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탈출갈라잡이2-미국 취업을 위한 경력관리

글쓴이
퍼오미
등록일
2002-03-05 15:50
조회
6,90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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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나, 학생으로서 미국으로 가는 길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공부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취업을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일단 후자에 초점을 맞추어 얘기를 할까 합니다.
저는 석사 졸업 이후, 특례가 끝난 다음에 곧바로 미국에 왔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만난 한국 엔지니어들은 대부분 경력이 4년 이상이 였습니다. 물론 이 사람들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직접 취업한 사람들입니다. 나중에야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이유는 경력 5년 정도가 미국에서 수요가 가장 많아서 입니다.

미국에서는 해당 분야에서 5년은 굴러 먹어야 “이제 좀 재주를 부릴 줄 안다”라고 쳐주는 것 같습니다. 연변 총각 버전으로 얘기하면 “한 10년은 묵어야 이제 좀 뭔가 안다.”라고 인정합니다. 이런 사회적 인식도 할아버지, 할머니 엔지니어를 현장에서 볼 수 있게 기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제 기억에 한국에서는 석사 졸업 후 한 3년 정도 지난 공돌이가 가장 금 값 이였던 것 같습니다.

새는 감이 있지만,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 중 하나를 들고 진도를 나갈까 합니다. 한국은 엔지니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공돌이(테크니션)를 원하고 많은 수의 미국 기업에서는 핵심 원천 기술을 만들어 내는 엔지니어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한국 기업연구소, 산업 현장에서 엔지니어에게 요구하는 일이 대부분 노가다성 일이고, 이 일들은 대부분 체력을 많이 요구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한 5년 정도 한국에서 경력을 쌓은 분이라면, 내공을 더 쌓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이 정도 묵은 엔지니어라면 미국에서도 수요가 많아서 좋습니다. 이 때쯤 되면 대부분의 한국 회사들은 엔지니어들을 관리일을 시키기 시작합니다. (말이 좋아 ‘과장/책임’이지!) 사실 30대 중반을 넘어서면 체력이 떨어져서 계속적인 야간 작업도 어렵습니다. 그러다가 40대쯤 되면 정리해고 대상이 되지요. 이런 상황에 빠지신 분 중 엔지니어를 계속하고 싶으신 분은 미국으로 오면 됩니다.

한국에 굴러 먹다가 온 엔지니어가 미국 회사에 이력서를 내밀 때, 흔히 미국 회사의 매니저들이 아주 난감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력서 상으로는 거의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 경영자들은 그런 이력서를 보면 아무 것도 못한다고 판단하기가 쉽습니다.

임베디드 하드웨어, 응용 소프트웨어, 디바이스 드라이버, 데이터 베이스, 시그날링 프로토콜, 멀티미디어 코덱 등 수 많은 Skill Set을 볼 때에 한국에서는 용도가 다양한 (노가다용) 공돌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국 회사에는 이 친구는 핵심에는 다다르지 못했고 이것 저것 건드리면서 변죽만 울리다가 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할지 모르지요 “이건 거의 만능 테크니션이네, 그러나 무언가 물건을 내 놓을 만한 쓸만한 엔지니어는 아닌 것 같다!”

제가 말하고 싶은 요점은 미국에 오고 싶다면 경력을 잘 관리하라는 것입니다. 이미 엉망이 된 경력이라면 미국 시장에 맞게 경력을 잘 투닝 해야 합니다. 가지고 있는 그 경력이 재산이며, 경쟁력이기 때문입니다. 잘 가꾸어진 경력은 미국에서도 이름난 대학의 졸업장 보다 노동 시장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인도의 잘 모르는 대학의 엔지니어라 하더라도 해당 분야의 경력이 확실하다면 지금 막 졸업한 미국 졸업생을 쓰기 보다는 그 인도 엔지니어를 선택하는 것이 미국 노동시장 입니다. 미국 대학 졸업생도 경력이 없으면 취직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식 이력서를 보면 한국 이력서와 뒤집어져 있는 것을 알아 차리실 것입니다. 대충 이런 항목이 순서대로 나옵니다. “찾는 일자리, Skill Set, 참여 했던 프로젝트, 거쳐간 회사,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 학력입니다. 나이와, 인종, 사진은 없습니다.

이와 비교해서 한국의 이력서는 일단 나이, 본적, 학교부터 나옵니다. 그리고 대충 미국식 이력서와 반대라고 보면 됩니다. 관심의 순서와 원하는 것들이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이력서 구조를 보면, 왜 미국에 나이 많은 엔지니어가 현업에서 일을 계속하고 있고, 인도 대학 출신 인도 엔지니어 및 중국 엔지니어가 많은지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참조

1.      미국 ‘/직/장/’에선 서울대 건, 방글라대시 대학, 필리핀 대학이건 미국 대학이 아니란 이유로 똑 같이 취급합니다. 어차피 미국 대학과 비교하면 도토리 키재기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도 오로지 당장 지금 쓸 수 있는 실력을 보는지 모릅니다. 문제는 지금 미국 직장에서 원하는 실력 또는 경력이 있느냐 없느냐 입니다.

2.      미국 회사들은 미국 회사가 아닌 회사에서의 경력을 전부 다 인정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유럽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싸게 와서 미국회사에 1년 이상 경력을 채운 회사를 옮겨서 경력에 맞게 연봉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회사 1년 이상은 일하고 생존함으로써 경력을 검증 받는 것 같습니다. 단 예외는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삼성(그리고 모 정부출연연구소, 특정 산업분야에서..)은 경력을 전부 인정해 줍니다. 삼성만 메이저리그에 들어와 있는 회사로 인정해 줍니다. 삼성의 연구원이 아닌 분이 처음부터 경력 인정 받고 좋은 대우 받고 가고 싶다면 삼성을 거쳐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 친구들이 SPK는 몰라도 삼성(또는 LG)과 모 정부출연연구소는 잘 알더군요.

한국탈출갈라잡이2-참조사이트

꼭 참조해야할 사이트를 알려야 하는데 잊었네요.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모르는 사람은 또 모를 것 같아서...

http://www.workingus.com/

3년전, 초기에 온 사람들에게는 H1b 사이트라고 알려진 사이트입니다. 그 이전 (전산인 중심의) 해리사이트가 문 닫고 동부(뉴욕, 뉴저지, 보스톤 등)지역의 한국 H1b 엔지니어들이 많이 찾던 사이트가 이제 관련 사이트 중 가장 방대한 자료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중심으로 얘기를 진행시킬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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