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중국/`중관춘의 힘` 중국 IT 이끈다

글쓴이
김덕양
등록일
2004-01-0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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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지구촌 IT리포트] 중국/`중관춘의 힘` 중국 IT 이끈다
[IT] 2004년 01월 01일 (목) 10:57
 
 세계 최대 잠재력을 지닌 중국 IT시장의 위력은 전국 각지에 산재한 대규모 IT단지들의 존재가 아무래도 가장 잘 대변한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北京) 중관춘(中關村), 상하이(上海) 장장(張江)과학기술단지 등 이름깨나 알려진 50여개 단지들이 각 지역별로 맹활약하면서 아예 전체경제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관춘을 살펴보면 보다 알기 쉽다. 중관춘은 지리적으로 베이징 서북부 하이디엔(海淀)구 남쪽 바이스차오(白石橋)부터 북쪽 서북부 칭화(淸華)대 인근 상디(上地)정보산업단지까지 반경 10㎞ 내외을 아우르는 지역이다. 규모의 경제와는 무관한 IT산업 특징을 감안한다 해도 상당히 넓은 지역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질적으로 들어가 보면 더욱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올해 역내기업이 무려 9000여개, 예상매출액이 1000억위안(元ㆍ14조5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올해 예상되는 베이징 전체 국내총생산(GDP) 3200억위안(46조4000억원)의 약 31% 규모로 중국 최대라는 중관춘 IT시장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관춘의 위용은 우선 초입인 런민(人民)대를 마주보는 바이스차오 주변부터 잘 보여진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업체들을 비롯해 닷컴기업, 휴대전화 단말기 판매업체들이 그야말로 지천이라는 말이 전혀 무색치 않을 정도다.

"일단 간판을 내걸었다 하면 매출액이 연 1000만위안(14억5000만원)은 된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는 하이룽전자타운 인근 단말기 판매업체 쉬즈화(許志華) 사장의 말에서 보듯 영업상황도 만만치 않다. 새로 설립되는 회사와 상점들이 지난해 말부터 많게는 월평균 100여개에 이르는 현실은 다 이런 분위기와 맥락을 같이 한다.

올해 중국 IT경기가 지난해보다 훨씬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중관춘의 대표적 상가인 하이룽전자타운으로 눈을 돌려보면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지난해 갑자기 불어닥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같은 불의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금세기들어 최고의 호황을 보일 것이라는 믿음이 업자들이나 상가를 가득 채운 고객들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를 취급하는 업소의 판매책임자인 왕펑(王峰ㆍ31)씨는 "베이징은 올해 1인당 GDP가 30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수준에서는 시민들이 대체로 자동차와 PDP같은 디지털가전 구입에 눈을 돌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올해 경기를 낙관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의 컴퓨터 교체를 위해 상가를 찾았다는 게임개발업체 연구원 리쩌민(李澤民ㆍ38)씨도 대체로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올해는 중국 IT시장이 한단계 더 도약하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의 경우 P4 제품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이고 태블릿PC도 수준높은 고객들에 의해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다고 보고 싶다. 시장이 전체적으로 30% 정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솔직히 최소한 희망"이라며 시장상황에 상당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래서일까, 1층부터 5층까지 하이룽전자타운을 둘러보고 정문으로 나오자 지난해에는 거의 보이지 않던 IT제품의 판촉행사가 열기속에 진행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노트북PC와 휴대전화 단말기 업체들이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인 듯했다. 데스크톱PC, 더블폴더 컬러카메라폰, 게임소프트웨어 같은 경품을 받고 좋아하는 관중들의 모습에서 경기를 낙관하는 분위기가 너무나 잘 읽힌다.

지난해와는 크게 달라진 중관춘거리 모습에서도 올해 경기가 희망찰 것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우선 하이룽전자타운 앞에 새로 설립된 IT제품 물류센터가 그렇다. 2년동안 공사를 거쳐 완공돼 조만간 하이룽전자타운을 비롯한 중관춘 각지에 보내질 제품들이 속속 집하될 예정이다. 모든 제품의 입하와 출하가 전자결제 등을 통해 이뤄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이룽전자타운에서 프로젝터 판매업소를 운영하는 쑨커(孫科) 사장은 "사실 중관춘의 IT제품 물류시스템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라는 명성에 비해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리어커로 제품을 실어나르는 웃지 못할 광경이 종종 보였던 것은 바로 이 물류시스템 부족탓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늦게나마 실현된 물류시스템 구축을 뿌듯하게 여기고 있었다.

