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지는 시야, 그러나 쌓여가는 의문

글쓴이
포닥
등록일
2002-03-15 12:30
조회
8,235회
추천
0건
댓글
26건
이왕 얘기 꺼낸거, 신세 한탄 좀 더 해야 겠습니다.

저는 학위받고 회사에 2 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때, 제가 납득할 수 없었던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죠.
요즘은 많지 않겠습니다만.
소위, 산학이라는 제도를 통해 입사하는 박사들은,
산학기간이 근무연수로 인정되어, 승진도 빠르고 보너스도 많고 웃기더군요.
거기다가, 저를 더 절망시키는 것은,
외국 박사들에 대한 각종 특혜인데,
저로서는 견디기 힘든 불평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산학을 하지 않은 경우,
회사입장에서는 오히려 회사돈이 덜 나간것이므로,
최소한 동등하거나 더 나은 대우를 해주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나요?

외국박사의 경우는 입사때에 특혜를 주는 것은,
어느정도 인정할 수 있습니다만,
학위 수당으로 매달 능력과 관계없이 기를 팍팍 죽이는데는 두손 들었죠.

그래서 지금 포닥으로 나와서,
도대체 무얼 배우길래 그리 대접을 받는지,
두눈과 몸으로 똑똑히 보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느낀바로는 불합리 그자체이군요.
그사람들 유학갈때 바리바리 가지고 미국에 갖다 받힌 달러가
어디서 나왔는지 가슴이 찢어 집니다.

웃기지 않습니까?
달러 벌려고 아둥바둥 몸바쳐 일하는 노동자 따로있고,
그 달러로 호화판 유학하고 돌아와서는,
한술 더떠, 국내 대학서 박박기며 학위과정한 넘들,
비웃어 가며 호의호식하고....

인생이 고해라는 말만 새삼 더 느끼게 됩니다.
어차피 불평등한 세상, '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일 수도 있겠죠.

제가 돌아본 몇군데 미국 대학원은
가히 한국 대학의 미국 분교라고 불러도 될정도로 한국사람들이 득실거립니다.
거의 한국과 같은 실험실 문화속에서,
미국 문화를 접하기는 너무 어려운 한참 시골에 쳐박혀서,
그러구 한국보다 수월하게 학위따서는,
모 기업의 대륙횡단 이너뷰를 당당하게 보고,
웃돈까지 받아가며 귀국하는 거 봅니다.

시스템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세상살이를 납득하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만,
시야가 넓어질 수록,
의문은 쌓여만 갑니다.

과연 당당하게 세상을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봄바람이 좋습니다.
오늘밤은 별을 볼 수 있겠지요.
그속에 제별도 있었으면.....
  • 김덕양 ()

      여러가지 구조적인 문제들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운영진한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개선해야될 점은 개선해야되지 않겠습니까? 그렇죠 포닥님?

  • 김덕양 ()

      실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시작되면 껍데기만으로 내세우는 사람들 설자리가 아마 없어지진 않더라도 훨씬 적어질 것입니다. 10년이 넘게 걸리더라도 우리 모두 노력하자구요.

  • 유학생 ()

      모두다 미국가서 달러쓰는게 아니죠. 대부분은 조교월급받아서 알뜰하게 살고 있습니다.

  • Yanne ()

      아직 우리 나라 사회는 능력으로 사람을 평가하기 보다는 간판을 더 중요시 합니다. 개인의 능력을 평가할 기준이 없으니 그렇겠지요. 그 기준이라도 제시할 수 있다면

  • Yanne ()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세상이 될 겁니다.

