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직장. 커리어. 미래에 대한 초년생의 고민... 한번만 들어주세요

글쓴이
키바바
등록일
2017-05-19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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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재 지방 거점 국립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졸업 유예하며 취업 준비 중인 공대 흔남입니다.

최고의 청년실업률 속에서 살아가는 한낱 대졸 주제에 배부른 소리일 지도 모르는, 뽑아주는 회사만 있어도 감지덕지라고 하면서도 다들 가슴 깊숙히 저~~ 어딘가에서 한번 쯤은 생각해봤을 그런 고민을 털어 보고자합니다.

음... 정말 자기 전공에 대해서 흥미가 없었던 분들은 공감이 안되실 수도 있겠네요.

저는 기계공학과를 다니면서, 전공수업은 1도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전공 이론을 찾아보고 적용하고
진행해야 하는 프로젝트는 너무 재미있었고 보람도 정말 많이 느꼈습니다. 하루에 조금씩 해나가면서 쌓여가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낸 결과가 눈앞에 딱 결과물이라는 성과로 보여졌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생산 기술/관리 분야가 아닌 설계/개발 쪽에 꿈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교내 전체 공모전, 학부 경진대회 등에서 3번 수상 했구요. 특허도 2건 출원했습니다.

아버지께서 건축 부자재(셔터 샤시 자동문)들을 조립하고 시공하는 일을 30년 넘게 해오셨는데, 중학생때 부터 아버지 도와드리고 용돈도 버는겸 현장에서 일하고 공장에서도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공구도 만지면서 조립하던 경험들이 제가 기계과에 진학하고 설계에 관심을 갖는데 큰 영향을 끼친 것도 어느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기계공학 출신으로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구동 시스템을 가진 것을 설계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일상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들... 예를 들면 항공기, 자동차, 기차, 주방/생활 가전(믹서, 청소기...), 드론, 세그웨이, 서비스 로봇 등등... 이런 제품들은 미래에도 주목 받을 제품들이고 다른 분야와 끊임 없이 융복합이 일어날 것이라는 발전 가능성도 큰 매력이었습니다.
과거에 정립된 이론만으로는 미래를 살아가기는 힘들어질 것이라는 이유도 있고, 기계 뿐만 아니라 전기/전자/컴퓨터 분야에도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반도체, 건설, 철강, 금형, 에너지/플랜트... 이런 분야는 최종 산업을 위한 보조 같은 느낌(?)과 같은 정적인 측면이 있어서 저한테는 매력이 없더라구요. 제가 끌리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되면 매일이 지루한 일상일 것 같은 생각이 들구요.

그런데... 요즘 같은 상황에서 이런 고민이 의미가 있을리가 없죠. 저도 여느 구직자와 같이 채용공고에  기계공학이라는 단어만 있으면 이력서를 넣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취준생 생활, 만 1년이 되가는 지금! 전장부품 업계에서 꽤 알아주는 일본계 국내 기업에 합격하고, 타이어 대기업에 설계직으로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둘다 제가 원하던 산업분야(완제품 설계)는 아니였기 때문에 고민이 많이 됩니다.

아직 저의 좁은 식견으로는 이 길로 시작하면 평생 이 길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이직을 하게되더라도, 평생 이 산업 분야에만 머물러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그 곳에도 분명 의미를 찾을만한 다른 길이 있다고 하시는데 정말 그럴까요?
아니면, 이후에 경력을 살려서 이직을 제가 원하는 분야로 할 수 있을까요?

공학은 전문적인 스페셜리스트 일때에 비로소 가치가 커지기 때문에, 어떤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기 시작하면, 그 이외의 분야에는 진입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제가 하고싶은 연구나 개발을 하게된다면 한 달 내내 야근을 해도 상관없습니다. (물론, 지켜야할 가정이 생기기 전까지는요...)
그렇다면 눈을 낮춰 중소기업 중에서 제가 하고싶은 산업 분야에서 시작하는 것이 올바른 길일까요?

아니면 제가 하는 고민은 아무 의미가 없는 걸까요?
대기업에서 한명의 사원은 부속품에 불과해서 자기 할일만 하게 되기 때문에 다른 분야와의 융복합은 그냥 허황된 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너무 많이 고민을 했지만 꼰대같지 않은 현직자나 멘토 분이 주변에 없으셔서 여러분들께 의견 여쭙습니다. 진심어린 조언 부탁드릴게요!

  • 돌아온백수 ()

    혼자서 할수 있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죠. 기업에 들어간다는 것은 협업한다는 거죠. 부속품이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필요한 부품으로 생각하시면 되고요. 당연히 여러사람을 사귀고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기회이죠.

    스페셜리스트가 되느냐 제너럴리스트가 되느냐는 선택할 수 있는 문제인데요.
    어느쪽이 되던지, 소통 능력과 네트워킹 능력은 필수 입니다.

    독고다이 스페셜리스트는 아무짝에 쓸모가 없고요.
    제너럴리스트도 독고다이가 살아가기에는 세상이 달라졌죠.

