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여기선 병역문제에 대해서도 얘기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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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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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1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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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문제는 남자들만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전 세계를 상대로 지식으로 경쟁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이공계 대학원생들 에게는 아주 절박하고, 한편으로 치명적인 것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개인적 경험을 잠깐 이야기하면  유학에 인생을 걸었던 석사대학원생 시절, 그때는 석사장교 제도가 있었습니다. 아마 전통인가의 아들이 제 연배라 그 아들을 위하여 '아저씨 (80초에 전통을 부르는 우리들의 은어였습니다. 여사님은 아줌마로 통했죠:-). 뭐 그때나 지금이나 박사의 지위는 별로 높지 않았습니다. 즉 학사위에 석사, 석사위에 박사, 박사위에 육사, 육사위에 '여사'뭐 이랬으니까요)'께서 '석사장교' 제도를 만들었다는 루머가 돌았기도 했습니다.

어째거나 그 제도는 정치적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즉 데모하지 말고 공부해라뭐 그런 거 겠죠. 그렇다고 해도 공부하려는 (남)학생 (당시에는 회의주의자로 매도될 수있었을 법한 범생들)에게는  아주 요긴한 것이었습니다. 그때는 상당히 대우한 편입니다.  제 2~3년 선배들은 6개월 복무후에 중위 예편 (제대가 아니죠), 이게 저희때에 와서는 계급이 권력이던 시대적 상홍에 따라 중위는 너무하다는 군부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결국 6개월 훈련후에 소위임관 동시 예편 (즉 소위로 정식 임관하여 근무한 시간이 0.1초도 안되는 거죠)이었습니다. 

어째든지 대학원에 들어간 제 동료 남학생들에게는 '군대안간다면  지체부자유자라도 좋겠다'고 생각하고 '여학생들이나 소아마비인 옆에과 형을 부러워'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즉 그만큼 군 문제는 아주 절박한 문제로 보였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석사과정 중에  군에, 그것도 일반 병사로 입대하여 2년 2개월 15일 만에 제대하여 다시 학교에 돌아가니 군입대전에 대학원 강의와 리포트, 워드프로세서로 쓰던 8비트 Apple II 컴퓨터가 어느덧 16비트 IBM 286XT와 286AT로 바뀌었더군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어째든지  군문제를 해결하고 난 다음에 제 마음은 '이제 걸릴게 하나도 없다. 유학이든 공부든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머리가 예전처럼 돌아가주질 않더군요.

그때 제 생각은 한국에 태어난 남자는 일생 중에 적어도  세번의 사춘기를 보낸다, "첫째가 10대대에 생리적 사춘기, 둘째가  20대때에 병역에 의한 사춘기, 그리고 40대에 사회적 사춘기", 이렇게 셋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이공계통, 특히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병역문제는 아주 크게 작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어쩌면 국내박사들의 경쟁력 약화의 원인이 이 군대문제와 연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로 현재의 전문요원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어쩌면 옜날의 석사장교 제도가 가장 좋은 제도 같기는 합니다.  다소 특혜처럼 비칠지 몰라도 우리 사회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는다면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게 이공계 전문인력에 대한 국가의 유일한 특혜이기도 하구요. 

그 전문요원의 기간은 다소 유동적일 수도 있겠지만 '공익근무요원'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잠재적인 사회기여도를 따진다면 '공익근무요원' 보다 훨신 크겠지만 현역과의 형평성  차원을  생각해보면 그정도는 '봉사'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리저리 빠지는 넘들을 생각하면  그냥 면제하자고 주장하고 싶지만 그래도 다수는 군에 가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지 국방의 의무를 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박사전문요원의 경우에는 박사수료후  '공익근무요원'기간 만큼 '국가에서 지정한 대학 연구소나 기업부설 연구소' 근무케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혹은 박사학위 취득 후에  같은 방법으로 일정기간 근무케 한느 방법을 상정할 수 있습니다.

박사전문요원 총 인원은  '교육부 인가 박사 총 인원의 1/2'로 하는게 바람직합니다. 그이유는 여자들이 반을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모든 이공계 (혹은 인문사회계를 포함)의 남자 박사과정 이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각 학문분야의 사람들을  하나의 잣대로 '요원을' 선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생각입니다.


석사의 경우에는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데 우선 박사전문요원처럼 석사전문요원을  운영하는 경우이고, 또한가지는 군에서 필요한 전문인력을 '석사장교' 형태로 충원하는 방법입니다.

즉 후자는 실제 군에 장교로 복무하는 것으로 현재의 학사장교와 비슷합니다. 실제 이와같은 사례가 사관학교 교관요원 선발과 같은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즉 군의 현대화를 위하여 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인원이 문제가 될텐데 아무래도 박사인원 만큼으로 한정하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기간이 문제인데 기간은, 이 제도가 고급인력을 양성한다는 국가적 전략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박사급 연구인력의 확충과 지원에 중점'을 두어  박사전문요원보다 다소 길게 (1년정도) 기간을 잡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즉 박사로 유도 한다는  측면으로 보아야 겠지요.

이런 측면말고 군에서 이공계 박사 혹은 석사를 전문요원으로 뽑아  기술장교같은 제도를 신설했으면 합니다. 아직 군내부에서의 필요성을  잘모르지만 몇일전 발표했던 '우주항공군' 창설과 같은 군의 전문집단의 경우에는 공군의 기상장교와 같은 '전문직 기술장교'를 신설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이버군과 같은 군창설도 그렇구요. 

전쟁이나 살인을 부추키는 것 같아 그렇지만 결국 이공계통이 현대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슬프게도'  '국방과 관련된 산업' 즉 군수산업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해야한다는 전략적 지향점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는 다시 논의할 때가 있겠지만 이부분에 대하여는 이정도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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