 따라 ‘제 경비를 제외한 순수 실시수입액(발명을 상품화해 벌어들인 돈)의 100분의 15이상을 발명 종업원에게 준다’는 내용의 시행령을 만들었다. 100분의 10범위에서 보상해야 한다는 일본의 판례를 참고한 것으로, 예컨대 종업원이 발명한 새 기술을 상품에 응용해 1백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면 15억원은 종업원에게 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당시 산자부에 전달한 건의서를 통해 “보상금 지급 기준을 법으로 정하는 것은 기업경영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시행령의 취지와 달리 오히려 연구개발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또 “기업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사안인데도 특허청이 민간기업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시행령 내용이 공개된 뒤 전경련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측에서 특허청에 계속 전화를 걸어 압력에 가까운 청탁을 넣었다”며 “결국 산자부도 재계의 압력에 꺾이고 말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이 종업원에게 돌아갈 이익까지 차지하려는 의도”라며 “이공계 출신이 자신의 성과·능력만큼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우리사회의 모순은 직무발명 제도만 보아도 확연히 드러난다”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특허팀 관계자는 “기업에 속한 연구원의 본연의 업무가 연구개발하는 것인데 그 성과물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보상하라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대기업은 1년에 보통 수천건의 종업원 발명을 접수하며 이중 5~10%를 상품에 응용한다. 대부분 대기업은 ‘발명기술에 관한 모든 권리를 회사에 양도한다’는 각서를 쓰도록 종업원에게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대개 특허출원때 4만원, 등록때 10만원, 그에 따른 실적이 났을 때 20만~3백만원 가량을, SK텔레콤의 경우 각각 10만원, 50만원, 1백만~3백만원 가량을 해당 종업원에게 주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 획기적인 발명에 대해 수천만~1억원 가량의 보상금을 성과급 형식으로 지급한 예도 아주 드물게 있다.

〈조장래기자 joy@kyunghyang.com

최종 편집: 2002년 09월 23일 18:09:23
  • ()

      사실 보상받을 권리와 특허 권리 행사는 구분되는 것인데 혼돈하고 있는 듯보이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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