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인건비 제대로 찾아주기

글쓴이
천칠이
등록일
2002-08-1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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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점을 지적해 주신데 감사드리며 서정하 님의 지적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말씀드립니다.

>* 참여율대로만 지급될 때 비참여 연구원의 상대적 손실이 크지만 이를 감수해야, 프로젝트 없는 연구실에 대학원생의 무모한 지원이 줄지 않을까요?

--- 중요한 지적을 해 주신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다른 쪽으로 생각하고 말씀드린 것인데, 지적하신 점을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일단 참여율과 단가대로 지급되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은 찬성한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제 요지는 그것만으로는 인건비 현실화가 완전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며 그 이유로 연구외적 업무의 과다, 테크니션 부재, 등을 든 것입니다.
    위의 말씀은 프로젝트가 없어 돈을 못 버는 대학원생이 있음으로 해서, 과제 없는 연구실에 무모하게 지원하는 신입생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한두 가지 의문사항은 첫째, 대학졸업생들이 어느 팀에 과제가 얼마나 있고 돈은 얼마나 받는다는 것을 알려고 하는가, 그리고 알려고 하면 가르쳐 주는가 하는 점이구요, 둘째는 참여율과 단가대로 집행하는 것을 강제할 경우 어떤 식으로든 참여율을 나눠서 과제에 집어넣을 뿐 결국 돈을 못 받는 비참여 연구원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보수가 적은 참여 연구원이 여럿 생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결코 꿈이 아닙니다. 그리고, 제가 올린자료는 허위로 기재한 것이 아니구요. 과기부 과제 단가 하향 조정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고 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책임이 직접적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 서정하 님께서 허위로 자료를 올렸을 것이라는 생각은 결코 하지 않습니다. 이런 곳에 중요한 자료를 올리는 분께서 그런 의도를 가졌을리조차 없을 뿐더러, 아무렇게나 자료를 올렸으리라고도 생각지 않습니다. 서정하 님의 자료에 대해서는 그런 자료를 찾아서 정리해 주신 것에 매우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수고스럽게 자료까지 올려 주신 분께 자신의 자료가 의심받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해서 제가 너무 송구스럽습니다. 자료에 대한 의심이 전혀 없었음을 다시 강조해 드리고, 이점 깊이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런데 kistep이 그 일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은 너무 놀랍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과기부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kistep은 그래도 "우리 편"일 것이라는 은근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약간의 배신감마저 드는군요.
    어쨌든 다른 부처 쪽 과제에 비해 과기부가 많이 낮다는 것만 제외하면 단가 자체의 문제는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군요.

>*잡무도 일이며, 부가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학처럼 고고하게 연구만 하겠다는 것은 욕심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대학원과정에 있을 때 방장 1년을 포함하여, 연구비 관리를 3년 반이나 하였지만 잡무를 직접 하였으며 1년에 보름 정도만 투자하면 되는 것이라 봅니다.

--- 저는 학처럼 고고하게 연구만 하기를 바라기 보다는 학은 못되어도 오리라도 되었으면 하는 심정으로 드린 말씀입니다. 솔직히 잡무를 하지 않고 연구를 열심히 하겠다는 것이 너무 욕심을 부린 것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좀 섭섭하군요. 잡무라는 것이 종류가 많고 게 중에는 대학원생들이 책임을 져야 할 만한 부분도 일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1년에 보름도 많다고 생각합니다.(물론 보름이란 보름 꼬박 하루 12시간 이상을 의미하는 것이겠죠?) 대학원생들이 하는 잡무는 단순히 과제와 관련된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학교와 학과에서 해야 할 일을 대신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간접비를 받는 연구비관리기관마저 대학원생에게 심부름을 시키는데 오죽하겠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면 좋겠습니다. 유소년 축구 성금을 거두고 축구 잘하라고 돈 들여서 잔디 구장도 몇 개나 짓는 나라입니다. 돈은 있는 대로 쏟아놓고 정작 선수들이 잔디구장에서 연습하는지 인조잔디에서 연습하는지 아니면 아직도 흙바닥에서 뒹구는지 제대로 평가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대학원생 이상 모든 연구원들이 연구외의 잡무에서 벗어나는 것은 그저 잔디 구장 지어달라는 정도의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 정부에서 연구원의 참여율을 50%, 100%로 이원화한다면 해결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100%로 일원화하면 문제가 발생할까요. 참여율의 결정은 과제책임자의 역할이 크며, 연구원의 참여율을 40%, 20% 등으로 쪼개는 이유는 적은단가로 많은 대학원생을 영입하려는 의도로 생각됩니다.