    또래들과 잘 지내야 합니다.
    사회에 나가면, 또래들과 잘 어울리기 어려워요.

  • 댓글의 댓글 키바바 ()

    소통 문제... 저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선배님
    인생은 30대 부터라고 생각하고 필드에서 평생 함께할  파트너들과 비즈니스를 넘어서 일과 인생을 함께 하고픈 생각이 있습니다. 조언 고맙습니다.

  • Arcturus ()

    안녕하세요 저도 지방에서 대학다니는  기계공4학년입니다
    선배님과 같은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여기서 눈팅해본결과
    자기가 하고싶은 분야에서 일하고싶으면 석사를 가야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근데 사실 세부전공도 정하기 어렵네요
    전 fem이용하는 설계도 재미있고 포토닉스쪽 이용하는 나노세계도 재미있을것같은데 이 분야는 아는게 잘없고 ㅜㅡ  포토닉스 이용해서 디스플레이 만드는것도 재미있을것같고 .,

    그러네요..  위 쓴글들은 부정확한 내용이니 걸러들으시면 됩니다.
    아무쪼록 선배님 하고싶은일 하시길 빌게요

  • 댓글의 댓글 키바바 ()

    저는 세부 전공의 가치나 전망에 대해서는 영 보는 눈이 없습니다. 워낙 교수님들마다 자기 전공이 좋다고 하시니 매번 갈대마냥 흔들리는 저를 보고 석사는 내 길이 아니구나, 그리고 가능성에 대한 폭을 좁히는 것 같아서 석사는 고려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물론 하고싶은 것을 하려면 학위가 필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아직 세부적으로 하고싶은 것을 정하지도 못했고, 저는 선행 연구의 자리에서보다 설계와 개선으로 새로운 가치를 인류의 생활속에 깊숙히 전달하고 싶습니다. 학위는 설계를 하면서 보는 안목이 생기고 더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생기면 그때 고민해 볼 생각입니다.  이러한 공학적 소양을 기반으로 비전 제시를 하는 경영인으로서의 진로도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제 생각이 좀 길었네요. 후배님도 계시는 자리에서 언제나 호기심 잃지 마시고 화이팅 하세요!

  • 은하수 ()

    사회생활 시작의 기본은
    1. 견문이 변변치 못한 집안어른들의 입김에서 벗어나기...뭐 집안에 대단한 분이 계심 몰라도;
    2. 나의 위치와 가능성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기...참 어렵긴 한데
    3.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 돈 되는 것을 제대로 구분할 수 있고 잘 고르기...이건 개인 가치관

  • 댓글의 댓글 키바바 ()

    요즘 제가 딱 고민하는 것을 정확히 짚어주셨네요.
    고등학교 시절부터 제대로된 방향을 잡고 달려왔으면 좋았을 것을...
    레이스 도중에 어리버리 까고있는 제가 참 답답하기도 합니다. 오히려 남들따라 공기업 취직에 목매는 분들처럼 큰 욕심이나 고민 없이 사는게 속편하겠구나 싶기도 하구요. 저는 워낙 호기심도 많고 성취욕이 커서 막연히 큰 꿈은 있는데, 잘하는 것과 하고싶은 것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우선 합격한 곳에 가서 몸으로 부딪히며 깨달아 볼 계획입니다.

  • humachine ()

    지금 고민하고, 그런 생각을 가지시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필요한 일입니다.

    다만, 그래서 본인이 하고 싶은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결론을 내리실 수 있으신가요?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것이 많으시기에, 섣불리 결정을 못내리실 것 같습니다. 글에서 글쓴님 성격이 매우 신중하다는 것도 느껴지구요.

    분명 고민하고, 멀리 큰 방향을 정해서 꾸준히 하시다보면, 언제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 하실 것 같아요.
    본인의 판단과 선택을 믿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제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이것 뿐이네요.
    글쓴님 앞길에 좋은일이 생기시길 바랍니다!

  • 댓글의 댓글 키바바 ()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경험의 기회가 적다는 것이 정말 아쉽다고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제가 적극적이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요.. 우선은 합격한 곳에서 열심히 굴러보면서 깨달아 볼 생각입니다. 다만 일에 대한 의구심이 생걌을 때, 안주하지 않고  과감히 하고싶은 것을 위해 뛰쳐 나오지 못할까 걱정이 앞섭니다. 더불어 요즘에는 대한민국의 산업구조나 지나친 채찍질로
     패기와 열정이 넘치는 엔지니어들이 그 꿈을 잃어가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낄 뿐입니다. 다이슨과 같은 기업이 우리나라에 있었다면 그들이 조금 더 역량을 발휘 할 수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공학자는 현실을 고려하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하지만, 그 원동력은 가슴속의 호기심과 탐구심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응원의 글 감사합니다. humachine님도 앞길에 좋은 일만 생기시길바랍니다.

  • 키바바 ()

    각계의 여러 선배님들께 조언의 말씀 듣고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계속해서 댓글 부탁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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