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문제.. 좀 원론적으로 접근합시다.

글쓴이
김진일
등록일
2002-03-1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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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사병으로 군복무를 마친 분들 중에는 반발도 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군대를 안가신 분들도 이해하실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요.
하지만, 공군기상장교출신으로 한마디 하고싶은 부분이 있군요. (전공은 기상과 상관 없습니다.)

1. “군대”라는 마녀잡기

"군대는 말야~~" "군대는 안돼~~~"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좀 의아합니다.
도대체, 군대에 대해서 우리가 얼마나 알까?

저도 결코 짧지 않은 3년 3개월 + 15일 이라는 기간을 "국방부"의 녹을 받아먹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아직도 군대에 대해 20%도 모른다" 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군대도 안갔다 오신 분들이
"군대는 썩었다~~" "군대는 ~~~하다"
어찌 그리 잘 아시는 지 우선 궁금합니다.

60~70년대까지만 해도 모든 기업의 조직의 모델은 "군대 조직" 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군대”라는 집단이 인정을 받는 시기이기도 했고요.
이게 결코 바람직하단 건 아닙니다. 사실 군대조직이란 융퉁성이 없기 때문에, 자유경쟁시장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습니다. "일관성" 이라는 것이죠. 그 "일관성"에 얽매이다 보니, 정작 중요한 순간에 어긋나는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체계라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합니다. 군대 조직은 군대조직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계급체계라는 사회와는 동떨어진 개념을 떠안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불합리"를 외치는 것은 지나치게 편파적인 사고입니다.

군대는 분명 군대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습니다. 난 아직도 너무 손쉽게 "군대는 안된다"는 식의 발언을 하시는 분들 이해가 안됩니다. 물론 Gossip식의 이야기라면 가능하겠지만, 심각한 주제를 가질 때 조차 이런 식으로 반응하시는 분들 보면 솔직히 화부터 치미는군요.

이번 F-15 선정건도 물론, 정치적 입김으로 인해 더러워지긴 했습니다만, 제발 이런 것을 비판하실때 "역시 국방부는~~"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하진 마십시오. 정확히 어떤 것이 잘못되었는지 (정치적 입김 이라든지) 를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십시오. 건전한 비판은 받아야 마땅합니다만, 비아냥 거리는 비판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물론 저도 "라팔"에 대해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마는, 만일 공군 정비대대를 제대로 방문해 보신 분이라면 최소한 F-15가 왜 우리에겐 어느정도 경제적으로 유리한지 금방 계산이 나올 겁니다. (그렇다구 해서 "라팔"이 정비 면에서 꼭 불리하다는 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그렇다는 겁니다.)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습니다. 왜 한가지를 잘못한 것을 연쇄적으로 오버 해석해서 한쪽으로 몰아붙이기를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

개인적으로는, 군생활 3년 3개월이 전혀 아까운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나름대로 조직생활을 하면서 조직의 장단을 배우고, 지휘체계에 관해서 감을 익힌 것들은 회사생활, 연구소생활에서는 도저히 얻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솔직히, 저는 학사병역특례로 회사에 입사했다가, 국방부 허가 인원이 주는 바람에 1년을 더 기다려서 특례로 가느냐, 아니면 그냥 군대 가느냐 기로에 서 있다가 군대를 택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서 (사실 특례를 택한 부분도 .. 사병은 어쨌든 돈을 벌 수 없으므로 택했는데 특례 일이 꼬이자 결국 장교밖에는 길이 없었고요.) 장교를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그 선택을 단 한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저보다 더 힘들게 군대생활하신 분들은 “웃기지마”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여러분이 생각하는 “군대”의 내면에는 어쨌든 “나름대로”의 논리가 있습니다. 결코 무시할 수만은 없는 그 무엇이 있습니다. (물론 비합리적인 부분도…. 있지만..)

“권위적”인 것만 배웠다구요? 계급체계가 뚜렷하다는 것이 반드시 “권위적”인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에도 말했던 “일관성”과 작업의”신속성”측면에서 볼 땐 장점도 많습니다.
또한,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면, “무엇이” 잘못되었고 “무엇이” 좋은 면인지 생각할 기회도 됩니다. 사람이 반드시 좋은 것만 보고 자라야 “좋은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잘되는 것만 보아야 앞으로도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것은 Trial and error 를 거쳐 발전합니다. “불합리”를 보아야 “합리”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어쨌든,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도 부분 책임이 있습니다. 군대에서 얻은 “불합리”성을 그대로 사회에 나와서도 가지고 나오시는 분들 말입니다. 제발, 군대 다녀오신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것은 좋지만, 쓸데없는 “객기”로 변환시키진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군대 근처도 못 가본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군대는 말야 ~~X같아.” 라고 말하겠습니까? 그 군대라는 집단을 거친 사람들을 보고 말하는 것은 아닐련지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또한, 괜한 보상심리 때문에 군대 안 간 사람을 멸시하는 듯한 태도도 버려주시길 바랍니다. 사실, 군대 안간 친구들은 이런 것 때문에 무진장 스트레스 받습니다.

