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박사 학위후 한국 vs 미국 질문드립니다

글쓴이
Troy Bolton
등록일
2016-10-17 02:12
조회
10,31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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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건
안녕하세요, 지금 미국에서 박사학위 과정 중인 학생입니다.

졸업이 당장은 아니지만 가까운 시일내 준비를 해야 하기에, 요즘들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이 됩니다. 졸업하고 나서 한국과 미국중에 어디를 선택해야 할지 정말 정답이 안나오네요. 학부는 서울대를 나왔고, 석사는 하지 않고 박사 과정으로 바로 나와서 나이는 어린편입니다 (20후반으로 넘어가는 나이, 남자).

원래 박사하러 나왔을 때는 빨리 박사따고 한국 돌아가는게 목표였는데, 요즘 한국 상황이 안 좋다 보니 미국에 남아서 커리어를 쌓아야 하나, 아니면 한국에 자리가 구해지는 대로 빨리 가야되나,,,, 인생선배님들의 의견을 여쭙고 싶습니다.

한창 놀고 사람 만나고 다닐 20대 나이에 미국 소도시에서 오랜 시간을 혼자서 보내다 보니 미국 생활에 많이 지친 것도 있습니다. 여기선 뭐 취미생활로 배우고 싶어도 다 큰 돈이 들고, 사람 만나는 것도 어렵고,,,,, 한국 있을땐 동아리 장도 지내고 사람 만나서 놀고 하는걸 워낙 좋아했다 보니, 심심하고 단조로운 미국에서 평생 살아라고 하면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한국사람은 거의 안만나고 미국 애들이나 다른 나라에서 온 애들만 만나고 살았는데, 절대로 한국에서 친구들 만나서 노는 기분이 안들더군요. 결혼도 해볼 거 다 해보고 늦게 할 생각이라 가족 중심의 미국은 더욱 더 싫군요,,,, 하아 진절머리 납니다.

미국에 남는 딱 2가지 이유는 돈이랑 커리어인데 (상대적으로 미국에 있는게 성장 가능성이 있다 정도겠죠?), 이게 큰 의미가 있을까요? (지금 세부연구 분야는 탄소재료분석+에너지 저장 매체 (슈퍼캡) 이구요. 내년까지 printable electronics에 추가적으로 발을 살짝 더 걸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래 생각했던 장기 인생계획은 박사 후 회사가서 돈 좀 벌고 유럽으로 MBA가는 거였습니다. 결혼생각도 당장에 없고 시간도 여유가 있으니 MBA 하고 스타트업이나 성장 가능성 있는 기업에서 한번 미쳐서 일해보자라는 철부지 생각을 많이 했더랬죠 ㅎㅎㅎㅎ 교수직은 원래 생각이 없었는데, 미국와서 지도교수님들의 '프로포절 쓰기에 치임'+ '시간 대비 박봉'으로 사는 모습에 더더욱 생각이 없어졌고요.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랑 이야기 하면 왜 들어오려 하냐고 남아라 그러는데, 사실 외국 사는 것의 고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라 크게 와 닿지 않더라구요. 정작 여기서 한인 교수님들이나 서울대 동문회 선배님들과 이야기 해보면 자기는 돌아가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남았다, 남고 떠나고는 팔자라 어쩔 수 없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분들이 더 많았거든요..... 인생 선배님들의 다양한 조언 좀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ㅠㅠ

[이 게시물은 sysop님에 의해 2016-10-17 12:50:16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 자라 ()

    저도 같은 박사생이지만 말씀 하시는 걸보니 한국생활이 더 잘 맞을듯 합니다. 그래도 보통 포닥 까지는 해외에서 하고 한국 들어가지 않나요? 한국에서 원하시는 직장에 지원을 하고 합격 여부를 보고 결정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인 것 같습니다.

  • 댓글의 댓글 Troy Bolton ()

    학계 갈 생각이 없다보니 포닥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저희쪽이 박사과정 중에 실적만 잘 만들어 두면 다들 포닥 안거치고 회사 가더라고요. 학교 생각 있으면 포닥으로 빠지긴 하지만 소수였습니다. 매일 매일이 오락가락 하는데, 답답한 심정 꾹 누르고 논문쓰고 과제합니다 ㅠ

  • 댓글의 댓글 자라 ()

    아 한국회사에 가고 싶은거였군요...선택은 본인이 하시는 거지만 한가지 명심하셔야 할게 본문에서 한인교수님들이나 서울대 동문회 선배님들이 어쩔수 없이 미국에 남았다고 하셨을 때 그 분들은 한국에서의 교수직이나 정출연 자리가 없어서 못들어갔다는 걸 의미하지 한국회사는 고려대상이 아니었을 겁니다. 주변에서 말리는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댓글의 댓글 Troy Bolton ()

    다들 한국 회사는 아니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역시 이유가 있는거군요 ㅠ

  • 돌아온백수 ()

    금수저는 한국으로 흙수저는 미국에 남는것이 대충 흐름으로 보이는데요. 스스로 판단이 있으시리라 보고....

