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대학

글쓴이
wlsl
등록일
2003-05-21 23:07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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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건
참 듣기 좋은 말인데..지금의 대학 사정으로 오로지 연구만을 중요시한다는 것이 올바른지에 대한 회의가 들었습니다. 물론 대학내에서 연구가 활발이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고 장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로지 연구만을 중요시하고 학생들에게 배움의 길을 제대로 열어주지 못한다면 그것이 과연 대학의 올바른 길인가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오늘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했습니다.

"너희에게 개설하여 가르치고 싶은 과목이 몇개 있다. 하지만 연구에 치여 그것을 할만한 여건이 안되는 구나..지금 2 class맞고 있는데 그것도 시간 내기가 힘들구나..다른 교수님들도 사정은 비슷하다.그렇다고 강사를 데려다 놓을 수는 없고,,,"

연구 중심대학도 좋지만 과연 무엇을 위해 연구중심대학이라는 것을 그렇게 거창하게 떠드는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그 연구가 학생들과 함께하는 연구인지 아님 교수님들만이 하는 연구인지...

우리나라의 교수1인당 학생비율은 약 50~60 정도 된다고 합니다. 대학에서 좀더 많은 수의 교수들을 둔다면 연구도 하고 학생들도 잘 가르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로인해 전체적인 대학의 실력향상도 꾀할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그것이 국내대학의 발전을 꾀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지나친 행정당국의 편협한 사고와 학교측의 짧은 생각에 가슴이 답답하여 몆자 주저리주저리 적어보았습니다.

  • 배성원 ()

      괜찮은 대학에서 교수 한명 더 늘리는데 예산이 얼마나 소요될까요? 상상 이상으로 많이 듭니다. 국립이면 세금이고 사립이면 학생들 등록금이죠. 대학을 다 정리해서 각도에 하나, 각 시에 하나씩 딱 그렇게만 남겨놓으면 국립사립 불문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지원을 다 해 줄 수 있습니다.

  • 정문식 ()

      사실 한국보다 사회 경제적으로 더 못 사는 나라들도, 세계 무대에서 큰 소리칠 만한 대학 몇 개씩은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교육 재정이 대학에 집중되다 보니, 소수의 엘리트를 대상으로 한 대학 교육은 세계 수준이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높은 문맹률에 허덕이고 있져... 저는 과거 정부가 대학보다 초, 중등 교육에 교육 재정을 우선 배분한 것 자체는 바람직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지금 대학 교육의 질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이 중간 이상의 지적 수준은 갖출 수 있게 되었고, 그에 따라 경제 개발에 필요한 인력이 충원될 수 있었져... 그러나 지금까지의 인식이 어떠하든지 간에, 대학 교육이 제자리를 찾으려면 국민들의 대학을 보는 시각이 '물론 가면 좋지만, 가지

  • 정문식 ()

      않아도 사람답게 사는 데는 별 지장이 없는 곳'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대학 교육의 정예화와 고급화는 어렵다고 봅니다. 지금처럼 '사람 대접 받으려고' 대학에 가고, '마땅히 갈 데가 없어서' 대학원에 가는 풍토에서 '교육의 질'이 눈에 들어오겠습니까? 그리고 지난 주 PD 수첩에서 교육부 관리의 "우리도 대학과 대학 교육이 인플레된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생존 차원에서' 모두가 대학 가려는 풍토에서 (비록 교육부라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 라는 토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국민들을 그렇게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간 사회 구조에 책임을 물어야지, 국민 개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무책임한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전에 어디에선가 배성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제대로 된 학

  • 정문식 ()

      생들이 제대로 된 학교에서, 제대로 공부하는 모습" 을 보고 싶습니다. (이 말을 하니 제 양심이 찔리군여...)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 진학이 '선택 사양'의 하나가 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하고, 그렇게 될 때 고등교육 재정이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호섭이 ()

      사실 국내에 연구중심 대학으로 운영할만한 대학은 십여군데 정도가 최대라고 봅니다. 그밖의 대학은 교육중심으로 가는게 바람직하죠. 모든 대학이 연구중심이 될 역량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것이 바람직한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현실은 거의 모든 대학이 교육도 잘하고 연구도 잘한다는 똑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것 같더군요. 그래서 연구실도 제대로 안된 대학에서도 논문이 주요 평가항목이 되죠. 그러면서도 강의를 잘하라고 요구하죠.

  • 호섭이 ()

      그것 보다는 연구여건이 국제수준에 현저히 미달할 수밖에 없는 대학은 첨부터 내실있는 교육에 투자하면 학생들에게도 훨씬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교수들에게 어설픈 연구에 매달리게 해서 스트레스 받게 하는것 보다는 어떻게 하면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강의를 개발하는가를 연구시키는 것이 교수나 학생이나 학교에 좋을 것 같다는 순진한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안되는 어떤 사악한 현실이 있기는 할것 같지만 말이죠.

  • 정문식 ()

      호섭님 말씀에 적극 동감합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로부터의 이목' 때문에 학업 능력에 관계 없이 맹목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려는 것이나, 자기 대학의 위치를 냉철하게 판단하지 않은 채 무조건 '연구중심대학'을 외치는 것이나 결국은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실질'과 '내용'보다는 '껍데기'를 숭배하는 참으로 고치기 어려운 우리 사회의 인습이 깔려 있져... 저도 우리 나라에 앰허스트 대학 같이 비록 규모는 작지만 '학부 교육'만큼은 최고 수준인 대학들이 많이 생기기를 바라지만, 마치 고등학생들의 '대학(더 나아가 명문대) 지상주의'처럼, 맹목적인 '연구중심대학' 지상주의에 빠진 대학 사회의 허식이 있는 한 이러한 바램은 꿈으로 끝날 것 같습니다.

  • 관전평 ()

      대학간의 분업이 이루어져야겠죠.  강의 중심대학은 연구중심대학과 시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도 정비해야되구요.

  • Young Bae Kim ()

      맞습니다, 맞고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교수님이 엄살이 좀 심하신 것같습니다. 제 지도교수들은 (박사부터, 포스트닥 시절)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일했습니다. 일요일도 새벽 2시에 실험실에서 나오는데 교수 사무실은 불이 켜져있고, 선생은 일하고 있더군요. 그러면서, 자기가 직접 실험도 하고... 우리보다 잘 살고, 학문수준도 높은 나라 교수들이 이렇다면, 한국에서는 2배이상 노력해야 비슷해질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너무 엄살 피우는 분들이 많아서요.

  • 익명좋아 ()

      선진국의 대학이 정원이 많았다가 줄었다는 이야기를 못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교수 1일당 정원이 적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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