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옴] 10년 전 컴퓨터 잡지를 읽으며

글쓴이
한겨레토론방
등록일
2002-02-23 21:5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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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대덕연구단지에 매일 출근하고 있는 한 연구원입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 제 생각을 몇 자 적어봅니다.

저는 화장실을 갈때마다 꼭 아무 책이나 들고 가야 일을 볼수 있읍니다.*^^*
어제도 일보러 가면서 서재의 책을 뒤적이다가. 문득 제가 고등학교 시절때 즐겨보던 컴퓨터 잡지를 한권 집어 들었죠.

제가 고등학교때 산거죠
햐~ 정말 많이 변했구나 생각하면서 조금씩 읽었읍니다.
이 잡지는 미국의 기업 또는 국가 연구소들의 연구원들의 생활과 연구개발내용들에 대해 많이 다루었읍니다. 뭐 대부분이 미국 잡지 내용을 번역한 것 같지만요.

10년이 넘은 거였지만 거기에 실린 사진과 기사들은 지금내가 일하고 있는 연구소의 환경보다 훨씬 좋아 보였고, 대우 역시 좋아 보이더군요. 매우 자유분방하고, 자기가 개발한 것에 대한 보상은 확실하더군요. 대신 경쟁은 치열하죠. 그러니깐, 미국의 과학과 경제가 발전할 수 밖에 없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읍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무언가를 개발했을때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높으신 양반 사진만 크게 나오고 인터뷰도 혼자 다한다는 것이죠. 인센티브도 가장 많이 챙기심은 물론이구요. 그런데 그분이 연구원이 아니라 연구내용이 뭔지도 잘모르는 높으신 분들, 공무원이나 사업가가 대부분이죠.

그러나, 그 잡지에서는 직접 개발한 한 선임급 연구원의 사진이 젤 크게 실렸
더군요. 그리고, 인터뷰는 개발팀 모두 골고루하구, 정말 부럽습니다.
정말 일할 맛 나겠더군요.

그렇습니다. 환경이 모든 것을 만듭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미국만큼의 대우를 해달라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일할 맛 나게 만들어 달라는 거죠.
수년동안 연구해서 모든 기술은 나라나 기업에 종속시키고 보상금으로 달랑 몇백만원정도 쥐어주고 무마한다면 어느 누가 열심히 일하겠읍니까? 또한, 고생은 연구원이하고 TV에 나오는 사람들은 죄다 높으신 양반들 또는 사업가분들이면 직접개발한 사람들은 얼마나 섭할까여? 그렇게 TV에 나오는 게 좋은지.. 좀 나눠 나와도 돼잖아요--.

당근이 있어야 합니다.
당근만 확실하게 준다면, 연구원들은 적토마보다도 더 미친듯이 달릴 것이고 결코 이공계 기피현상이란 말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미숙한 글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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