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동아일보][경제 포커스]“삼성전자 나가신다, SONY 물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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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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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16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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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은 최근 “일부 임직원들이 삼성전자가 소니를 이겼다면서 기뻐한다”는 보고를 듣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자신감은 좋지만 아직은 소니로부터 배워올 기술이 많을 때에 자칫 교만해지지 않을까 걱정한다는 것.

윤종용(尹鍾龍)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달 초 월례조회 때 “경기가 회복되고 실적이 호전됨에 따라 기강이 해이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겸손함을 잃지 말고 위기의식을 지니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대표기업’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포천 타임 비즈니스위크 등 권위 있는 세계 언론도 잇따라 삼성전자를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일부 해외언론은 “삼성이 기술·마케팅·기업혁신에 있어 세계 유수 첨단기업 대열에 들어섰다”며 은근히 ‘소니를 능가한다’는 평가까지 한다.

그러나 이 회장의 우려처럼 아직 삼성전자가 자만하기에는 이르다. 브랜드 가치를 비롯해 삼성전자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와 소니, 그 장단점은 무엇인가.

▽삼성, 영업이익과 시가총액에서 소니 추월〓3월 결산법인인 소니는 이달 중 기업설명회(IR)를 통해 2001회계연도(2001년 4월∼2002년 3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년도보다는 매출이 10%, 영업이익이 90%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매출은 530억∼560억달러, 영업이익은 1억∼2억달러로 예상된다. 이익감소가 두드러질 전망.

반면 삼성전자는 최악의 반도체 경기 불황인데도 지난해 매출 244억1959만달러에 영업이익 17억3102만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또 올 1·4분기(1∼3월)에만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간 이익에 가까운 16억달러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만 역전된 것이 아니다. 기업의 시가총액에서도 삼성전자는 소니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대우증권 이영원 연구위원은 최근 “작년 초에는 소니의 35%에 불과하던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얼마 전부터 소니를 능가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R&D투자가 역전(逆轉)을 이끌었다〓삼성전자가 승승장구하는 데는 R&D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한몫을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조2000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으며 올해도 3조원을 이 분야에 쓸 계획이다.

반면 소니는 일본 장기 불황에 따른 여파로 R&D 투자에 신경을 쓸 형편이 못 된다. 앞으로 3년 동안은 구조조정에 몰두하느라 투자를 동결하겠다는 발표도 했다. 이 와중에 소니는 삼성이 보유한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이나 액정표시장치(LC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하지 못했고, 무선시장에서도 다른 기업을 뒤쫓아가는 형편이다.

연구원 숫자나 처우에서도 삼성이 앞선다. 삼성전자 윤 부회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삼성이 소니보다 연구원의 숫자가 많다”고 밝힌 바 있다. 박사학위 소지자는 1200여명, 외국 경영학석사(MBA)도 300여명 된다. 삼성에서 연구원은 최고의 대우를 보장받는다.

해외의 유능한 인력을 채용하는데도 유연하다.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박사급 인력을 매년 100명씩 스카우트하는 등 첨단분야 흐름에 밝은 ‘해외파’를 대거 영입한다. 삼성전자의 간판스타 중 한 명인 진대제(陳大濟) 사장도 IBM 연구소에서 일한 바 있다.

소니는 연구인력 현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해외파 출신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판’보다는 ‘실력’을 중시하고 미국 학위를 경시하는 전반적인 일본기업의 풍토에 기인한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미국 주도의 디지털화(化)가 급속히 진행중인 최근 상황에서는 세계시장의 동향에 순발력 있게 대응할 수 없다는 문제점을 낳고 있다. 영어 실력도 삼성 기술인력이 소니 인력보다 한 수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최근 삼성전자가 해외언론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아직 브랜드 가치에서 소니의 절반에 불과하다. 영국의 컨설팅사인 인터브랜드는 최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소니가 150억달러로 1위, 삼성은 64억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또 소니는 ‘워크맨 신화’ 이후 최근에도 노트북 컴퓨터(PC) ‘바이오(VAIO)’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2’ 같은 세계적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간판제품인 휴대전화나 DVD 플레이어 ‘콤보’의 명성은 아직 여기까지는 미치지 못한다.

무엇보다 소니는 차세대 네트워크 시대를 이끌 중심축을 갖고 있다. ‘메모리 스틱’이나 홈네트워크 솔루션 등은 이미 세계적으로 많은 지지세력을 확보했다. 반면 삼성도 홈네트워크 솔루션을 개발했지 만 기반기술 단계이며 차세대 네트워크 시대의 ‘우군’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진대제 사장은 “소니는 삼성보다 역사가 수십년 앞선 기업으로 그동안 삼성의 교과서 역할을 해왔다”며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어 소니와 격차를 크게 줄였지만 여전히 마케팅 측면에서는 (우리가) 한 수 아래라고 생각하며, 독창성을 느낄 수 있는 아이디어 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한다는 점에서 소니는 역시 일류기업”이라고 평가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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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삼성 내 연구원의 처우가 소니보다 좋은 건가요? 구체적인 수치가 없어서 믿기가 좀 어렵네요. 누가 좀 알려주실 분 없나요?
  • 학생 ()

      정말로 삼성연구원들이 최고의 대우를 보장받나요? 여기서 듣기론 삼성가면 잠도 잘 못자고 죽어라 일만 한다고 하던데..

  • 관전평 ()

      실력있는 삼성연구원들은 허름한 미국엔지니어들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습니다.

  • 회사경험자 ()

      삼성가면 죽어라 일만한다는 말은 거의 사실인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기업가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그리고 삼성이 잘나가는것은 이공계 고급인력을 헐값으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한국인력시장의 구조때문입니다(이공계인력과잉). 아무렴 삼성이 소니보다 기술이 낫겠습니까? 그 기술로 소니보다 순익을 더 많이 내는 이유는 임금이 싸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마케팅도 소니보다 떨어진다고 하지 않습니까? 또 삼성이 소니보다 연구인력이 많다고 했는데 그러고도 순익을 많이 낸다는 것은 삼성의 임금수준이 낮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결론은 삼성이 고급인력을 싸게 쓰기 때문에 순익이 난다는 이야깁니다. 삼성의 임금이 오를 날은 언제일까?

  • 삼성맨이었다가 ()

      삼성에서 허름했던 연구원도 미국에 오면 능력을 인정 받습니다. 나도 오기전엔 믿지 않았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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