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無知者의 고민..

글쓴이
fuji
등록일
2008-09-1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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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지금 큰 고민을 안고있고,  제 고민과 의문에 관한 여러분들의 귀한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조금만 진지하게 읽어주시고 좋은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사회초년생입니다. 회사에 입사한지 5개월이 좀 넘었구요..
저는 대학에서 법학(순수법학이 아닌 관련협약 등)을 전공하고 행정학사를 취득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대학시절 그냥 교수님이 좋아 들게된 연구실에서 회사를 하나 추천받았습니다.
외국회사인데, 저희 연구실과 굉장히 교류가 깊은 회사이고, 현재 외국에 있습니다.

옛날부터 외국회사에서의 근무를 꿈꾸던 저는 회사 이름만 보고는 제 전공과 맞는 곳이리라 생각하고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제 잘못이 컸죠.. 회사 이름만 보고 들어오다니..)
그런데 막상 들어와보니 전혀 다른 일을 하더군요.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행정학사'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곳에 와서 하게 된 일이란게 BPM(Business Process Management)업무였습니다.
저는 뻥했죠.. IT 쪽 업무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도 일단은 좋은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일을 점점 깊이 접할수록 이게 무슨 IT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겁니다. 물론 저는 IT에 관한 지식은 전무한 상태에서 이 일을 맡으면서 인터넷상으로 간간히 공부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IT가 뭔지도 정확히 모릅니다만..

현재 개발중인 이 프로그램은 회사의 프로세스를 모델화해서 그 모델에 각 수치를 입력하여 시뮬레이팅을 하여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를 보고 회사 프로세스를 개선해나가는 것인데요..

IT네 컴퓨터네 하는 부분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저로써는 대체 이것이 IT인지, 그냥 단순 프로그램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흔히 BPM이라고 하면 회사에서 업무를 함에 있어 시뮬레이팅도 하며, 또 업무 진행시에 사용하는 것인 것 같던데 저희 회사꺼는 그냥 모델링 해서 집어넣고 시뮬레이팅 결과만을 보는 겁니다. 제가 사수에게 다른 회사 프로그램은 실제 회사 업무를 실시하는 데에도 사용되던데, 우리꺼는 그런 거 안 하느냐 물으니 그건 장래에 한다더군요..

아무튼 일단 이런 쪽에 지식이 제로인 저는 닥치는 대로 IT에 관하여 공부해보고, 경영에 관해서도 공부를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공부해도 저희 프로그램은 IT라는 존재와는 저멀리에 있는 것 같더군요.. 정확히 말하면 제가 하고 있는 업무 자체가 IT도 아니고, 판매도 아니고, 개발도 아니고.. 이도저도 아니더군요..

그나마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제가 얼마전부터 조금씩 실제적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업무라는게 함께 프로그램을 고치고 그런 게 아닌.. 그냥 어떤 회사를 모델로 제가 그 프로세스를 모델링해보고 결과를 보고는 분석하는 겁니다. 이게 나중에 훌륭한 모델, 시뮬레이션이 되면 그 해당업무를 하는 회사들에게 프로모션용으로 쓴다나요..

그런데 그 모델링 이라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모든 프로세스를 넣는게 아니라 아주 중요~한 부분의 프로세스만 딱 잘라넣어야하고, 그나마 그 시뮬레이팅 결과라는 것도 아직 버그 투성이어서 뭐 결과도 안 나옵니다.

게다가 제가 만들게 된 모델 대상은 굉장히 변수가 많은 업무입니다.

그런데 그 변수업무도 집어넣을 수가 없어 그냥 적당~한 수치를 집어넣어서 대강 그럴싸한 결과를 만들어내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외국회사라고 하면 업무 하난 칼 같이 하는 줄 알았는데, 이거 제 사수(외국인)는 그냥 적당한 결과를 달라는 겁니다.. 게다가 제가 모델링 하는 업무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는지 전혀 엉뚱한 부분에 대해서 연구해보라 하구요..

계속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저는 그럼 이번엔 한번 제 3자의 입장에 서서 이런게 필요하다 저런게 필요하다 라는 의견이라도 내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사수에게 말했죠. 제가 생각했을땐 이러이러한 기능이 추가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고..

그런데 대뜸 사수는 그런 기능이 필요하겠다는 말은 안 하고, 그게 왜 추가가 안 되는지만 설명해주는 겁니다. 분명 본인도 그런 기능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면서도요. 그게 할말 인가요?
 
이 프로그램을 다른 대학의 교수와 그 학생들이 개발을 하는데, 저희 사수도 엔지니어 출신이라서 함께 참여하는 듯 합니다. 이런 쪽에 전혀 지식이 없는 제가 굳이 예를 들자면..

호빵을 만드는데 호빵 만드는 건 그 대학쪽 사람들이 다 만들고, 저희 회사는 그걸 파는 입장이고.. 사수는 그 호빵샘플을 먹어보고는 이게 맛이 이상한데 그 원인이 앙꼬가 상해서이더라... 라고 문제와 문제원인을 제기하며 수정해달라고 요청하는 입장인 거죠.

그리고 저는 뭐냐? 제가 사수에게 이거 앙꼬에 설탕이 부족한데 좀 더 넣는게 좋지 않겠냐라고 말을 하면 사수는 저쪽 교수진에게 설탕 더 넣어봐라 라고 의견을 제시하는게 아니라, 자기 선에서 아 이건 이래서 안된다 저래서 안된다~ 라고 말만 하는 겁니다.

