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는 보편적인가? 특수한가?

글쓴이
백년후에
등록일
2002-02-23 21:59
조회
10,9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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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건
저는 요 아래의 박종규님의 글을 읽고 많은 부분에 공감을 느꼈읍니다. 저도 짧은 기간이지만 국내 자동차 부품관련 회사의 연구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기에 더욱 절실히 와 닿는군요.

그렇습니다. 기업에서 연구업무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각 기업의 경쟁력이나 경영 환경과 그로인한 기업이윤 측면에서 처우개선의 한계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 연구원의 경쟁력 제고가 잘 돼지 않는 원인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 경험상 국내에서 연구소라는 것을 두고있는 대다수의 기업들은 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세제 혜택을 조금 보고, 특례를 얻어서, 다른 방법보다는 조금 안정적으로 공대 졸업자들을 확보하는 것에 더 큰 목적을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굳이 연구소라기에는 너무 부끄럽지요. 일부 진짜 연구하는 기업도 있겟지요.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생산과 제품개발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영업적인 노하우와 협력업체관리가 아닐까요?

이런 사정을 최고 경영자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자기 기업에서 생산해서 판매/납품하는 제품에 어떠한 기술이 적용되며 그 기술이 어느정도 수준인지. 더 나아가 한단계 앞선 기술은 지금 해외의 어느 기업에서 연구되고 언제 적용되어 당장의 위협이 될지도 알 겁니다. 곧 닥쳐올 이 위기를 극복하는 우리나라 경영자들의 최고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신속한 벤치마킹과 그 결과를 토대로한 재빠른 설계 적용! - 내가 개발하는 것보다 열배 백배 효율적이며 특허만 교묘히 잘 빠져나가면 엄청 남는 장사다!

이를 위해 이공계 졸업자들은 날밤을 새고 무수한 샘플을 박살내면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물론 영문과 나오고 일문과 나온 우리의 사무 행정직들이 그 업무를 감당할수야 없지만 당장 회사에 이렇다하게 이공계 엔지니어들의 업적이라고 얘기할 것이 "벤치마킹" 밖에 없는 실정이지요. 경영진은 이놈이나 저놈이나 특별히 회사에 기여하는 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있던 그 회사 사장님도 공대 출신이고 대다수 임원들이 공대 나오셨습니다. 실상이 이러할진대 이공계 엔지니어만 따로 대접해 줄 이유와 명분이 없겠습니다. 특수성이 없다는 얘기지요.

 

문제는 더 있습니다.

 

기업에서 무슨 떼돈을 번다고 진짜 연구하고 있겠습니까? 그런 부분을 정부가 투자해 주어야지요. 진짜 기술이 이 나라의 생존요건이라면 사회간접자본 투자하듯이 기술에도 그런 부분을 찾아내서 육성해야 하는것 아닙니까? 정부 기술투자의 산물이 원활히 기업에 수혈되어야 기업은 기술개발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국부는 아직 전통적 공학이나 기술분야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신문과 티브이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반도체는 그렇다 쳐도 자동차, 조선에도 아직 미개척된 기술분야가 많고 우리나라의 거의 전 기업이 이들 몇 몇 전통적 기업에 연관된 협력/납품 업체입니다. BT NT IT라고요? 선거판 바람몰이식 선전을 정부가 되레 주도하고 있으니 한심합니다. 정부는 차라리 돈은 돼지 않지만 국내 대다수 중소규모 기업들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금속의 열처리 분야나 금형기술, 또는 측정과 가공기술 등에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일선 기업들이 그 토대위에서 제대로 제품도 개발하고 기술도 앞서나가지요. 그래야 막일을 해도 엔지니어들이 자부심이 생기지요. 거기에 투자하고 남은 여력을 차세대를 위해 BT NT IT에 투자해야 순서가 맞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렇게 전망이 밝으면 돈있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합니다.

정권태생적 한계나 무지의 소치로 헛된 세금을 쏟아 붇는 짓은 이제 중단돼어야 합니다. 정부 기술분야 부처에 기술관료가 진출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지요. 일부 인기영합 기업들의 농간에 정부마저 중심을 잡지 못하니 앞날이 캄캄 합니다.
  • 소요유 ()

      동감입니다. 10여년전 제가 대덕의  한 정부출연연구소에 들어 갔을때 선배들이  '정부출연연구소는  석탄산업과 함께 이른바 사양산업이다'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 소요유 ()

      사회적으로 물론 '센세이셔널'한 기술에 투자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정부 자체의 정책은 '바닥부터 차근차근'이 중요합니다. 한편으로 당장 돈이 안되더라도 10년 혹은 20년을 

  • 소요유 ()

      내다보고 꾸준히 투자해야하는 분야도 많습니다. 정부가 기업과 같이 움직이면 기업과 같이 언젠가는 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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