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 유학생 현실; 국내와 비교하면?

글쓴이
박훈
등록일
2003-09-02 15:08
조회
11,37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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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건
오늘은 그냥 공부 안되는 제가 두서없이 써봤습니다.

스탠퍼드 유학생 현실; 국내와 비교하면?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California주 Palo Alto 소재)의 전기공학부(EE 전공)에 석사 과정으로 유학 갔다가 이번에 qualifying exam을 합격하고 박사과정에 진학하는 학우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이번에 이 학우와 함께 qualifying exam에 합격한 사람은 70명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시험을 준비한 사람은 270명, 실제로 시험을 친 사람은 200명이었다는군요. 시험을 친 사람 중 35%만 합격한 셈이지요. (참고로, 이 시험에서 1-3등을 우리 나라 학생들이 차지했다는군요.)

미시간 대학교(주립, U of Michigan at Ann Arbor)와 더불어 합격 잘 시켜주고 등록금 다 받은 다음에 한 일 년 있다가 qualifying exam에서 다 잘라내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스탠퍼드 대학교, 소문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거기서 qualifying exam 합격하고 잘나가는 분들에게 미래는 보장돼 있을까요? 최상위 그룹에 있는 한 유학생은 '이게 좋아서 하는 건 아니다. 하다 보니 이걸 하게 됐다'고 얘기했답니다. 기계공학부를 석사까지만 마치고 변리사가 돼서 국내 모 대기업에 변리사 특채로 취업한 동기생이 첫해 연봉 5천만 원을 받는다는 얘길 듣고는 '그러면 유학 갈 필요 없지 않느냐'는 말도 했다지요.

물론 돈 때문에 유학 가는 것이 아니니 서로 웃자고 주고받은 얘기지만, 좀 씁쓸하기도 합니다.

사법연수원을 나와서 웬만한 법률회사(law firm)에 취업하면 초봉이 연 8천만 원 정도 된다지요. 조선일보 기자가 (촌지 빼고) 입사 첫해에 받는 돈을 다 합하면 5천만 원이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한국 마사회에서 통계 및 예측 일(?)을 하는 어떤 석사학위자는 첫해 연봉이 7천만 원이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유학을 성공리에 마치고 국내 대학교 교수가 되면 첫해 연봉이 3천만 원이 좀 안됩니다(서울대 교수의 경우). 조지아 공대(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와서 삼성전자 연구원으로 있다가 사오정(45세 정년)에 걸려서 작년에 사표를 낸 분은 얼마 전에 비디오 가게를 차렸습니다. 회사를 나오니 전공한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었으니까요.

국내에서 계속 공부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지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삼성전자에 취업하면 기본 연봉 3천5백만 원과 그 절반 정도 되는 상여금(1천750만 원)을 합해 5천만 원이 조금 넘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잘 나가는 사업 분야 얘기라고 합니다. 사오정에 걸린다면 10년, 길어야 15년 정도 일할 수 있는 곳에서 그 정도 받습니다.

그나마 박사학위자가 그렇고, 학부만 마치거나 석사만 마치고 취업하면 전공은 별로 살리지 못한다고 합니다. 첫해에는 하루에 A4용지 한 상자씩 복사하면서 '내가 신입사원이 아니라 신도리코 신제품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더군요. 항공우주공학과(지금은 기계공학부)에서 석사를 마친 친구가 '국내에 하나뿐인 항공우주 업체에 취업해 봐야 복사밖에 안한다'면서 전공을 그만 두겠다고 하는 것을 들은 기억이 나는군요.

현실은 쉽지 않지만, 우리가 돈 때문에 사는 것은 아니니 힘을 내야지요. 어렵더라도 열심히 공부해서, 우리 주위에서 진대제 정통부 장관 같이 공부한 것을 여러 가지로 인정 받는 사람도 많이 나고, 훌륭한 학자도 많이 나면 좋겠습니다.

  • 000 ()

      35% 합격율이면 소문보다는 높은 합격률이네요.

  • 김덕양 ()

      사오정이 무섭긴 무섭군요. 쩝

  • 배성원 ()

      돈때문에 사는건 아니지만,.. 돈 없으면 못 삽니다.

  • 마당쇠 ()

      진대제 정통부 장관같은 사람이 인정받는 사회라니... 그 사람 문제 많은 거 예전에 언론을 통해서 다 났었는데 장관은 그 위에 군림하는 사람입니까?

