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께서는 인생의 방향을 어떻게 정하셨나요?

글쓴이
보틀
등록일
2018-07-23 22:17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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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건
안녕하세요, 선배님들.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민 때문에 가슴이 답답한 28살 남자입니다.
진로를 설정할 때 선배님께서는 어떻게 결정하셨는 지 여쭙고 싶어 용기내어 글 써 봅니다.
우선, 저는' 지방 국립대 기계공학과 졸업/ 3.52(4.5) / 토익 870, 토스 140/ 한국사1급, 기계기사 필기합/자동화 기계 제작회사에서 현장실습 1회'라는 대단치 않은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 생활을 정말 막연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기계공학과에 가면 취업이 잘된다는 말에 별다른 고민 없이 전공을 선택했고, 졸업 후 취업 준비 할 때에도 '돈 많이 주는 대기업 가자'라는 생각만 하며 준비하였습니다. '자동차 회사 가면 좋다, 반도체 회사 가면 좋다'는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진로에 대해서 뚜렷이 생각하지 않았던 탓에 면접만 가면 떨어지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여기 계신 선배님들의 글을 읽어 보면 학사부터 석박사까지 세세하게 진로를 결정하신 것 같은데 어떤 기준을 가지고 진로 방향을 설정하셨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두서없이 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고민에 대해 선배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 gnstjdok ()

    적어도 저는 제게 가장 재밌거나 재밌을 일을 선택해왔습니다.
    아직도 행복의 조건이 돈이 아니라고 믿고있어서인지, 지금까지는 제 선택에 크게 후회해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 댓글의 댓글 보틀 ()

    답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돈과 직업적 안정성,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서만 고민하다 보니 가장 중요한 행복의 기준에 대해서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 짜이한잔 ()

    저는 제가 누군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했던 것 같네요. 뭘 좋아하고, 뭘 잘하고, 못하고, 인생을 어떻게 살건지. 내가 이루고자 하는 인생의 최종 목표가 뭐인지.. 이런걸 오랫동안 고민했었습니다.

  • 뚱마라치 ()

    본인이 실제 거리를 걸어서 가다 보면 약속시간이나 목적지를 정해놓고 지도를 보며 가기도 하고 그냥 길거리를 서성이거나 길을 잃고 헤매는 경우도 있죠? 인생도 그런거 같아요. 목표를 정해놓고 정해진 길로 가기도 하고 가끔은 가는길이 복잡하여 길을 잃거나 그 목적지에 내가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해 방황하기도 하고 가끔은 쉬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 가는대로 서성이는 경우도 있더군요.

    중요한 것은 본인의 가치관 확립과 판단기준인데 그런건 윗분들이 잘 설명해주셨으니 참조하시면 되고,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누군가의 조언으로 이런 고민이 쉽게 끝나거나 하지는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그냥 인생에서 지속되는 끊임없는 의사결정 과정으로 받아들이시면 좋고, 고민은 적당히 하되 본인의 경험과 실천에 기반을 두고 이런 과정을 끊임없이 지속하시면 자기 발전 효과는 극대화 됩니다. 물론 이 과정은 재밌는 경우보다 귀찮은 경우가 많아요.

  • 댓글의 댓글 보틀 ()

    제 고민을 인생에서 지속되는 끊임없는 의사 결정 과정 중 하나라고 받아들이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네요. 뚱마라치님 말씀처럼 너무 고민에만 빠져있으면 안되겠네요. 시간내서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통나무 ()

    취업이 우선이라면
    돈많이주는 대기업이 그리 나쁘지 않은 진로방향 같은데요.
    지금 당장은 원하는 기업에 들어가기위해 알아보고
    나머지는 취업후에 더 고민해봐야 할것 같은데요.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52813406
    요즘 이런 책도 나오는데
    성공한 사람이 자기 운은 빼놓고 성공하기위해 한 얘기만 늘어놓오면 그거 따라하다가 이도저도 아닌 얘기가 있는데.....

    답답하면 큰 서점가서 심리학이나 자기개발서 있는곳에서 가서 목차만이라도 둘러보면서
    뭘 해야할지 정리해보는것도 추천합니다.

  • 복숭아홍차 ()

    개인적인 개똥철학을 조금 쓰겠습니다.

