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쇼비니즘적이라고 말하는 한 중견 외교관과 나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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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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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1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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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우리와 관련된 중요한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지만 북핵문제가 언론에세 계속 다루어져 여러 회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엊그제 한 중견 외교관 (일등 서기관급)을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반미와 북핵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되었습니다. 스스로를 쇼비니즘적이라고 말하더군요.  참고로 이 분은 선거권은 없지만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불가피론을 이야기 했었습니다.

이 대화에서 '스스로 쇼비니즘적'이지만 주목할 만한 이야기를 몇가지 하더군요.

우선 반미문제에 있어서 그 외교관은 결론은 "통일 이후에나 반미가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가 현실적인 미국의 힘의 논리였습니다. 그 외교관 표현으로는 세계에서 지금 들어내놓고 반미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다른나라 외교관들이 그러면서 대책은 있는가를 묻는다는군요. 아마 외교관으로서 보다 현실적이므로 반미도 국익을 고려해야한다는 당위성 논리에서 그런 현실적인 힘의 논리가 나왔는지도 모릅니다.

두번째로, 한편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로 미국과 북한이 전쟁을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라는 아주 미묘하고,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지더군요. 이 것은 북핵문제와 반미문제가 합쳐졌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우리의 딜레마일 것입니다. 그분 이야기로는 '현실적'으로 국익을 위해서 북한과 싸워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세번째, 그는 자기가 통일 우선주의자로 현재 국제 상황이 통일에 기회라고 본다는 점을 이야기하더군요. 무슨 이야긴가하면 현재 북한이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젼혀 기대할 수 없는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더군요. 그 이유로 러시아는 미국과 아주 긴밀한 상태에서 움직이고 있고, 중국은 북한보다 남한에게 더 가까운 상태라는 점을 이야기하면서 한가지 예로 지난 가을 북한 지도가 김정일이 중국방문에서 얻은 것이 없었고, 중국과 러시아가 현재 북한에 대하여 석유 대금을 미화로 지급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는 점 때문에 경제가 상당히 어려운 상태라는 것을 이야기 하더군요.

넷째, 이런 주변 상황으로 볼 때 지금이 전쟁 없이 '흡수' 통일 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하는 것 같았습니다.

다섯째, 그분 신념은 통일은 '평화적'으로 이루어 질 수 없는 문제로, 만약 평화적으로 이룰려고 한다면 그 것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들 때문에 오히려 통일이 안된다는 점을 이야기 하더군요. 역설적으로  한국에서 통일을 방해하거나 반대하는 세력을 살펴보면  통일부, 안기부, 군이라고 단언하더군요. 그 이유는 좁게는 이 세 부류는 통일되면 저기 자리가 없어지고, 역할이 축소되기 때문에 오히려반대한다는군요.
한편 역사적으로 통일이 무력이나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일방적인 흡수에 의하여 이루어지지 않은 예가 없으면 이러한 과정만이 문제를 극소화할 수 있다고 보더군요. 그래서 통일은 점진적인 아닌 전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논리더구요.

여섯째, 북한의 군사력이나 그 이외의 모든 것이 현실적으로 언론이나 정부 발표에서 과대 평가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객관적으로 볼 때  '보잘것 없는' 수준이라는 점과 현재 기댈데가 한국뿐이라는 점에서 위와 같은 가능성을 생각하는 거 같더군요.

일곱째, 흡수통일의 최대 문제인 통일비용의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 그 분의 생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남한 국방비의 70%가 인건비인 점을 생각하고, 국방비가 정부 예산의 1/3인 점을 감안하면 국방을 과학군으로 가며, 공군과 해군 중심으로 재편하고, 육군을 지원병제로 가서 슬림화하면 인건비 28조원중에서 상당 부분은 통일비용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보더군요.  북한의 기존 국방비 지출도 마찬가지이구요. 한편 산업구조의 재편이라는 측면에서 언어와 문화가 다른나라에 가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이득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더군요. 
     
여덟째, 그는 북한과 통일을 '민족문제'로 볼 것인가 아니면 '정치체재'로 볼 것인가에서 정치채재 문제로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더군요. 현실적으로 통일은 다른 두 정치체재가 합치는 과정이므로 민족문제로 접근하면 '감상적'으로 빠질 위험이 있다는 점을 역설하더군요. 감상적 접근은 결국 통일이 안되는 방향으로갈 수 밖에 없다고 보더군요.

아홉째,  반미문제로 돌아가서 미군의 존속여부는 현재로는 강요에서 우리의 필요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더군요. 우선 경제적으로 국방비 문제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경우 증가될  국방예산), 주한미군 3만 5천명과 그 가족, 그리고 주한미군과 연계된 산업의 경제적인 효과 문제를 지적하더군요. 한편 국제 전략적 측면에서의 여러가지 역할 등을 고려하면 국가 이익에 기여하는 측면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더군요.


뭐 저로서는 동의하기 힘든 면들도 많았지만 조갑제씨 식의 이야기를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 (40대 중반)으로부터 들어 볼 기회여서 저로서는 그 옳고 그름을 떠나서 신선한 기회였습니다.  회원여려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뭐 논쟁을 붙일 생각은 없구요.                   