뿐만 아니다. 중관춘 인근 보안솔루션 제작업체인 치밍싱(啓明星) 판중위(潘重予) 부사장의 감상도 상당히 남다른 듯했다. "물류시스템 미비로 우리 회사 보안제품들의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물류센터 건설은 정말 천군만마"라며 지난해 대비 100% 이상 매출액 신장을 자신했다. 실제 판 부사장에 따르면 중관춘에서 거래되는 각종 IT제품들의 80~90%는 이 센터를 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룽전자타운 뒤쪽에 자리잡은 딩하오(鼎好)전자빌딩의 존재도 주목을 요한다. 원래 이곳은 각종 소규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집단상가를 이뤄 영업하던 장소였다. 그러나 하이룽전자타운의 성공에 자극받은 업자들이 재개발에 나서 최근 대형전자타운으로 재탄생시켰다. 당장 영업이나 입주업체 규모에서 하이룽전자타운이나 베이징대 바로 옆의 타이핑양(太平洋)상가에 못 미치지만 1~2년안에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중국 정보통신 당국이 집중적으로 육성하려는 온라인게임과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집중적으로 입주해 잘하면 중국 게임산업의 메카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올해 중관춘의 경기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역내 최대 인재보고인 베이징대와 칭화대를 간과해서는 결코 안된다. 특히 두대학이 야심적으로 세웠거나 건설중인 이른바 사이언스파크, 즉 커지위안(科技園)의 존재는 더욱 그렇다.

먼저 칭화대 난먼(南門) 바로 옆에 세워지는 칭화커지위안의 경우 공정규모가 너무나 엄청나 보는 이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할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공사비가 무려 70억위안(1조150억원)에 이르는 현실만 봐도 규모가 어떤지 잘 알 수 있다. 일부에서 과잉투자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은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커지위안의 건설계획에 참여하고 있는 칭화대 과학기술개발부 부주임 마쥔(馬軍)박사 생각은 다르다. "칭화대는 이공계 분야에서 중국 최고의 대학이다. 국내ㆍ외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산ㆍ학협력을 문의해오고 있는게 요즘 현실이다. 몇년이 지나면 지금 건설되는 엄청난 단지도 비좁다는 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며 칭화커지위안의 대대적 건설이 어디까지나 수요에 근거한 합리적인 프로젝트라고 주장한다.

실제 그의 말대로 칭화대측이 준비한 자료를 보면 칭화커지위안의 건설은 나름대로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칭화커지위안안에 건설할 보육단지, 해외귀국유학생 창업단지, 한국 등 다국적 외국기업들의 투자단지 등을 통해 최소한 1000개 IT기업을 설립하려는 실현가능한 야심찬 포부가 잘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마 박사가 칭화커지위안이 제2의 중관춘으로 커질 것을 자신하는 데에는 다 까닭이 있다.

베이징대 산하의 베이다커지위안(北大科技園)은 규모면에서 칭화커지위안에 훨씬 못미친다. 그러나 먼저 설립된데다 지난 1년동안 10억위안(1450억원)대 규모의 투자유치를 기록한 데서 보듯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칭화커지위안이 그다지 부럽지 않다.

더구나 베이다커지위안은 투자기업이 직접 들어서는 단지라기보다 행정을 처리하는 공간이라는 개념이 강해 사실상 칭화커지위안과 비교하기 어렵다.

같은 베이징대 산하 기업인 베이다팡정(北大方正)의 본사건물이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자연적인 전략적 제휴가 이뤄진다는 사실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베이다커지위안 바로 옆에는 학생ㆍ교수들의 연구성과를 상업화하는 인큐베이터센터, 유학생 출신들의 창업지원센터가 자리잡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에는 100개 업체 창업, 20억위안(2900억원) 투자유치 등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실현가능성이 높다.

상디정보센터는 창업을 원하는 귀국유학생들의 발길이 가장 잦은 곳이라는 점에서 칭화커지위안이나 베이다커지위안이 부럽지 않다. 특히 바로 상품화가 가능한 실리콘밸리의 기술이 그대로 전달돼 곧바로 매출이 발생하는 현장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베이다팡정을 비롯한 토종 IT업체들의 R&D센터가 소재해 신상품 산실로도 불리고 있다.

물론 경기활황 가능성에 배치되는 어두운 그림자가 중관춘에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이룽전자타운 일대에서 일어나는 복제 게임ㆍ소프트웨어 밀매, 도박관련 사이트, 선정성높은 사이트를 은밀히 서비스하는 불법 인터넷바 등 범람은 중국의 IT시장이 결코 장밋빛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여기에 가짜제품의 꾸준한 증가, 휴대전화 단말기 산업에서 보이는 원천기술 부족 등 부정적 측면까지 더한다면 질적인 면에서 중국의 IT시장은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고 해야 옳다.

그럼에도 중국의 IT산업을 부정적으로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엄청난 인구에서 유래하는 폭발적 잠재력과 올해 활황세가 앞으로 수년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에 있지 않나 싶다.

베이징=홍순도특파원

홍순도 mhho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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