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및 복합적인 질문

글쓴이
outsider_JM
등록일
2009-08-03 00:07
조회
7,17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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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건
현재 박3 끝난 대전 K학교 대학원생입니다.

대학원와서 느끼게 된 점이 아래와 같은 이유로 좀더 맞는 길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질문 겸 글을 남깁니다.

대학교때까지는 나름 과에서 날아다니고 공부에 취미도 있고 이해도 빠르다라고 생각했는데..
대학원에 오면서

- 하고 싶은 분야를 하려 전과까지 했는데 하고 있는 일은 크게 관심있는 일이 아니고
- 시간투자대비 이해도가 남들보다 훨씬 느리고
- 연차가 지날수록 위에서 갖는 기대치와는 점점 멀어지고 있으며
- 이로 인해 객관적인 연구실적도 평균 이하 상태인

총체적 난국 상황입니다.


MBTI검사해보니 이쪽계열 왜 왔냐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과학이랑 안 맞는 성향이라고..
성향이 제 성격이나 위의 이유에 대한 해답을 말해줄 수는 없겠지만 어느정도 객관적 지표가 될 수 있을테고,
저 검사를 하고 나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란건 알겠는데..
이걸 참 고치기가 힘듭니다.


예를 들자면..
저는 물건을 사도 매뉴얼을 첨부터 끝까지 한번 죽 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매뉴얼을 따라 그대로 재현을 해봐야 속이 풀립니다.
그러기까진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죠. 특히 공부하는 상황에서는..

하지만 대학원생은, 비교를 하자면 여러 가지 헝겊조각을 가지고 얼마나 멋진 옷을 재단하느냐에
연구 성과가 결정되고.. 저처럼 헝겊 하나로 낑낑대며 옷 만들려는 사람은 피로감만 쌓이고
멋진 옷도 만들수가 없는 거겠죠.


그런관계로 고민이 참 많습니다.
이제 결혼해서 애아빠도 될거 같고 전문연 만료까지도 시간이 꽤 걸리는데..
갈길이 멀다는 생각만 들고, 자신감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애초에 자신감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고 나가야지...하며 진학한 게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박사과정을 저와 비슷한 이유 혹은 다른 이유로라도 중간에 그만 두시거나,
우여곡절(?)끝에 박사를 졸업하신 후에,
이후의 삶에 만족감을 느끼며 살고 계신 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

요즘엔 만일을 대비하여 우선 토익공부를 틈틈히 할까 합니다. 영어점수는 있어야 어디 원서라도 디밀수 있겠죠..
이공계 및 전문연이라는 길을 택한게 후회스럽지 않다고 생각했던 대학교 시절이 얼마나 철없었는지...;;


결혼식때, 상 당했을때 와줬던 친구 선후배들에게, 그들이 같은 일을 겪게 되면
꼭 가겠노라 마음 먹었는데...
연구실 생활이 퍽퍽한지라 봉투만 기껏 보내는 지금 상황이 제겐 별로 좋진 않네요.
연구원은 원래 이렇게 고독하게 살아야 맞는건지..
말이 주말부부지 주말조차 자주 만나지 못하는 별거나 다름없는 삶을 살아가는 교수님들 보면서 '저래야 성공하는건가'싶기도 합니다.
전 별로 이기적이 못돼서.. 저 혼자 행복하자고 가족들에게 추억하나 남기지 못하는 그런 삶은 살고싶지 않거든요. (이미 아내한텐 상처가 되었겠죠. 연구원 아내는 과부나 다름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 붉은가시 ()

      MBTI라는거...제가 5년전에 한것과 지금의 결과는 천지차이죠.
    성격이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현재 일을 잘 하고 싶다면 스스로 성격을 변화시켜나가야 합니다.
    그러고 싶지 않다면 다른 일을 하면 되는 것이구요.

    성격에 일을 맞추냐 일에 성격을 맞추냐 문제인데....
    성품을 바꾼다는 것은 굉장히 오랜 시간과 고통이 따릅니다.
    자기세뇌라는게 참......

    헌데, 제 사견으로는 글을 읽다 보면
    꼼꼼한 것이 오히려 성격에 잘 맞는 일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어떤 일을 하던간에
     '당연히 잘해야 하는 것' 입니다.
    부족하다면 연마하면 됩니다. 말은 쉽다고 할지 모르지만
    자기 성품 하나 못다루면서 타인을 돌보는 것은 가당치도 않습니다.
    또한
    본인 연구 습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시는데
    매사에 꼼꼼한 성격을 가지신 분 내지는
    매뉴얼 구석구석을 일일이 구현해 보는 등에서
    재미를 느끼는 분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입니다.

    1. 매뉴얼을 자세히 봐두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남들이 미처 모르는 기능까지 숙달되어 있다면 진정 전문가죠.
    2. 헌데 주의해야 될 것이 있습니다.
    나의 연구에 필요한 것인가?
    훗날에라도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가?
    시간의 제약은 있지 않은가?
    이것을 안다고 내가 성과를 올릴 수 있는가?
    고민해보는 습관을 기울이심이 어떠한가 생각됩니다.
    하루는 공평하게 24시간이기에 가치있는데 투자해야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수 삶이 그리도 고통스러워 보이면
    사기업 연구원들.아니, 연구원이란 직종에 한정할 필요도 없이
    사기업에 다니는 회사원들은 수절하고 살아야할겁니다.
    말씀하시는 부분은 연구원 직종의 특징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현상입니다.

  • 붉은가시 ()

      Outsider JM// 댓글 달고는
    글쓴이 대화명을 보고 식은땀이 나는군요.
    제 이니셜과 동일하여 -_-

  • sonyi ()

      대전K대 교수님들은 애들 공부때문에 서울에 많이 집이 있는거 아닌가 싶은데요? 상대적으로 요새는 퍽퍽해진 것 같긴 합니다만.. 아주 해피한 분들이죠 ^^;;; 뭐 그정도의 실력들을 갖추셨으니까.. 그자리에서 해피하신 거겠습니다만..

    교수가 힘들어보이면.. 사기업연구원들은 진짜.. 어떻게 하시려고 -.-);;;

  • outsider_JM ()

      지도교수님이 좀 특이하셔서...-_-;;
    야구에 혹사야구가 있다면 이분은 혹사연구를 몸소 실천하는 분입니다.
    새벽엔 늦게까지 계시고 주말에도 안 가시는게 다반사거든요. 사기업하고 크게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정시출근 안한다는 점 빼구요.. (덕분에 학생들도 덤으로..;;;)

    사모님하고 성격이 비슷하셔서 다행이지.. 아니었음 정말 수절까지 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랩원들 공통 생각입니다. ㅎㅎㅎ; 얘기가 좀 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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