하나 더, 노파심에서..
그렇다고, 군대 안 갔다 오신 분들, 단체생활에서 괜히 군대이야기만 나오면 삐죽 기죽거나, “아 또 군대이야기야.. 머야 X같게..” 이런 생각도 가능하면 하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다 같은 사람들입니다. 각기 거친 과정이 틀릴 뿐 입니다. “자신의 시각”에 맘에 들지 않는 다 해서 너무 쉽게 말하거나, 너무 쉽게 판단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 싸이트에서도 그런 조짐이 보이는 것은 좀 안타깝군요.

2. 군대 2년 2개월과 특례 5년은 비교가 안된다?

근데, 한가지 묻고 싶습니다. 어차피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택권은 있습니다. 물론, 군복무 자체가 필수인 것은 참 유감입니다만, 최소한 대한민국 국적을 받은 댓가로 치뤄나가야 하는 필수항목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여기서 자신의 현실만 비판할게 아니라, 우리 후손들에게는 모병제를 할 수 있도록 통일에 힘써야 될 것 아닙니까? 현 우리나라의 재정 상태에서 어떻게 모든 군인을 월급을 주면서 꾸려나갈 수 있습니까?

"세상에 유일한 진리가 하나 있다. 그 진리는 "세상에 영원한 진리는 없다.""

진리라는 것은 결국 상대적입니다. 이것은 결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모든 것의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가장 올바른 선택" 이란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Ideal"한 것과 현실에 존재하는 "restriction"을 적절히 조화시킨 선택이라는 믿음입니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이상은 망상일 뿐입니다. 아주 쉽게 말하면 왕자, 공주병이지요.
이상없는 현실은 주체성 망각입니다. 아주 쉽게 말하면 흐르는 물에 흘러가는 맥주병에 불과한 거죠.

인생을 살면서 "자유"는 반드시 보장되어야 합니다만, "사회"라는 묶음 속에서 서로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고, 안정된 "사회"를 이루어 나가기 위한 "구속"또한 자유의 필수조건임을 먼저 깨달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왜 내가 젊은 나이에, 공부할 시기에 군대를 가야해? 라는 질문에 앞서서 나의 자유가, 우리의 자유가 보장이 되려면 우리가 정한 "구속"에 암시적인 동의가 있어야 현재의 "나"자신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십시요.

왜 내가 이 빌어먹을 나라에 태어났을까? 라는 생각보다는 어차피 이땅에 태어난 것, 현실에 알맞게 대응하면서 (어설픈 적응은 .. 즉 타협은 하지 마시고) 차근 차근 자신의 꿈을 펼치는 것은 어떨런지요?

여러분은 특례를 택하기 전 어쨌든 선택하신 겁니다.
"국방부의 녹을 2년 먹느니, 내 공부 열심히 "5년"을 해서 나라에 이바지 하는 방향으로 하겠다." 만일, 이 5년이 정말 너무나도 불합리하다면, 석박사특례 경쟁률이 바닥을 치겠죠. 근데 제가 알기론, 석박사특례 경쟁률이 상당히 높던데요?
이것은, 최소한 군대에 관한 문제를 선택하기 이전에 보기엔 “군대 2년”보다는 “특레 5년”이 낫다는 판단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는 뜻 아닙니까?
왜 5년을 택하셨습니까?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자유경쟁시장에서의 국한된 "선택"의 순간이였고, 그것을 택하신 겁니다.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우선 지십시요. 어떤분은.. 바보라서 선택한게 아니라구.. 항변을 하시던데.. 어느 누구도 특례하시는 분들을 바보라고 하진 않습니다. 다만, 책임을 지지 않으시려하는 태도를 보이니 그런 말이 나오는 것 뿐입니다.

 "불합리"한데 왜 택하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아마 답은
1) 정말 공부가 계속하고 싶었다.
- 많은 사람들이 군대가면 “돌”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반드시 “돌”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개인 하기 나름입니다. 똑똑한 유태인들은 군대가 의무가 아니라 똑똑한가요?

2) 이렇게 힘든 줄은 몰랐다.
- 인생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만일 님께서 “해병대”에 지원했는데 가니까 정말 너무 힘들더라 해서 중간에 바꿀 수 있습니까?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에 대한 대가는 본인이 져야 한다는 겁니다. 이게 비단 우리나라에만 통용되는 법칙입니까? (제발 “우리나라”니 “국방부”니 운운하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3) 군대 가기 싫었다.
- 차라리 솔직해서 보기 좋습니다. 솔직히, 앞에서 제가 의무감 같은 것을 이야기 했지만, 군대 가는 것이 너무너무 좋았던 사람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있겠습니까? 솔직히 반 이상은 싫었겠죠. 하지만, 싫다는 것이 “불합리”한 선택을 한 변명이 되진 않습니다.