  • 공돌 ()

      그 능력이 객관적이어야함니다. 나는 능력있는데 대우가 형편없다고 불평해서 소용없습니다. 객관적으로 인정을 해야죠

  • 소요유 ()

      그렇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도 없고 그런 문화도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평가 시스템을 활성화 하는 것이  우리사회의 모순들을 바로잡는 지름길

  • 소요유 ()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연구원 평가 시스템을 만들어 본적이 있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미국넘들이 끈임없이 랭크 메기고, 연봉자료 축적하고, 하다못해 촌구석에 있는 자료를 D/

  • 소요유 ()

      B화해서 한국의 능력이 어떠니 저떠니 하는 행위 자체가  사회적으로 합리적인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해됩니다.  한숨이 나오지만  현재 이공계통의 대우 문제를 넘어서

  • 소요유 ()

      교육제도를 비롯한 사회 시스템 전체를 보다 합리적이고 경쟁력 있는 체재로 만들어 주는데 '평가제도와 그 기준'을 사회적으로 합의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소요유 ()

      지금의 진통을 '연공서열' 사회에서 '실력과 능력'의 사회로 가기 위한 진통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니라면 그렇게 노력해야겠죠. 가장 객관적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우리라도

  • 이공계2 ()

      호의호식하는 이공계 유학생은 별로 못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 개인적인 이야기를 쓰면, 저의 아버님은 국내학위자이시고 전 해외파인데 사실 전 유학생각이

  • 이공계2 ()

      없었는데, 젊은 시절 유학파에 대한 한이 많으셔서 반 강제로 보내셨습니다. 전 되도록이면 국내학위한 제 절친한 친구들은 다 미국에 포닥나오라고 합니다. 

  • 이공계2 ()

      그래야 미국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어떤 장점이 있는지 없는지 알고 자신의 위치를 가늠할수 있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제가 느끼는 점은.. 국내박사들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실험

  • 이공계2 ()

      하하고 하면 정말 잘 합니다. 반면 영어, 수업의 질, 죽음의 qualification exam, 정보력.. 등등이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미국교수들이 학문의 중심에 서

  • 이공계2 ()

      있으니 연구방향을 제대로 잡는 일도 많습니다. 제 개인적인 사견이니까 말꼬리를 잡고 싶으신 분들은 잡으시고..

  • 이공계2 ()

      저는 어떤 차별이 있다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한국 교수 채용도 국내파 반, 해외파 반 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떨때 보면 정말 똑똑하지도 않은 유학파도 있고, 정말

  • 이공계2 ()

      대단한 국내박사들 넘칩니다. 반면에 우리나라 대학의 모든 교수들이 국내파인 것도 반대입니다. 그이유는 과학기술계에 있어서 미국의 저력을 일본처럼 무시하다간 큰코를 다칠수 있습니다

  • 이우진 ()

      시스템적으로 많은 부분 바뀌어가는 것 같습니다. '실력', '평가'에 대한 정확한 잣대를 구축해가는 모습을 종종 보거든요.

  • 소요유 ()

      제 생각도 국내에서 학위 하더라도 꼭 외국 포닥에 도전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공계통이 우리끼리만 국내에서 경쟁하는게 아니므로 경쟁자인 다른 나라를 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소요유 ()

      그래야 평가하는 잣대의 기준을 잡을 수 있습니다.  현재 평가제도가 그래도 나아지는 것은 그런 사람들이 많아져 안방에서 만 큰소리치는 사람들이 별로라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기존의

  • 소요유 ()

      낡은 제도에 도전하여 얻어넨 것입니다.  10여년 전만하더라도 갖 귀국한 30대 초중반의 박사가 과학재단과 같은 정부가 주는 연구비를 딴다는 것은 정말 상상할 수도 없었고, 한편으

  • 소요유 ()

      로 괘씸죄까지 나올정도였습니다. 그게 1997년경 과기부의 '창의적연구사업'이란 연구사업을  통하여 30대 박사들에게 향후 7년에서 9년간 총 200억 규모를 지원하는 큰 사업을

  • 소요유 ()

      계획하여 지원하면서  '능력있는 젊은 연구자'와 '기존의 노회한 카르텔' 간에 엄청난 싸움이 벌어졌었습니다. 즉 기존의 기득권 '늙은' 교수들이  언론부터 정부 학계를 동원하여

  • 소요유 ()

      딴지를 걸었었죠. 아마 이시기를 전후로 하여 'SCI 국외논문 수'로 대표되는 실력에 의하여 평가되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학계내까지 

  • 소요유 ()

      파급된 것 같지는않습니다. 90년 초에 귀국한 현재 40대초반 이하의 젊은 사람들도 역시 기존의 기득원 그물에 매몰되어가는 모습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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