    미국이 무지 넓어요. 한국 사람들은 특이하게도 모여 삽니다.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은 한국보다 더 한국적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그런 곳으로 직장을 구하시면, 생활에 대한 고민들은 거의 사라질거라 봅니다. 그리고, 그런 도시는 대개 직항이 있습니다. 한국을 쉽게 다녀올 수 있겠죠.

  • 댓글의 댓글 Troy Bolton ()

    Bay area에도 살아봤지만, 한국에 대한 갈증은 크게 가시지 않더라고요,,,, 만약 미국에 잔류하게 된다면 서부로 가겠지만 그래도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까 싶습니다.

  • 댓글의 댓글 돌아온백수 ()

    LA, 뉴저지, 아틀란타, 시카고, DC, 그리고 나서, 산호제이 .... 뭐 이런 순서이지 싶은데요. 제가 별 관심이 없어서, 요즘 인구분포는 잘 모릅니다.

    저는 한국적인 것이 뭔지 잘 모르겠고요. 오래된 제 친구들은 제가 미국 시골에 사는 걸 아주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스타일이었는데, 가장 오래 미국에 있다고....

    한가지 동의하는 것은 취향에 맞지 않는 곳에선 오래 살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 댓글의 댓글 Troy Bolton ()

    LA 뉴욕 산호세+베이 순으로 한인이 많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LA는 한국계 합치면 100만명이 넘는 거대 한인 집단이라고 기사 봤는데요,,, 취향에 맞지 않으면 오래 살기 힘든거군요. 어떻게든 원하는 곳으로 가도록 노력해보고 다음에 생각 해봐야 겠습니다.

  • 빨간거미 ()

    힘든 세상인건 맞지만, 그렇게까지 힘든 세상은 아니에요.
    어느정도 능력이 되시는 분들은 그렇게 절망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글쓴분 정도면 하고 싶은거 하셔도 되요.

  • 댓글의 댓글 Troy Bolton ()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 tSailor ()

    억대 연봉이었던 제 지도교수님 보니 테뉴어 전에는 정말 불쌍해보였는데,
    테뉴어 받고 나서는 인간답게 살더군요. (요즘은 개점휴업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출퇴근이 자유롭다보니 이제는 시간대비 고임금을 받는 듯하게도 보입니다.

    한국 회사에서 일해보면 없던 교수 옵션도 다시 생깁니다.
    (그래서 학위 후 이름있는 회사 다니다 늦게 포닥하는 친구들도...)

    넓게 생각해서 교수도 옵션에 넣어두도록 하세요.

    벨트웨이 근처 주립대로 안착하면 한국스럽게 살수 있습니다.

    그리고 MBA하고 스타트업에서 미친듯이 일하는 것은 엔지니어로서인가요? 아님 경영 쪽인가요? MBA는 한참 후의 일이지만 괜히 필요없는 돈만 쓸수 있으니 숙고해서 움직일 필요가 있습니다.

  • 댓글의 댓글 Troy Bolton ()

    회사 다니다 보면 교수가 자연스럽게 생각 나려나요? 제 지도교수님은 테뉴어 받으시고도 여전히 일에 치여 살고 계신거 보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했거든요. 혹시 모르니 조언대로 길을 모두 열어두겠습니다!

    MBA는 궁극적으로 경영을 염두하고 있습니다. 원래 성적도 그랬고 문과쪽 적성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과를 선택하고 여기 까지 왔습니다. 박사 따고나면 이공계 지식은 수단으로 활용하고, 원래 하고 싶었던 쪽으로 가려고 MBA를 할까 합니다.

  • 댓글의 댓글 돌아온백수 ()

    사자가 밀림의 왕으로 군림하는 건, 바쁘게 일해서 그런게 아니죠. 다른 교수들 사는 것도 좀 보시고, 앞으로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보게 되면, 다른 시각이 생길지도 몰라요.

  • 댓글의 댓글 Troy Bolton ()

    좋은 조언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도 한숨 돌릴 여유가 얼른 생겼으면 하네요,,,

  • 댓글의 댓글 돌아온백수 ()

    행복은 발견하는 거에요. 발명하는게 아닙니다.
    일거리는 만들면 끝이 없어요. 결국은 우선순위를 매기는 겁니다.

    여유가 생기면 뭔가 할 수 있을것 같지만, 그때는 할줄 아는게 없거나, 노는 걸 잊어버렸거나, 그런 상황이 될 수 있어요.

  • 빨간거미 ()

    미국에 계시면 스타트업에 미쳐보는거 추천요.
    본인이 하고 싶으신 경우에 한에서 말이지만요.

  • 댓글의 댓글 Troy Bolton ()

    제조업쪽이라도 스타트업 기회가 있겠죠? 많은 숫자가 IT 소프트웨어쪽이라서 제조업 스타트업 회사에선 시작을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은 됩니다.

  • 댓글의 댓글 빨간거미 ()

    상대적으로 많은 분야를 알아야 하고 또 위험부담이 큰건 사실입니다만,
    요즘은 킥스타트가 잘 되어 있어서 해볼만 합니다.
    그리고 창업하시려는건 아니고 스타트업에 들어가시려는거잖아요. 그럼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그런 경험 쌓으신 후에 창업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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