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열심히 안하는걸지도...? ^^

글쓴이
리눅서
등록일
2002-03-19 00:43
조회
7,43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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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건
그냥 자기 반성 차원에서 써봅니다.

1. 연구원 개개인의 역량이 솔직히 떨어진다.

이건 우리회사만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떨어짐을 많이 느낍니다.
역량이 떨어지게 된 것이 개인의 노력부족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일단 대학교육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고 회사의 재교육에도 문제가 많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자면, 리눅스에 관련된 업무를 맡기로 결정되고 나서 리눅스 전문업체에서
일주일 교육을 받았습니다.그러고 회사로 돌아오니 마치 일주일만에 리눅스 전문가
로 탈바꿈해서 돌아온 것으로 착각을 하더군요....OS에 대한 책한권 못읽고...
OS라고는 unix쪼금이랑 맨날 윈도우 밖에 사용 안해본 사람한테..말이죠.......
그 이후로 8개월동안 수많은 삽질과 맨땅에 해딩..그리고 " 안되면 되게하라"라는
말을 수없이 들으며 지금까지 왔으나 역시...아는 건 별로 없습니다. 경험만 늘었을뿐..

2. 업무시간에 끝낼 수 있는 일을 쉬엄쉬엄하다가 야근한다.

이 문제는 안그런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되지만 주변에서 보고 듣고 느낀 바입니다.
일단 회사 분위기가 특별히 업적이 차이가 나지 않으면 궁뎅이 무거운 사람이 인정받는
분위기 입니다. 그리고 주말에 나와서 일했다고 하면 칭찬받는 분위기 입니다.
신입사원 때 느낀 바인데 내가 내 할일을 다 끝내도 선배나 상사가 퇴근하기 전에
퇴근하려면 엄청 낯짝이 두꺼워야 합니다. 칼퇴근으로 일관하면 " 너 일이 없구나.
이 일도 니가 좀 해봐라" 하면서 일만 더 많이 집니다. 그런 분위기에서는 " 그래 내 일이
요만큼이니까 요거 빨리 끝내봤자 일만 덤탱이 쓸게 뻔하니까..일정 쭈욱 늘여 시간에만
맞추자" 라는 생각이 들수밖에 없습니다( 보통사람이라면 ) 100이라는 노력을 들이면
업무시간중에 끝낼일을 80의 노력으로 빈둥거리면서 하다가 야근하고 칭찬듣는 분위기
에 젖어들게 되는 거죠..요즘은 좀 바뀌어가고 있는 듣이 보입니다.

3. 효율이 떨어진다.

이미 많은 분들이 얘기하신 것과 대동소이합니다.
지금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열심히 노젖다가 "어 여기가 아니네 "하고 또 다른 방행으로 좌충우돌 돌아다니는 것과 지도를 보고 천천히 원래 목적지를 향해서 가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지도에 해당하는 것이 회사에 축적된 리소스, 숙련된 시니어 엔지니어의 존재, 회사의
물적 인적 지원정도가 되겠네요... 사장이건 관리자건 이 놈이건 저 놈이건 머리수만
채워주면 똑같은 output이 나와야 된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늘 끝없는
trial and error의 과정밖에는 반복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쓰기 전에는 할 말이 많을 거 같았는데..쓰고 보니 별말이 없네요...^^
그냥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년 조금더되니 회사생활동안 늘 느끼던 점이라..
그냥 한 마디 적어봤습니다.

'열심히'라는 말은 참 모호한 말이지 않습니까..? 너무 주관적이기도 하고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열심히'의 뜻을 시간에 한정시켜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output/input의 비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지 않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외국엔지니어들이 우리나라 엔지니어보다( 저의 특수한 경우)
훨씬 더 열심히 일하는 것 같네요....

"안되면 되게 하라"에 질린 사람이~



>해운회사에 근무하는 친구와 술마시면서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친구는 업무 특성상 해외 고객들과 전화통화도 많고, 업무협조를 많이 하는 모양입니다. 친구가 하는 말이 "걔네들은 언제나 9 to 5에, 심심하면 일주일씩 휴가를 가버려서 도무지 같이 일을 못하겠다, 그런데도 그런 나라가 우리 나라보다 잘 사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
>외국에서 일하고 계시는 여러분들의 의견을 좀 듣고 싶습니다. 과연 외국의 엔지니어들도 우리 나라처럼 거의 매일 별보고 퇴근합니까 ? 만약 그렇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나라가 우리 나라보다 기술 수준이 높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
>이곳의 글을 읽어보면 분명히 국내 엔지니어들도 외국 엔지니어 못지 않게 똑똑하고, 업무시간도 그들보다 많은데, 왜 현대의 EF 소나타는 일본 닛산의 구식 모델을 거의 그대로 본뜬 SM-5에게 밀리고 있으며, 5년간 10만 키로 보증수리를 해줘야 미국시장에서 잘 팔리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네요.

  • 송세령 ()

      맞습니다. 일단, 1번의 경우는 우리나라 학벌폐혜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 송세령 ()

      자세히 말하면 어릴적부터 과학에 미쳤다거나 컴퓨터에 미쳤던 애들이 과학관련 학과나 컴퓨터 관련 학과에 진학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 송세령 ()

      2번의 경우는 관리자만 있고, 리더가 없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입니다.

  • 송세령 ()

      어떤 한사람이 능력이 있다고 할 경우, 그 사람이 일찍 일을 끝내고 정시간에 퇴근한다면..

  • 송세령 ()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그 능력을 인정하기 보다는 애사심이 없다던가 관리자보다 일찍 퇴근한다고 핀잔 및 눈치를 주는 편입니다. 결국 실무를 하는 사람들은 약아져 가는 것이죠.

  • 송세령 ()

      3번은 지금 이공계 문제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영자의 마인드 부재입니다. 기술적인 사고 없이 일방적 일정만을 남발하다보면 똑같은 작업을 10번 넘게 할 때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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