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회사에서의 해고 list 순위

글쓴이
김덕양
등록일
2002-03-07 16:52
조회
8,013회
추천
13건
댓글
5건
미국 회사에서의 해고 list 순위

이 글은 확실하게 증명된 자료를 이용한게 아니라 (사실 이런 자료가 존재할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있는 곳에서 일어났던 일을 바탕으로해서 제가 느낀 점과 들은 내용등을 종합해서 써놓은 글입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일반적인 회사의 해고순위는 아니고요, 큰 회사에 딸린 연구소의 연구 인력 해고 순위 입니다. 제가 있는 곳이 작년에만 거의 3-4번의 해고를 통해 직원 수를 엄청나게 줄였거든요. -_-;;;

해고의 가장 큰 이유는 월가를 비롯한 돈빌려준 곳(creditors)에 신뢰를 주기위한 머릿수 세기(head count)를 시작으로 실제로 사용경비를 줄이려고 하든지(그리하여 단기간에 분기별 실적을 올리려는), 조직 자체 개편까지 다양합니다.

1. 연구소의 테크니션 (대부분 나이드신 어른들로 석사/박사학위는 없지만 경력30-40년의 베테랑급)
    제일 처음 FMP(forced management program) 받았습니다. 회사에서 머릿수 줄이기 때문에 봉급도 많이 안드는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싸그리 잘라냈습니다. 워낙 능력들 있는 사람들이지만, 경기가 나빠져서 새로운 직장구하기가 다들 힘들었을 겁니다. 약간 놀랐던 점은 각 해당 부서의 디렉터 까지 나서서 구명운동 까지 벌이고, 안되니까 해고된 테크니션들 직장까지 알아봐 주더군요.

2. 임시 계약직
  보통 연도별로 새로 계약하는 contractor 나 post-doc 들 계약이 갱신되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그냥 잘린 거죠. 능력? 학위? 다 소용없었습니다.

3. 정년퇴직을 빌미로한 권고사직
  나이가 45세 이상된 사람들을 상대로 5년의 경력을 더 부여해주고 5년치의 연금을 더 주는 형식으로 정년퇴직을 신청 받았습니다. 신청 받기 시작한지 이틀만에 이번에 신청 안한 사람들은 FMPed 될 거라고 소문을 내더군요. 남아 있으려고 노력하던 나이드신 분들이 모조리...제가 있던 부서 60%가 이걸로 그만뒀습니다.

4. 비서등 행정직
  각 부서에 하나씩 있던 비서분들도 그만두게 하더군요.

5. 너무 미래지향적인 연구프로젝트팀
  당장 1-2년 사이에 돈되는 프로젝트 안하는 팀은 짐 싸가지고 나갔습니다. 그 이후로 개발쪽은 특별히 지정된 연구과제를 제외하고는 6개월동안 연구해서 물건 나오는 것들 중심으로 움직였습니다.

6. 부서 통폐합, 다른 지역 소규모 연구소 통합
  더 이상 말씀 안드려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대충 정리해 봤는데, 어떻게들 생각하시나 모르겠습니다. 이쪽도 연줄이 좋으면 이쪽저쪽 옮겨 다니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만, 대부분의 해고는 부서 장급(director)보다 윗선에서 결정나기때문에(여러 이유가 있지만, 큰 회사라서 그랬습니다. 작은 회사는 다르겠죠) 인맥도 소용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만 두신 분들 중에는 주변 다른 회사 가신 분들도 계시고 사립 고등학교에서 과학과목 가르치는 분도 계십니다. 물론 능력 있으신 분들은 분위기 나빠지니까 미리미리 빠져나가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김 덕양 드림.

ps. 아래 해고에 관련된 의견들이 몇 개 나와서 써봤습니다. 다른 의견이나 관련된 일화같은거 있으신 분들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에도 이 글이 유익(?)하다고 생각하신 분들 과감히 추천(recommend)눌러주세요!  아 꼭 제가 무슨 유머란에 글쓰는 것 같군요. 쩝.

ps2. 대강 이미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가 이 외국에서 게시판 지기입니다. 건의사항있으신 분은 저한테 메일 보내주십시오. 빠른 시일내에 이 게시판에서 이뤄진 토론 내용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도 함께요. 기대해주십시오.

  • ruben ()

      거의 한국하고 비슷하군요. 막무가내로 일하는 것도 비슷한가요? 그리고 님의 전공이 어떤건지도 궁금하고요. 만약 짤리면 다른곳으로의 이동은 어느정도인지도 궁금합니다. 궁금하기만 하네

  • 관전평 ()

      제가 있는 회사에서는 위에서 자르라고 하니까 볼 것없이 자르더군요.  1-2-4-3의 순번이었던 것 같구요.  아무리 능력있어도 지금 당장 필요없으면 그냥 사무실 비우더군요.

  • 관전평 ()

      웃긴건 두세달있으니까 그때 잘렸던 사람중 1/4정도는 여기저기서 다시 얼굴이 보이는 거예요.  그리고 한 나이든 아저씨는 살벌한 미국회사에서 나를 자르더라도 자존심을 지키게 해다오

  • 관전평 ()

      하면서 20년 채우는 날 제발로 나가더군요.  20년 근속자를 5년된 매니저가 잘라내는 모습이 웬지 아름답지는 않더군요.

  • 이태훈 ()

      살벌하기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군요. 이래서 구멍가게라도 내 장사가 속 편하다란 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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