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공학과 4학년이 생각하는 회로설계란 이런 것이다

글쓴이
겸손
등록일
2019-05-27 09:5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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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쭉 공부를 해보니까 회로쪽이 진로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신호처리냐 펌웨어냐 심지어는 인사냐 기술영업이냐 등등 별의별 고민을 하고 이곳에도 이상한 글을 많이 썼는데 이제 어렴풋이 가닥을 잡은 것 같습니다. 일반물리때 KCL, KVL 공부하며 흥미를 느낀 이후로 쭉 지금까지 들은 과목들을 상기해보면 회로 관련 과목이 성적이 좋았고 지금도 더 배우고 싶은 열망이 있어서 회로 쪽으로 진로를 잡았고 우선 실무경험을 쌓고 싶어서 이번학기가 끝나면 하드웨어개발부서에서 인턴을 해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찾아보고 공부하고 경험한 회로 설계란 일에 대해서 요약을 해봤는데 조언해주시면 앞으로의 제 진로에 매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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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로설계는 크게 보드설계 칩설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습기나 커피포트 등의 전자제품을 만드는 작은 기업(팹리스를 제외한)에서는  다이오드, 저항, 캐패시터 등을 조합하여 회로를 꾸미고 pcb보드에 올려서 제품을 생산합니다. 이런 일을 하려면 전자회로를 많이 다뤄봐서 직관적인 회로 해석을 할 줄 알아야하고 데이터시트를 잘 봐서 소자선정도 할 줄 알아야하며 spice나 orCAD 등의 툴 사용에도 능숙해져야합니다.

삼성같은 대기업에서는, ce/im 사업부의 경우 물론 저런 보드레벨 설계도 하지만 많은 매출을 내고 있는 ds 에서는 메모리나 비메모리(LSI) 칩, 즉 집적회로를 설계하고 직접 공정(파운드리)해서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최근 정부에서 시스템반도체에 많은 공을 들이는데 그 내용은 이런 비메모리 칩을 만들 수 있는 회로설계 인력을 키우고 이런 고급인력이 근무할 수 있는 중소팹리스 회사를 살림과 동시에 만든 칩을 대만 TSMC같은 회사에 거치지 않고 국내에서 바로 생산할 수 있도록 파운드리회사와 긴밀히 협조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압니다.)

이런 칩레벨 설계는 크게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나누는데 디지털은는 verilog 같은 HDL 을 이용해서 메모리나 등에 들어가는 로직설계를 담당하는 것이며 아날로그는 TR을 증폭기의 관점에서 바라보아 직접 cadence 등의 툴로 회로를 만들게 되는데 신호처리, 통신, 반도체물성 등의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하므로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흔히 말하는 Full custom 이란 직접 모든 소자들의크기를 선정하고 배치해서 아날로그 회로를 만드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SRAM 메모리를 설계한다 해도 디지털이 비중이 크긴 하지만, 그 0과1의 변화를 감지하는 sense amplifier 처럼 아날로그적인 회로가 필요하게 되므로 칩(반도체)설계자들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모두 잘 알아야합니다.
 
이런 아날로그 디지털 회로 설계자들이 모여 집적회로를 만들면 집적도에 따라 작게는 인코더나 디코더 멀티플렉서 등의 작은 칩에서부터 삼성에서 잘 만들고 있는 메모리나 ATMEGA 와 같은 프로세서까지도 만들 수 있게 되는데 최근에는 이런 여러 집적회로등을 통합한 SoC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일명 4차산업이라는 로봇, ioT, 미래형자동차 등이 모두 이 SoC를 기반으로한 임베디드시스템으로 동작하기 때문입니다.

보드레벨 정도의 회로설계라면 학사로 취업해서 여러 제품을 개발하며 경력과 노하우를 쌓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적회로, 칩 설계라면 학부때는 사실상 배우는 것이 상당히 기초적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전자공학과 학부생들이 칩하나씩은 만들어보고 졸업하지만 한국에서는 여건 상 불가능 해서 기껏해야 FPGA보드위에 올려보거나 레이아웃해서 spice 로 시뮬레이션정도 해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석사이상은 하면서 칩 하나정도는 만들어보고 필드에 나가야 퍼포먼스를 내기 좋습니다. 실제로 기업에서도 설계인력은 석사이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회로 설계를 잘하기 위해서는 회로이론, 전자회로, 컴퓨터구조, 신호처리 등의 기본 전공을 물론 충실히 공부해야합니다. 그러나 S/W 개발이나 기구설계 등 유관부서와 긴밀히 협조해야 하고 때로는 고객들을 만나야하는 일도 생길 수 있으며 경력이 쌓이게 되면 직접 개발보다는 전체 프로세스를 조율하는 관리자가 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영어는 기본이고 사람들과의 의사소통 능력도 중요하며 엔지니어로써의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시사,인문철학 등의 공부도 틈틈히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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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제가 지금까지 전자공학을 공부하며 얻은 회로설계에 관한 내용을 생각나는대로 적어본 것인데 혹시 틀린 부분이나 생각해봐야 할 내용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인턴등의 직무경험을 쌓고 우선 취직해서 회사생활을 해보고 필요하다면 대학원 유학을 가는 쪽을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mhkim ()

    얼추 맞는 부분이 많네요. 다만 인턴을 하고 현업에 있다가 해외유학을 고려하신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시면 유학준비할 시간을 빼내기가 어려워 보이네요. 바로 진학하셔서 국내 석사하시고 해외박사는 어떨까요? 제가 다른 댓글에도 언급을 했지만 학부출신 초심자에게 제품설계를 마길 정도의 강심장을 가진 회사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런사람을 뽑는 곳이 있다면 피하는게 좋겠죠. 설계 대기업  인턴이라면 적어도 듣고 배울수는 있기에 한 번 시도 해봐도 얼추 맞는 부분이 많네요. 다만 인턴을 하고 현업에 있다가 해외유학을 고려하신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시면 유학준비할 시간을 빼내기가 어려워 보이네요. 바로 진학하셔서 국내 석사하시고 해외박사는 어떨까요? 제가 다른 댓글에도 언급을 했지만 학부출신 초심자에게 제품설계를 맡길 정도의 강심장을 가진 회사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런사람을 뽑는 곳이 있다면 피하는게 좋겠죠. 설계 대기업  인턴이라면 적어도 듣고 배울수는 있기에 한 번 시도 해봐도 될듯합니다. 행운을 빕니다.. 행운을 빕니다.

  • 댓글의 댓글 겸손 ()

    답변 감사합니다.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제가 아직 사회에서 석사학위자에게 거는 기대에 부응할 만큼의 해당분야에 대한 열정이나 확신이 없어서요. 아직 군문제가 불투명하기도 하구요(면제가능성이 있음)  그래서 현업 경험을 먼저 해보고, 대학원은 조금 더 신중하는게 좋겠다 싶은게 현재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제가 지원하려는 곳은 100명정도가 일하는 연구소이고 입사하면 회사 선배들이 설계한 것을 테스트하는 일부터 시작한다고 하네요 이정도면 말씀하신 '듣고 배울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그리고 제가 듣기론 칩설계는 꼭 해당분야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가령 신호처리로 석사학위를 받아도 입사해서 후에 칩설계를 하게 될 수 있다고 들었는데요  보드레벨-칩레벨 두 분야도 자유롭게 왕래(?)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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