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의 눈으로 본 박사특례

글쓴이
김재하
등록일
2002-03-17 15:15
조회
9,455회
추천
1건
댓글
7건

이곳에 저와 처지와 뜻을 같이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됩니다.

군복무를 마치지 않고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저로서는 군복무의 의무가 귀국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됩니다. 박사 특례 제도가 물론 이공계인들에게 특혜를 주는 제도이긴 하지만, 5년이라는 긴 기간은 오히려 그 취지를 약하게 하는 역효과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물론 좋은 회사들이 많이 있지만, 다양한 분야의 모든 이공계인의 실력을 발휘시킬수 있는 회사들(특히 병역특례업체)이 다 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박사를 마치고 귀국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국내에 갈만한 마땅한 회사가 없다는 것은 큰 불행입니다. 특히 병역의무에 묶여 5년을 병역특례 업체에서 보내야하는 사람에겐 더욱 그렇습니다. 이 정도되면 현역으로 26개월 때우지하는 생각도 하지만, 박사를 마친 27-28세의 나이의 사람에게 이건 보통 결심이 아닙니다. 주변의 만류도 보통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게다가 큰 유혹도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병역법 (? 국적법인가?)에는 외국 영주권을 취득하는 영주귀국시까지 군복무를 무제한 연기할 수 있는 조항입니다. 물론 외국에 이주한 교포들을 위한 조항이지만, 미국이나 캐나다도 외국 엔지니어를 많이 유치하기 위해 이공계열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는 영주권을 쉽게 내주는 편이기 때문에 이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35세까지 국내에서 영리활동을 못한다는 것이 결정의 큰 걸림돌입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영주권취득을 통해 미국에 체류하는 길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귀국할 의사가 아주 없어서 그 길을 택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엔지니어에게 5년은 매우 긴세월입니다. 아무리 잘나가는 엔지니어라도 관계없는 회사에서 5년을 허송세월한 후에는 값이 떨어질것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그보다는 귀국을 늦게 하더라도, 지식의 연속성을 지켜나가려는 그분들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국가의 입장에서는 이 분들을 10년이상 잃어버린 효과가 되버렸습니다. 이런식의 논리가 어떤 분들에게는 좋지 않은 감정을 일으킬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을 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도 그렇습니다. 한국의 회사들을 알아보고 있지만, 병역특례 자리만 있으면 고만이지, 뭘 더 바라느냐는 식의 태도를 접할때가 많습니다. 병역만을 위해서라면 현역근무가 차라리 빠르고 나을것 같습니다. 정말 회사들이 병역특례를 통해 엔지니어들을 유치하려면 3년으로 줄이는것이 그들을 위해서도 낫지 않을까요?

  • 포닥 ()

      법과 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현행법은 영주권을 따라는 뜻입니다. 군대 복무를 위해 들어오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지만, 영주권을 딸수 있으면 따라고 장려하는 것이죠.

  • 포닥 ()

      영주권을 따고 충분히 경력을 쌓으신 다음에 들어오시면, 국내에서 세금도 내지 않는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 포닥 ()

      가만히 보면, 아직 망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이 기적입니다.

  • 문득.. ()

      포닥님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분인지 가끔 confusing 하네여..

  • 귀두품 ()

      제가 한마디 드린다면, 포닥님의 가치관이 다소 허무주의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상당히 냉철한 현실인식을 하고 계신걸로 판단됩니다.

  • 배성원 ()

      포닥님은 저만큼이나 시니컬하시군요. 문장에서 풍기는 맛이 겨자 맛입니다.

  • 절망과희망 ()

      그런게 있었군요. 젊은 학생에게 널리 알려서 미국을 위하여 일하도록 만듭시다. 

목록


취업/직장/스타트업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612 답변글 너무 많은 걸 바라시는 거 아닙니까?..^^ 댓글 3 offaxis 09-01 6203 0
611 출연연에 관하여?? 댓글 3 익명 08-31 5681 0
610 학벌세탁을 위해 박사과정 밟으시는 분들 댓글 8 궁금이 08-31 10009 0
609 답변글 [re] 어느 대학교 게시판 글 중에서 (호섭이님 글의 근거) 댓글 8 tatsache 09-01 6746 0
608 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이 어떤 곳인가요? 댓글 1 이쁜이 08-30 6342 0
607 포닥에 관해서... 댓글 6 사색자 08-30 7810 1
606 에트리 오길록 원장의 '욕설' 구설수 댓글 10 맹성렬 08-29 9388 0
605 [연합] LG전자, 신규사원 케어링제도 시행 ; 이게 뭘까여...^^;; 댓글 5 김덕양 08-29 6590 0
604 디지탈 필터 설계쪽은 10년뒤 전망이 어떤가요?^^ 댓글 2 고민중... 08-29 5417 0
603 기술표준원이란 곳은 뭐하는 곳인가요? 댓글 2 궁금이 08-28 6165 0
602 직원들 월급 많이 주는 회사는 과연 어디일까? (8/27 조선일보에서 퍼온 기사) 댓글 7 나도… 08-27 12547 0
601 [짧은 글] 벤처기업에 대한 단상 댓글 4 최성우 08-27 6620 0
600 회사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김성욱 08-26 6323 1
599 혹시 공업계측기사 자격증에 대해 아시는 분? 김성욱 08-25 5970 0
598 KARI 쪽에 대해서 질문. 댓글 3 빌리 08-25 7147 0
597 답변글 항우연 경험기 offaxis 08-25 8324 0
596 질문] 서울시립대EE에 대해서 질문좀 하려구요 댓글 7 아무개 08-25 7168 0
595 답변글 [re] 질문] 서울시립대EE에 대해서 질문좀 하려구요 신** 08-25 6132 0
594 대학교육의 문제... 댓글 11 fall 08-24 6317 0
593 답변글 [re] 대학교육의 문제... 댓글 8 배성원 08-24 5540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