--- 말씀대로 많은 대학원생의 영입도 이유이고 과제 책임자에 원인이 생각됩니다만, 과제에 부가적으로 붙는 재료비, 수용비, 기술정보비 등을 늘리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저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지는 않나 하는 것이 20% 참여하는 사람이 실제로 20%의 일을 한다고 어떻게 판정하고 측정할 수 있나 하는 것입니다. 과제에는 20%로 올라가 있으면서도 각종 연구외 잡무며 교수와 선배들의 심부름을 하느라 도리어 정상 근무시간 8시간의 200% 가까이 일을 하는 원생들이 많은 걸로 압니다. 그냥 과제 책임자에게 맡기는 것으로는 문제점이 남아 있지 않을런지요.
    이 부분에 대해 한 가지 생각이 드는 것은 차라리 인건비 부분은 과제별로 지급할 것이 아니라 연구실별로 지급하는 것이 어떤가 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우리나라와 같은 환경에서 인건비 현실화나 연구외 업무의 지원이 힘들다면, 직접 경비는 종전대로 과제별 할당으로 하되, 인건비 항목은 따로 상향책정하여 각 대학원생에게 전부 개별지급하는 것입니다. 아예 군인들이 국방부 소속이듯이 이공계 대학원생은 과기부 산하로 두고 월급도 주고 병역도 복무하도록 하는 것은 어떨지?

>* 테크니션을 따로 두고할 생각은 버리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대학원생들도 학위과정 동안만이라도 테크니션의 역할을 해 보아야 훌륭한 엔지니어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 동의하는 바입니다. 실험을 함에 있어서 장비나 장치에 대해 기술적인 면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계산하는 과제를 하는 사람이 자기 워크스테이션 정도는 당연히 다룰 줄 알아야 하고 실험하는 사람이 적어도 자기 장비에 대해서 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저는 대학원생들이 이런 기술적인 면에 전부 손놓고 논문이나 읽고 결과나 해석하기만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테크니션의 중요성은 단순히 대학원생들의 업무부담을 줄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각 개별 학문 분야별로 기술의 축적과 연속성, 발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험하는 연구실을 예로 보면 비싼 장비를 들여서 아무 것도 모르는 대학원생이 밤새가며 혼자 익히고 그 학생이 나가버리면 다음 학생은 또 그 절차를 되밟게 됩니다. 절차서 같은 것으로는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며 꾸준히 장비와 시설에 대해 전반적인 지식을 가진 테크니션 그룹이 있어서 새로 들어오는 신입생들에게 동작법도 가르치고 같이 고민하면서 이런 기술적인 면을 발전시켜 나갔으면 하는 것입니다.


<인건비, 연구외 잡무, 참여율의 문제>
    일단 대학원생들에게 그나마 참여율과 단가대로 인건비가 지급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 연구외 업무 등 기타 상황에 대해 장황하게 얘기를 했습니다만, 정작 중요한 것은 우선 인건비라고 잡혀 있는 만큼이나마 학생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걱정되는 것은 감사를 철저히 하거나 해도 참여율과 단가대로 인건비가 지급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제 생각엔 각 통장마다 비밀번호 달라지고 도장 달라지고 해서 돈세탁하고 통장정리하느라 연구비 관리하는 학생들만 도리어 더 죽어날 것 같군요.
    대학원생은 분명 공부를 하고 자신의 내공을 연마하기 위하여 등록금을 내며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과제는 생계를 책임져야 하거나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미리 실질적인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원칙에 서서 대학원 문제를 바라본다면, 대학원생은 학부에 비해 좀더 질높은 교육 서비스를 받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직접 정부나 기업의 과제에 참여하며 경력을 쌓아야 합니다. 그렇게 원칙대로 돌아가면 과제 수행은 공부를 하고 싶어도 형편상 포기해야 하는 인재들을 구제하는 장학금 이상의 역할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의 상황은 엄연히 수많은 정부와 기업의 과제를 수행 중인 대학원생들이 도리어 과제에 쫓겨 정작 받아야 할 질높은 교육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보수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현실에 연구외적 잡무, 테크니션의 부재, 언급하진 못했지만 시설 및 장비의 투자 부족이 일조를 하고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 MIT는 학과에서 교수들의 잔무를 모두 돌보고 뛰어난 테크니션 그룹이 좋은 시설과 장비로 학생들의 연구를 돕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한국에서처럼 영수증 정리나 잔심부름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 없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고 그러면서도 스스로 유학 생활을 할 만큼의 돈을 벌고 있는 걸로 듣습니다. 우리는 학생들 인건비 떼다가 연구실 장비 사들이고 가짜 영수증 만들어서 컴퓨터 구입하고 하면서 연구실을 꾸밉니다. 1,000원짜리 영수증 하나까지 챙겨서 연구관리실이며 지원실이며 온갖 곳을 뛰어다니고 복사 심부름까지 해야하는데 실험 장비 나사하나 덱션하나까지 일일이 다 잘라다 스스로 만들고 안정장비나 시설도 제대로 없이 목숨 내놓고 실험을 합니다.
    지금 우리 대학원생들은 구장까지 짓고 흙바닥에서 돌 빼내가며 연습하는 축구선수 꼴이 아닌지요?
    비록 자격을 얻기 위해 아직도 공부 중인 학생이지만, 분명 국가 과학기술 연구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연구원임을 모두가 인정해야 하며 이에 따라서 대학원생을 값싸게 회식이나 시켜주고 이것저것 부려먹을 수 있는 "도마뱀"이 아님을 보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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