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생인데 취직 준비에 대해 극한의 혐오를 느낍니다.

글쓴이
절편
등록일
2017-11-28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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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건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방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학부생입니다.
학점은 4점을 넘고 공모전에서도 수상했습니다.
저희 학과에서 제가 가장 학교생활을 열심히 했고 전공공부도 열심히 했다고 자부하는데
이번 하반기 결과를 받아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전공 프로젝트에서 무임승차하며 공부도 안하던 모습을 제가 전부 지켜봤던 학과동기들과
같은 기업에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저만 탈락하고 나머진 다 붙었어요.

어째서 4년이라는 대학생활에서 요령부리지않고 열심히했던 저는 떨어져야하고
전공에는 관심도 없으며 팀프로젝트에서도 맡은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동기들은 붙어야하는걸까요

왜 인성면접이라는 미명하에 지원자의 성과와 전공역량이 무시받는 것일까요
3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안에 동기들은 자신을 포장하여
참여하지도 않았던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역할을 말하고,
외주업체에서 사왔던 졸업작품설계를 자신이 한 것마냥 말하면 면접에 통과하는 것일까요.

너무 억울합니다.
어째서 진심으로 노력하고 밤을 새워가며 공부했던 저는 기업에게 선택받지 못하는 것일까요.
제가 밤을 새우며 책을 보고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을 동안
게임을 하고 술을 마시고 당구를 치던 친구들은 기업에게 선택받는 것일까요.

이러한 현실에 극한의 혐오를 느껴서
지금은 대학원 진학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에 간다고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고 선배들은 말합니다.
어쨌든 취업시장에 뛰어들어야하고 결국엔 똑같을 것이라고요.

제가 대학원까지 생각하게 된 계기는
학부시절 놀러다녔던 사람들과 같은 취급을 받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악과 깡으로 2년 더 버텨서라도 인성면접이라는 미명하에 저의 노력을 무시받고 싶지 않습니다.

선배님들 너무 철없는 소리만해서 보기 안좋았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너무 좌절감이 들고 회의감이 듭니다.

  • 통나무 ()

    그 기업에서 그런 인재들이 필요했나 보죠.
    대충 유드리있게 순간순간 때우면서 시키는 대로 잘할 사람.

    세상에서 이런 상황도 겪으면서 멘탈 풀리지 말고 그런부분까지, 세상의 부조리함까지 고민하면서 대비를 해야합니다.

  • 돌아온백수 ()

    면접이나 취업이나, 연애나 비슷합니다.

    남녀가 좋아지는데 특별히 이유가 있나요? 주위에 커플 생길때마다, 매번 배 아프고, 억울해 해야하나요? 세상의 미녀는 다 자기랑 맞아야 하나요? 세상의 미남은 다 자기에게 호감을 가져야 하나요?

    자기 짝이 어딘가에 있습니다.

  • 돌아온백수 ()

    그리고, 세상은 공평하지 않아요. 누가 공평하다고 하던가요?

    그 친구들은 능력있는 친구를 가진 것이 능력이죠. 적게 투입하고 많이 얻었으니, 효율이 높죠. 엔지니어로 자질이 있는 겁니다.

    반면, 많이 투입하고 적게 얻은 사람은 엔지니어로는 자질이 없는거에요.

  • 돌아온백수 ()

    그나저나, 젊은이들이 세상을 시험보듯이 바라보는 건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아니, 한국의 대학입시가 잘못된 것인데, 그걸 깨닫지 못하는 거죠.

    세상은. 성적순으로 줄을 세울 수 있는 곳이 아주 드물어요.
    객관적이라는 말 처럼, 주관적인 것도 없어요.
    아... 이 말 자체가 모순인데, 세상이 모순 덩어리이죠.

    좀 더 넓은 세상을 겪어보시고, 몸으로 배워가시는 방법 밖에는 없을듯...

  • Algorithm ()

    회사에서 자기들이 원한 인재를 뽑는다는데 어떤 것이 불만인지 모르겠네요. 학점이 좋다고, 프로젝트에서 좋은 결과물들이 지원자의 실력을 모두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단순히 글쓴이님 보다 학점이 낮다고 해서 다른 친구분 들은 나보다 열심히 살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오만한 생각입니다. 그런 자기 중심적 사고관들이 면접에서 은연중에 면접관들에게 부정적으로 보여 떨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다시 취업시장 혹은 박사학위 이후 박사후 연구원 자리에 지원을 하시던지 인성면접을 가볍게 여기지 마세요. 인성면접(fit interview)도 회사든 연구소든 어디에서든지 고용주 입장에서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터뷰입니다.

  • 궁금이 ()

    많이 속상하시겠습니다. 힘내시란 말씀밖에 드릴 게 없네요. 위에 좋은 말씀들이 있으니 쓰더라도 교훈으로 삼으시면 좋겠습니다.

