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에서 화학회사로의 이직

글쓴이
Superman
등록일
2017-06-30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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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공 석사 졸업하고 연구소 입사한 뒤, 약 1년 간 각종 시뮬레이터(AspenPlus, HYSYS, Flowmaster 등) 이용하면서 공정설계 관련 계산들을 수행했습니다. 그 뒤, 약 1년 간 실제 해양프로젝트 공정설계 업무 수행했고, 현재는 새로운 부서에서 기계설계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약 3년 동안 다양한 부서에서 업무를 해본 결과 (구조조정 의한 부서이동 1번, 자의에 의한 부서이동 1번), 중공업에서 화공 전공을 활용 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실 석사 진학의 가장 큰 이유는 전공 이해도 심화, 시뮬레이션 활용 강화, 공정 개선 역량 강화였습니다. 사실 공정 개선 역량 강화의 경우, 실제 공장을 운전/개선해볼 수 있는 여건이 안되기 때문에 석사 과정 중에 경험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무지한 탓에, 무작정 어떤 사기업에라도 들어간다면 그런 경험을 얻을 수 있겠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으나, 중공업에 입사한 뒤 그런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입사 후 만 3년이 지난 지금, 우연한 기회로 화학회사 공정기술 팀으로(정유x, 석화x) 이직 기회가 생겼습니다. 고분자 중합 반응이 포함된 공장이고, 현재도 제품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네임 벨류는 화학회사 중 그리 높진 않으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에 굉장한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실제 공장을 운전해보며 나의 계산과 운전 결과를 비교하고, 공정 개선을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에 흥미가 있습니다. 만 3.5년이 지난 지금(30살), 시기가 더 늦어진다면 화학공장 엔지니어로 영영 갈 수 없을 수도 있다는 불안함이 있습니다.

위 사항들이 제가 현재 이직 결심하게 된 동기입니다. 다만,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사항들이 불안 요소로 거듭 상기가 되어 경험 있는, 지혜로운 과학기술인분들의 조언을 얻고자 조심스럽게 글을 남깁니다.
1. 약간의 급여 감소
2. 정유사, 석유화학회사 제품과 같이 Normal한 Product가 아닌 특수한 제품 생산 공장임.
 - 향후 이직이 필요할 때(급여상승 필요시, 플랜트공정설계엔지니어로의 이직시 등), 제품 숙련도에 대한 공유가 쉽지 않음. 
3. 제품 양산 실패로 인한 사업 무산 위기
 - 사업 무산 시, 타 팀으로 전출 가능할 것 같음.
4. 지인에게 들은 바, 업무 체계가 잘 잡혀 있지 않은 느낌.

위 사항들 중 2번 항목이 가장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직해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유관부서 간 상호 협업해서 체계를 잘 잡아나가는 것은 본연의 업무지만, 2번 항목은 제 제품이 아닌 회사로 이직을 원한다면, 어쩔 수가 없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 희망은, 고분자이긴 하나 이직할 회사 화학공장의 공장운전방법-설계엔지니어로서 가지기 어려운 현장 운전 경험/공정개선방법론 등을 잘 익혀나간다면, 어떠한 화학공장이든 공정엔지니어로서 가서 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기회가 되면, 과장급 이상이 되면, 플랜트회사 공정설계 엔지니어/또는 연구소 공정개발팀 같은 곳으로도 지원해보고 싶구요.

그러나 언제나 희망만 가지고 있을 순 없듯이, 제가 하고 있는 위의 생각들은 너무 삶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는다든지, 석유화학공장을 너무 쉽게 보는 게 아니냐라든지, 고분자 합성하는 화학회사로 갈 경우 플랜트 설계나 기타 다른 화학공장 공정엔지니어로는 가기 어렵다라든지, 등에 대해 답변 남겨주시면 정말 미래 인생설계에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리피스 ()

    근무하는 입장에서 2번이 문제가 아니라 3,4번이 더 문제가 될것 같은데요. 이직하는 회사를 징검다리를 통해 다른 회사로 갈 계획이라면 그냥 이직 하지 마시고 가고 싶은 최종회사로 이직을 노려보는 것이 좋은 방법일수도 있습니다.  업무체계가 잘 잡혀 있지 않은 사업이 위태위태한 부서의 분위기면 솔직히 안가는게 낫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문제가 되면 굴러들어온 돌을 먼저 내보내는 법이죠.

  • 댓글의 댓글 Superman ()

    대기업 화학회사 계열사라서, 해당 제품 말고도 현재 잘 운전되고 있는 다른 생산 공장들이 좀 있어서요. 제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잘 지적해주셨네요. 너무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잘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매우 감사 드립니다.

  • 돌아온백수 ()

    화학공장은 안전, 안전, 안전 이죠. 새로운 제품이라면, 더더욱 안전이 곧 품질입니다. 공정전, 공정중, 공정후 처리까지.... 사소한 실수도 설계과정에서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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