저는 대체 이 회사에서 무슨일을 하는걸까요?

일을 하기 싫다 하고 싶다를 떠나서 도무지 제가 배경지식이 없으니 수박 겉만 핥고 있는 것 같고, 그닥 많이 받는 월급은 아니지만 제 스스로 이 회사에 내어주는 결과물이 없다 싶으니 월급받기도 미안합니다.

저는 저에게 일 주어지는 걸 좋아하는데, 마땅히 일이 주어지지도 않고(사수는 제가 잘 모른다고 생각해서 나름 배려하는 거고, 실제로 저역시도 잘 알지 못하니까요.) 그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모델링해서 시뮬레이팅을 하라 하는데..시뮬레이션 결과도 10이면 그중 8은 다 틀리는데 무슨 결과를 내겠습니까.

지금 거의 개발시작한 지가 2년이 다 되어 간다던데 이건 뭐 되는 것도 없고..

또 모델링해야하는 회사도 굉장히 보편화된 업종도 아니고, 제가 겪어본 적도 없는 업무들의 프로세스들을 제가 어떻게 다 구해야하는지..

대체 제가 왜 이일을 하는지..

저 혼자 여기 왔다면 벌써 안되겠다고 떠났겠습니다만, 교수님과 연구실의 얼굴이 있어 일단 1년 참고 해보고 정 안되면 부서를 바꿔달라고 하자 생각을 합니다만..

하루하루 답답하여 스트레스가 심합니다.

제 글이 장황하고 길었는데요..

결국 제 질문의 요지는,

1. 대체 지금 제가 하는 업무가 무슨 업무이며, 이게 무슨 소용인지..(제 대학전공과는 저 멀리 반대편 업무라서 도무지 그 업무 파악도 안 됩니다. 남들이 회사에서 무슨일하냐고 물으면 설명을 못합니다..)

2. 또 제 설명을 읽어보셨을 때 저희 프로그램이 대체 무엇인지..

3. 그리고 지금의 제가 할 수 있는 공부가 무엇인지 하는 것입니다.
 

IT, 프로그래밍 그런 거는 아무것도 모르는제가 이곳에 들어와서 회사에 피해만 끼치는 것 같아 정말 슬픕니다.. 솔직히 적성에도 안 맞고, 전공은 한참 떠나갔고.. (제 전공은 특성화된 전공이어서 그 분야에서 계속 일하는게 경력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좋습니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래도 일단 할 수 있는 한 최선은 다 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그만두고 싶지는 않거든요..

여러분들의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돌아온백수 ()

      1. 경영 혁신 방법의 하나를 만드는 일을 하고 계시는 모양입니다.
    2. Management / eBusiness 를 키워드로 찾아보시면 비슷한 물건들을 찾을 수 있지 않을지...
    3. 경영학 입니다. 말씀하시는 거 보니, 오퍼레이션 쪽이 강조되는 듯 하고요.

    프로그래머는 고용하면 됩니다. 외국이라고 하시니 싸게는 못 구하겠지만...

    그리고, 행정은 administration/governance  가 아닌가요?

  • d.hong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란 책을 보시면, 개발 방법론부터 다양한 업무의 프로세스에 대한 얘기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IBM으로 인수된 Rational Rose 툴 중에도 질문자님의 회사에서 만들고있는 유사한 형태의 프로세스 패키지도 팔고 있습니다. 직장 선배들에게 좀 더 물어보시는게 어떨까 합니다.

  • 로타리 ()

      tool에 집중하지 마시고 process에, 다루는 contents에 집중하셔야 할 것 같군요.

    직장으로서의 안정성은 있습니까?
    그것이 있다면... 열심히 사수따라 다니면서 배우시면 될 거 같습니다. 원래 그런 쪽 일이 확실히 뭔가 하는 것도 없지만 남들에게 있어 보이고 그래서 수입이 짭짤한 경우가 많거든요.

  • fuji ()

      와.. 옛말에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 듣는다고.. 제 스스로 질문 해 놓고도 이거 뜻이나 통할까 했는데, 여러분들의 주옥같은 답변에 감탄하였습니다.. 그간 전혀 몰랐던 부분들에 대한 조언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혹 다른 의견이나 조언해주실 분들이 계시다면 계속 리플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ㅠ

  • jello ()

      모델링 대상이 되는 프로세스 관련 자료들을 어떤식으로 받으시나요?
    그냥 책이나 보고서등의 문서의 형태로만 볼 수 있나요?
    만약 그 회사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으면 좋은데, 어려우신거죠?
    자료 검토를 하시고, 회사에다가, 그 회사 업무 담당자들을 인터뷰할 수 없는지 요청해보세요.
    운이 좋으면, 그 업무 담당자들이 다 그려주거나..
    또 지금 하고 있는 일중에 뭐가 잘못된거 같아요? 하고 물어보면, 알아서들 잘 대답해 줄겁니다.
    단, 업무 담당자가 님처럼 헤매고 있는 어린 양(??  농담예요..) 이 아닌 경우에만.  홧팅 하십시요..

  • fuji ()

      jello님 감사합니다.
    아직 프로그램이 개발 중에 있어서 실제 회사를 찾아가 자료를 받아오는 것은 아니고.. 제가 구할 수 있는 한도내에서 구해서 가상 모델링을 하는거라.. 아직 인터뷰를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지금 인터뷰 내용도 작성 중에 있고요..
    혼자서는 도무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눈앞이 캄캄했는데, 님들 덕분에 조금씩 눈을 뜨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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