    인생의 방향은… 즐겁기 위해서, 행복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그 방향이 변경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인생의 방향, 행복할 수 있는 방향은 미래의 ‘무엇(what)’에 맞추어 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어떻게(how)’에 맞추어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되면 행복해질 것인지를 아니라, 어떻게 하면 행복해 질 것 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행복을 얻는 조금은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소년이 있습니다. 그는 프로축구선수(what)가 되는 것으로 행복해지려 합니다. 어떠한 희생과 방법을 이용해서라도 프로선수가 되어서 행복해 지려고 합니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피눈물 나는 노력과 시간, 부모의 재력과 시간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결국 소년이 마침내 20대 초, 중반에 프로축구선수가 되었다고 한다면, 그는 남은 평생이 행복했을까요? 행복의 가치가 ‘무엇’에 있다면 그 소년은 프로선수가 된 그 뒤에도 주전선수가 되기 위해, 더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 더 길게 선수생활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목표(what)를 바꾸어 가며, 본인과 주변사람들의 시간과 돈을 소비해 나아갈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목표들중에 하나라도 실패한다면, 소년의 인생 역시 불행으로 결론지어지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다른 소년이 있습니다. 그는 어떻게든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함으로써 행복해지려고 합니다. 그는 처음에는 앞의 소년과 같이 프로선수를 꿈꾸었으나, 반복되는 부상으로 포기하였습니다. 그는 다른 길을 찾으려고 합니다. 소년에게 글쓰는 재주가 있다면, 축구 관련 칼럼니스트가 될 수 도 있고, 의학과 관련된 일을 할 기회가 있다면 스포츠 의학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능력이 있다면, 축구 게임을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길이든 중도에 포기한다고 해서 그의 인생이 실패로 결론나지는 않습니다. 축구관련 글을 쓰고, 축구선수들의 부상을 이해하기 위해 의학책을 보고, 축구선수들의 능력치를 프로그래밍 하는 것이 즐거운 경험으로 남는다면, 소년의 인생은 그런 즐거운 경험으로 채워지게 되는 것이고, 그것이 행복일 테니까요.

     물론 경험으로서 채워지는 만족감에서 얻는 행복보다, 목적을 달성함으로써 얻는 만족감에서 얻는 행복이 훨씬 더 크다는 점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떻게’가 ‘무엇’의 이전에 기본적으로 추구해야할 행복의 조건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본인이 어떠한 경험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실제 회사 생활도 밖에서 바라보는 것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계’라고 하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도면 그리는 것이 일의 핵심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도면 그리기+도면 수정사항 관계부서에 전달+지난번 수정사항 제대로 전달안한거 욕먹기+관련 보고자료 작성+메일 및 전화 문의사항 회신+출장 및 회의 참석+회의록 작성+구매요청내기+구매건 검수하기+검수결과 엉망인 업체 입고 반려시키기+입고품에 성능과 거의 관계없는 사소한 결함이 있는데 검수 확인을 해야 하나 고민하기+입고 지연으로 전체 일정이 꼬여버려서 협력업체에게 다시 읍소하기+구매는 정상으로 되었는데, 구매 신청할 때 스펙을 실수로 잘못적용해서 폐기하고 재제작하기+업무적으로 실수한 것이 있는데, 별거 아닌 것 같아 이것을 그냥 묻을까 아니면 보고를 해야하나 고민하기 등등등 정말 실제 경험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들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본인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각 회사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면 결국은 가장 인기좋은 회사(=돈많이주는 회사, 근속연수 긴 회사)를 목표로 하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후에 주변 동기들이나 선배들을 보면서 그리고 되도록이면 회사내에서 다양한 일을 직접 경험하면서 본인의 적성에 맞는 일(이직, 부서이동, 퇴사후 진학)을 찾아 인생을 방향을 다시 잡는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 인생의 방향을 웬만하면 ‘무엇’에 고정하지 말 것
    - 다양한 경험을 통해 본인이 즐거워하는 일을 찾을 것.
    - 본인의 적성과 회사에 대해 아직은 잘 모르므로 일단은 인기좋은 회사를 단기 목표로 삼을 것

  • 댓글의 댓글 방산공돌이 ()

    우와 저도 고민이었는데...정말 세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글쓴이님 저 또한 26살이고 지거국의 기계공학부 졸업하여 방산업체 연구소에 있습니다.

    감히 숨겨진 신의직장이라 할 만큼 좋은 워라밸과 급여를 가지고있지만 그럼에도 이 길이 맞는가에 대한 고민은 계속 들더라구요.

    진로에 대한 고민은 평생하는 것 같습니다.

  • sonyi ()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는게 먼저죠.
    돈많이 벌고 안정적인거 찾으시려면 여기에 글 다실 필요도 없을 거고요..
    자신이 좋아하는 거 찾는건 쉽다고 생각합니다.

    이거 하면 피곤해도 계속 하고 싶다거나
    짜증나거나 뭔가 잘 안되고 하면 이런거 한다거나.
    뭔가 그런 것들을 찾아보시고...
    그것 속에서 자신의 속성을 찾아보시면 좋을 듯요.

    그게 잘하는 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좋아하면서 잘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좋아하고 잘하고 싶으면 그다음부터 열심히 하게 됩니다 (좋아하니까)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그분야에서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겠죠.

    어떤 회사를 가느냐 어디에 있느냐 보다 어떤 성격의 일을 하느냐를 찾아놓으시면
    어떤 회사에서도 그분야에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기업가고 취직하고 그런 것과는 또 다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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