  • thomas ()

    저도 비슷한 경험과 생각을 해봤기 때문에 마음이 아프네요

    한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면접은 자기가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했던걸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라 면접관의 마음에 들도록 자신을 잘 포장해야하는 자리입니다. 화술이나 언변, 재치, 센스가 중요합니다.

  • dongeee ()

    글을 읽다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선배로서 한마디 적습니다. 사회는 절대 성적순이 아닙니다. 정녕 성적 순이라 하여도 기업들에 지원하는 많은 공대생들이 sky혹은 해외 대학교에서 재학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되는게 현실입니다. 학교에서 공부는 혼자 하지만, 사회에서 일은 혼자 하는게 아닙니다. 여러 사람과 어울릴 수 있는 사회적 능력과 전공 지식의 밸런스가 잘 맞아야합니다. 때문에 이런 점들 잘 생각해보시고 포커스를 너무 성적, 능력에 두지 마시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성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통나무 ()

    무슨 일이 벌어지고,
    그게 납득이 안되고
    화가 나는 상태에서,
    해결이 안되면
    서점에 한번 가보세요.
    그리고 자기가 납득이 안되는 부분과, 벌어진 일에 대해서 자기 감정 콘트롤이 잘 안되면
    그걸 코칭하는 책을 사서 보세요.
    그리고 훈련하세요. 그것도 공부입니다.
    화가 나는것과 그것을 대처하는것도 사람을 평가할수도 있거든요.

  • 은하수 ()

    회사에서 사람을 뽑을때는 적어도 한국문화에서는 강점에 집중하기 보다는 단점을 배제하는 형태로 채용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걸 네거티브 어프로치라고 하는데, 특정 역량을 가진 인재를 뽑기보단 어떤 성격 혹은 자질적 경향을 지닌 인물을 최대한 배제해서 뽑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화는 대규모 공채에서 더욱 심합니다. 왜냐하면 학벌 및 성적이 우수한 사람을 잔뜩 뽑으면 어차피 그들 중 몇은 금방 두각을 보이기 때문에 선별이 쉽기 때문이지요.

    한마디로 말해 지금 글쓴이는 조직이 원하는 어떤 성격적 부분과 융화되지 못한 것입니다. 너무 상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조직마다 원하는 성격이 또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기업 면접에서 계속 떨어진다면 내가 면접 역량이 떨어지거나, 혹은 성격적으로 조직과 안 맞다는 시그널일 수 있습니다. 좀 더 도전하면서 자신을 다듬어가기 바랍니다.

  • 은하수 ()

    그리고...성과를 부풀려서 먼접을 붙을 순 없습니다  ㅋㅋ 다 뻔히 보입니다.
    어른들이 초등학생이 한 거짓말에 속던가요? 대학생이 할만한 일들도 다 뻔합니다.
    우리도 대학 다 다녀봤고 나름 학위도 해본 사람들입니다.

    그냥 면접관 뒤에는 이것저것 다 해봤고 잘 보일려고 용쓰는구나 정도로 보일 뿐입니다.
    정직성이 결여되면 그건 문제지만, 잘 보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싫어할 이유는 없지요.
    그리고 말빨이 아주 강하면 나름대로 '설득력이 요구되는 업무'에 쓰면 되겠단 느낌도 있구요.

  • 노르망디 ()

    대학원을 준비하신다면 이왕하시는 거 좀 더 넓게 보시는 게 어떤가요? 전기공학은 현지에서 필요한 기술을 갖춘 사람에게는 그나마 외국인 고용의 문이 넓을 거라 보는데요. 기술력이야 갖추면 되는거고 굳이 여러모로 좁게 볼 필요는 없죠.

    국내기업의 채용방식이 마음에 안든다면 방법은 두가지겠죠. 내가 참고 만족하면서 거기에 융화되는 방법과, 나한테 맞는 것을 찾아가는 방법이 있겠죠. 편하게 구직하고 단순히 시험준비나 좀 하면 되는 남들보다야 훨씬 이것저것 많이 해야하고 힘들겠지만, 저는 성격상 후자가 더 끌리네요.

  • Eng. ()

    인생이 원래 무한대 변수를 갖는 복잡한 방정식 아니겠습니까.
    운칠기삼이라고 운 좋은놈은 절대 못이깁니다.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정치를 하셔야 되구요..
    그 정도 깜냥은 안된다 하면 뭐 별거 있겠습니까? 열심히 더 노력하면서 기회를 찾는 수 밖에요.
    그런데 또 힘들게 좋은 직장에 들어가도 '아 내가 월급쟁이로 이렇게 고생하며 살려고 그 어려운 공부했나?'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고, 대학 안가고 장사해서 때부자 된 친구놈이 부러울때도 있고, 내가 하는 일이 참 자부심이 생기고 자랑스러울때도 있고 그래요.
    그냥 인생이 그런겁니다. 오늘이 시작도 아니고 끝도 아니예요.
    그런데 가장 최악은 '아 진짜 세상 X같네.'하고 그냥 그렇게 끝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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