  • 트리비어드 ()

      드러내 놓고 반미하는 나라들 많습니다. 특히 EU국가들의 미국 무시는 뿌리가 깊죠.^^ 독일 프랑스등 대륙계에서는 미국의 행동에 대해 불만이 쌓인 상태 아닙니까? 이라크 문제나 아프간 문제에서도 영국을 제외한 다른 유럽제국은 사사건건 미국의 행동에 태클을 걸어왔습니다. 원래 국민들은 반미하고 외교관들은 '봐라 우리 국민들이 반대하는데 니들 좀 바꿔바라...'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야죠. 국민들이 반미한다고 경제제제가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주한미군이 철수할 것도 아닌데 대책이 왜 필요합니까?

  • 트리비어드 ()

      그리고 미군이 우리의 필요로 있다는 것은 정말 황당한 얘기입니다. 중국과 가장 가까운 지근거리에 지상군 기지가 있는데 그걸 왜 후퇴시키겠습니까? 어디가서 미군이 나 주둔할래 그러면 다들 도리도리 고개를 흔들어 대는 마당입니다.

  • 배성원 ()

      요즘은 반미(한다고 하면)를 오히려 덜하는편 아닌가요? 저 고교때나 대학때와 비교하면 요즘 반미는 정말 애교 수준입니다. 그쪽 사람들이 반미분위기가 마음에 안 든다니 별로 외교관 생활을 오래 하신분은 아닌것 같군요....다른건 다 당연한 이야기 인거 같은데 흡수통일의 적기라는 말은...저는 키는 북한에게 있다고 봅니다. 김정일 사후나 지도력이 위협받는 경우에 가능할텐데요. 죽고나면 분위기가 오히려 더 경직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강력한 일인독재체제일때 주변의 반대를 잠재우고 한방에 통일시켜 버리는 것도 오히려 잡음이 없을수도... 중요한건 우리 한국쪽에서 하고 싶다고 해도 쉽지 않을거란 거죠.

  • 2bgooroo ()

      제 판단으로는 외교관님의 식견이 아주 정확하다고 봅니다

  • Myth ()

      흡수통일을 예상할 정도로 북한의 군사력을 얕보면서 주한미군의 주둔을 강변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현실이 이러니까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패배주의입니다. 저는 현 상황이 일제 시대보다는 훨씬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외교관이 노회할 필요는 있지만 위 외교관은 정말 '쇼비니스트'이군요.

  • 황진환 ()

      일단은 반미라는 어휘가 작금의 사태에 맞는 가 하는 게 의문이구요...

  • 황진환 ()

      우리가 주장하는 것이 반미라고 하는 것은 수구주의자들의 발상 아닐까요?  그리고 현재 문제를 제대로 파악 못하는 미국인들의 입장이구요....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의 정당한 목소리라고 봅니다....  그리고 주권국가로서의 위상정립이 되지 않는 한은 결코 통일이 이루어질수 없습니다.... 단지 힘의 균형을 한반도로 국한지어 본다면야 흡수 통일이건 무력통일이건 이루어지겠지만, 과연 북한과 남한의 힘의 차이로만 통일이 이루어질수 있지는 않다고 봅니다....

  • 황진환 ()

      미국, 중국, 일본이 과연 남북한의 통일을 원할까요?  거기에대한 공식적인 논평을 그들로 부터 들어 본적이 있나요?  절대 한반도내의 긴장완화를 미, 중 일은 원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북한은 작금의 세계의 최전방 이념 완충지역이지 않을까요?  한마디로 미국 중국 일본은 한국의 통일로 인해 얻는 것이 하나도 없고, 오히려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한반도내에서의 기득권을 상실할 뿐이지요.... 남북한 통일의 의미는 바로 미국과 일본의 남한내 발언권 상실과 중국의 북한지배력상실일뿐입니다...

  • 황진환 ()

      한반도에서의 통일 가능성은 완벽한 자주 국방하에 미국과 한국의 동등한 국가 관계 그리고 일본에 의지한 경제구조 탈피, 그리고 중국과의 우호 협력증진만이 가능한 일일겁니다.....안타깝지만, 중국이 좀더 막강한 경제력을 이루고 나름대로 미국과의 종속적인 관계를 탈피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일입니다.....

  • 황진환 ()

      무력통일을 언급한 위 외교관은 또다른 신탁 통치를 가져 올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구요..... 다 박살난 한국을 서로 지배할려고 하는 열강들의 전쟁터가 되겠지요....

  • 황진환 ()

      그러다보면 또 한국전쟁후처럼 남북을로 갈릴지도..... 역사가 현재를 말하지는 않지만, 조흔 교훈은 되겠죠..... 짧은 제 생각 이네요....

  • 2bgooroo ()

      아무리 다시 읽어봐도 짧은 생각이시네요...진환님...

  • MaxDemian ()

      전에는 그냥 미친소리라구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오릅니다.

  • 나그네 ()

      외교관수준이 저따위라니 북한 군사력이 보잘것 없다니요. 미친사람아닙니까 외무고시도 폐지해야 나라가 제대로 될려나요 현재 북한 미사일이 알래스카까지 가고 잘못 떨어지면 캐나다 테러토리(북쪽의 사람않사는 추운 주)까지 갈 수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엘에이 날려버리는 것은 몇년않있으면 아니 현재로도 북한이 가능할 지도 몰릅니다. 9/11 테러 보라고요, 그 빌딩하나 무너졌는데 미국이 저렇게 난리법석인데 미국지도에서 엘에이대도시하나날려버린다는데 미국놈들이 전쟁할수있겠습니까. 그리고 일본도 북한이 전국토를 초토화시킬수있습니다.외교관따위가 저정도단세포적사고방식이라니 정말 뇌를 해부해서 인공지능의 연구용 마루타로 써버리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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