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한국차의 수출용과 내수용에 대해서

글쓴이
차 Engineer
등록일
2002-05-20 10:04
조회
6,69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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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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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관련 일을 하는 Engineer로서 카드라이버님이 말씀하신 것 같은 대부분의 한국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오해에 답답해서 한마디 하려고 합니다.

먼저 한국차는 한국에서 제일 쌉니다.
업무상 해외 출장이 잦아 여러곳에서 확인 했지만(미국, 유럽, 호주 등등) 실제 판매 가격기준으로 한국보다 싼곳을 본적이 없습니다. 한국이 자동차에 꽤 세금이 많이 붙는 나라인데도 그렇습니다. 당연한 얘기지요. 한국에서 만들어 한국에서 팔때 가장 판매 비용이 적게 듭니다. 수출 하려면 관세가 있고 운반비가 들며 외국 Dealer제도의 판매 방식상 중간 단계의 판매 마진도 한국보다는 많아야 겠지요.
과거에 외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던 시절에  정부로 부터 수출보조금이 있었고 그런 이유로 수출하는 차에 대해서는 싸게 팔아도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는 이익이 났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오래전 얘기 입니다. 요즘은 수출 보조금이 있지도 않고 또 만약 있다면  국제 무역 협정상 수출 보조금 같은것은 당장 제소 당하겠지요.
만약 혹시나 한국보다 자동차 가격이 싼곳이 있다면(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만) 그것은 세금 문제등이 달라서 그럴 것이지 자동차 회사가 국내 출고 가격보다 값싸게 수출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사업 부문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수출 시장에서 내수 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는 회사가 국내에 있습니다. 어떤 회사인지는 잘 아실 겁니다.

두번째 수출차는 품질이 좋고 국내 사양은 떨어진다?
양산 공장에서 생산되어 나온차를 어떻게 품질이 좋은차 나쁜차로 분류 합니까? 다 똑같은 공정에서 같은 부품을 썼고 같은 품질검사를 거쳤는데 구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단지 수출차가 더 좋은 면이 있다면 수출하고자 하는지역의 법규상 그것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좀더 좋은 부품을 쓴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요. 대표적인 경우가 Television에 한번 방영된적이 있는 강판 문제 이지요. 내부식성에 대한 규제가 엄격한 나라에는 아연도금강판이라는 것을 써서 녹이 슬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그만큼 원가가 비싸기 때문에 가격또한 올라갑니다. 그렇다면 국내사양에도 같은 강판을 쓰면 되지 않느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맞는 얘기 입니다. 다만 가격상승 요인이 됩니다. 물론 조금 더주고 그런차를 사겠다고 하시는 분도 많겠지만 아직 국내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상 조금이라도 가격적으로 유리한 차가 시장에서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잘 아시겠지만 국내에 판매되는 차는 아주 쉽게 녹이 슬고 형편 없다는 그런얘기는 아닙니다. 가격과 품질을 절충한 마켓팅 전략상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이지요.
또하나 미국은 시장 특성상 같은차라도 배기량이 큰 엔진이 필요한 곳입니다. 배기량이 크다고 해서 한국처럼 엄청난 세금 부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연료가격도 저렴하고 땅은크고 해서 힘좋은 차를 선호 합니다. 미국수출용 소나타급은 2.5L가 기본이고 3.0L도 있고 그런것이지요. 그런차를 운행해보면 1.8L나 2.0L가 장착된 국내 사양보다 좋다고 느끼실 겁니다. 그렇다고 국내에 3.0L 엔진을 장착한 소나타를 시판하면 세금 문제 등등으로 판매는 극히 부진 할 겁니다.
소비자들의 특성에 따라서도 달라지는데 국내소비자들은 편의 장치를 선호 합니다만 유럽 소비자들은 다소 불편해도 가격적인 부분을 많이 따집니다. 가장 쉬운 예가 파워윈도우 인데요. 국내에 파워윈도우나 파워 스티어링 또는 에어컨이 없는차는 아마 없을 겁니다. 그러나 유럽사양에는 많습니다. 유럽 소비자들은 조금 불편해도 가격이 저렴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이런경우는 국내사양차가 수출사양차보다 좋다고 얘기해야 하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세번째, 일제차는 국산차에 비해서 월등히 품질이 우수하다?
글쎄요? 역시 80년대 초반쯤의 인식이 아직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으로 봅니다. 옛날에는 그랬습니다. 그러나 지난 10여년동안 국산차의 품질 눈부시게 좋아 졌습니다. 저는 비교 Test를 많이하기 때문에 세계 각곳에서 그지역에 판매되는차와 우리가 수출하는 차를 번갈아 타보고 시험합니다. 당연히 일제차는 비교 대상이기 때문에 많이 타게 되지요. 개인적으로 일제차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엄청나게 차이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일제차의 가장 좋은점은 잔고장이 적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일제차도 고장납니다. 저도 경험한적도 있고 동력성능면에서는 국산차가 더 좋은 것도 많습니다. 일제차가 품질 쓸만하다는거 부정은 하지 않습니다만 그차이가 그리 큰 것도 아닌데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지나치게 확대 해석되고 과장되어 있는 점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제까지 한 얘기들이 무조건 국산차를 애용하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비하하거나 선입관을 갖지 말자는 얘기입니다. 객관적으로 가격대비 성능, 쓰고자 하는 목적 등등을 따져 합리적으로 선택하자는 겁니다. 세계시장에 소비자층은 다양합니다. 가격을 보지않고 고급을 원하는 경우도 있고 품질보다는 가격에 더 관심 있는 경우도 있지요. 가장좋은 소비는 가격과 품질을 비교해서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겁니다. 그런면에서 국산차도 많은 세계의 소비자들이 선택하고 있는 차중에 하나입니다. 합리성면에서 볼때 충분히 선택가치가 있기 때문이지요.
참고로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생산하고 있는 Item은 국산차에 쓰이는 부품입니다만  일본 자동차 회사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명차 회사에도 똑같이 사용되는 부품입니다.

우리 Engineer부터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불필요한 오해는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 관전평 ()

      관련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이 직접 말씀해주시니 이해가 쏙쏙 되는군요.  이제 우리도 쓸데없는 사대주의적 사고방식을 버릴 때가 되었습니다. 

  • 1 ()

      몇일전 일본에서..TV광고에 현대차가 일본에 상륙한다고 엄청 떠들더군요...일본애들 일제차가 세계최고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한국차가 일본에 들어온다고 하니까 굉장히 관심이 많더군요...특히 일제차에 비해서 한국차는 내부장식이 굉장이 화려하더군요...성능은 일제차가 나을비 몰라도 디자인은 한국차가 훨 좋더군요...2년전 샌디에고 갔을때는 한국차는 현대 티뷰론 한대만 보였는데, 올 1월에 샌디에고 같은 장소에 가니까 한국차 무지 많더군요...게다가 기아차 대리점두 있고...정말 놀랬습니다...같은 장소에서 2년전에는 한국차 딱 한대 봤는데, 이번에 가니까 엄청 많았습니다...특히 대우 레간자가 많이 눈에 띄더군요...현대는 아반떼 구형모델이랑 티뷰론이 많이 보이구요...샌디에고 시내에서 기아차 대리점 몇군데 봤

  • 1 ()

      한국차도 이제 쓸만합니다...

  • 1 ()

      저는 포드 navigator를 타고 다녔는데, 솔직히 산타페보다 조금 크다는 느낌 정도였습니다...오히려 내부는 산타페가 훨씬 났더군요...하지만 navigator랑 산타페랑 가격차이는 말 않해도 아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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