  • 박훈 ()

      저는 좋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진대제 장관에 대해 제가 아는 것이 적어서, 해서는 안될 얘기를 했는지도 모르겠군요.

  • prism ()

      글쎄요. 인터뷰 내용을 보니 문제가 많다기보다는 양지에서만 살아온 사람이라서 그런 것 아닐까요? 주관과 목표가 뚜렷한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 tboy ()

      스탠퍼드

  • 놀자박사 ()

      진대제 장관이 무슨 문제가 있죠? 털어서먼지 않나는 사람 있나? 장관이라고 다 도적적이어야 한다고 보진 않습니다. 내가 깨끗하다면 남한테도 깨끗하라고 말할수 있겠지만 자신도 도덕적이지 못하면서 남을 비난하다니요...진대제장관 그정도의 문제도 없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있을까요?

  • 김선영 ()

      최소한 자식은 애국자는 아니더라도 나라안에서 키웠다면 욕은 덜먹었을겁니다. 요새 원정출산이 유행처럼 번지는데, 6.25사변때도 지식인들은 먼저 다 도망가고, 자식은 미리 유학보내놓고, 그랬고 막상 전쟁터지니까 해외로 도망가는 녀석에서부터 지도층이 솔선수범한게 없기 때문에 그런 풍조가 만연한거 같습니다. 6.25때 모택동은 큰아들은 참전하여 전사했으며, 유엔군 사령관 아들도 전사했습니다. 다들 그런데 우리나라만 빠져나가니 문제죠. 진장관도 아들을 그렇게 키웠으니 능력은 있다손쳐도 도덕적인 관념이나 애국심은 없다고 보는게 맞겠죠. 뭐 지금이야 위급상황은 아니지만, 적어도 능력자보다는 애국자가 전 더 좋군요

  • 태양계 ()

      스탠포드 유학생의 현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진대제장관 청문회가 되었습니다그려...어쨌든 '돈이 안 되는 공부는 공부가 아니다.' 이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공부보다는 돈이 먼저다' 이것두요.

  • Dr.도무지 ()

      요즘에 그런 생각이 들어서 저도 박사학위 테마 잡는 걸 자꾸 임상하고 묶고 있습니다. 감염내과 해야할지 싶습니다. 돈 안되는 전염병학은 그만 두고 -_- 짭.....

  • 구두운 ()

      진대제장관이 능력은 출중한 분이나 안타깝게도 전쟁나면 자신이 학교다녔던 미국으로 전가족 이끌로 도망갈 것입니다. 진장관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부분 지도층이 그럴꺼라고 봅니다. 머 다 아는 사실이라서 지적하는게 새삼스럽군요.

  • what? ()

      그래도 진장관은 이공계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 우리편입니다. 요번이공계 공직 진출 확대에도 큰역할을 했죠.

  • what? ()

      그리고 솔직히 미국유학가서 애 낳으면 실제로 그 애 한국에서 키우실분 여기 몇이나 될까요? 일부러 원정 출산 간것도 아니고, 솔직히 흠집잡기로 밖에보이지 않습니다.

  • 전문 ()

      글쎄요, 돈이 되고 안되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몇 년 후에 무엇이 중요해 질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당장 이윤을 내는 학문을 선택하기 보다는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분야를 선택하는 게 긴 시간 스케일에서 보면 후회가 덜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안되는 것은 학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도 사실 좀 위험한 생각같네요.  인류역사에서 과학자들이 돈을 만지기 시작한 것은 꽤 최근의 일이 아닌가요?

  • 전문 ()

      개인사의 문제가 현재 하고 있는 업무와 관계가 없는 것이라면, 굳이 그 일을 비난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 일이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일이라면, 도의적 책임을 물을 수는 있는데, 도의적 책임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법보다 감정이 우선시 되는 사례가 많이 생기지 않을까요?  미국에서 아들이 교육받았다는 것이 그 사람이 애국자다 아니다를 구분할 수 있는 잣대가 되는 것도 아닌 듯합니다.  사실 이제 한국은 거의 모든 사람이 먹는 건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게 되지 않았습니까?  아직 세계 인구의 1/3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좁은 땅덩어리에서 어떻게 남들보다 잘 살까보다는 전 인류나 세계에 대해 한 번쯤 고뇌할 수 있는 과학자면 더욱 좋으련만...

  • 이공계 ()

      사는게 다 그런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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