 ---- 병역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구멍가게에서 사탕을 샀다가 바꾸는 것처럼 쉬운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생애의 약 2~30분의 일에 해당하는 기간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

사병으로 가든, 군을 선택해서 가든, 장교로 가든, 특례로 가든.. 개인이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결코 어리지 않습니다.
그 선택에 오히려 “자부심”을 느껴줬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현실은 너무 어렵지만..)
그리고, 정히 “불합리”하다 생각하면, 자신의 선택은 이미 지나갔으므로, 사심을 없애고, 후학들이 이런 고통을 겪지 않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3. 앞으로의 방안? (개인적인 생각)

솔직히, 전 개인적으로는 박사특례는 어쨌든 기간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만일, 그렇게 길게 부려먹고 싶으면, 생활 지원금이라도 몇 푼 지워줘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급 인력을 키우겠다는 나라가, 고급인력을 묶어서 부려먹고 버리겠다는 발상에 이따위를 만든 것 같습니다. 최소한, course work 기간도 포함시켜주던지 해야 되는 것 아닌지….. (내 자식이 박사특례 한다면 다리를 분질러 버릴 겁니다.)

석사특례는 어차피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고, 군대를 안간 대가로 취업의 문이 약간 좁은 것 빼고는 특별히 단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취업의 문이 좁아 다니기 싫고 힘든 직장인데.. 기간은 너무 길다고요..? 군대도 역시 가고 싶어 가는 사람 드뭅니다. 봉급 하나 없이 일합니다. (사병의 경우) 5년에서 4년으로 줄이는 것까지는 그래도 형평성에 크게 어긋나지 않지만, 3년이라면 솔직히 이해가 안갑니다. 돈도 비교적 많이 받고 (사병 연봉 12만원 장교 연봉 1300만원 석사 연구원은 대부분 2000만원 안팎 아닙니까?)
또한, 어떤 기업이나 국가 공공기관이 사람을 채용한 시점으로부터 본전을 뽑는 시기는 대게 2년 6개월 이후라고 보면 일반적으로 맞습니다. 그렇다면, 봉사의 개념으로 들어가는 기간은 나머지 2년 6개월이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터인데.. 그렇다 하더라도 일의 경중을 고려한다 하면 4년까지는 합리적이라고 봅니다만, 3년은 이해가 안됩니다. 제가 장교출신이라 나보다 좋은 곳에서 나와 같은 기간이라고 시기질투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쨌든 남이 하는 만큼의 댓가는 본인도 각오해야 하는 게 순리입니다.

학사특례는 다 좋은데 지방근무라는 점 또는 지나친 박봉에다가 엄청난 노동량이 단점입니다만, 기간은 장교와 비슷하므로 기간을 줄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지금와서 석사와 같이 4~5년으로 늘리자는 것은 역시 치졸한 보상심리밖에 안됩니다. 결국은 선택이라는 사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군요.

4. 결론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많은 분들이 글을

“전문연구요원이 얼마나 힘든데…”
“군대가 얼마나 힘든데…”
이런 식의 서로 주고 받기식 말싸움밖에 안되는 것들을 가지고 꼬투리 잡기 비슷하게 글을 쓰시는 것이 안타까워서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확실한 현실의 파악과 무엇이 불합리하고 무엇이 적정선인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종 적용에 가서 원리적인 이야기를 덧붙여 나간다면 좋겠고요.

제발 아무 의미 없는 “군대” 비난하기, “군 기피자(?)” 비난하기 하지 맙시다.
어디서나 각자의 고충은 있는 법이니까요.

제 이야기가 다소 틀린 부분이 있더라도 양해해주시고,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합리적”인 쓴 소리는 언제라도 받겠습니다.
다만, 이미 선택한 것은 담담하게 받아들일 줄도 알고, 정히 불합리 하면 후학을 위한다는 맘으로 일해주시길 바랍니다.

  • 손영무 ()

      하하하. 글 감사합니다.

  • 손영무 ()

      괜한 푸념을 한것같아 송구스럽습니다.

  • 손영무 ()

      그러나 책임을 지려하기에 이슈화 시키려합니다.

  • 손영무 ()

      기간이 단축되어도 소급은 아마 힘들껍니다.

  • 손영무 ()

      저보다는 연구실에 밤새우는 후배를 위해섭니다.

  • 손영무 ()

      선택할 초이스가 영구 불변이 아님을 다들 아시리라 믿습니다.

  • 손영무 ()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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