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공학 졸업생인데 컴퓨터 분야로 진출하고 싶습니다.

글쓴이
엔브이
등록일
2017-08-19 22:39
조회
10,90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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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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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에서 올해초 기계공학부를 졸업한 28살 남자입니다.
원래 공개적으로 저와 관련된 글을 작성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도저히 방향이 잡히지 않아서 여기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상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저의 과거를 포함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기계공학이 취업이 잘된다는 말에 수시로 지원한 곳이 합격이 되어 기계공학으로 진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기계공학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고 제가 제일 못하는 역학을 배운다는 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개의치 않았던 것은 "컴퓨터는 기계의 범주에 속해있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고, 아무 생각없이 대학을 다니다가 3학년부터 현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매 학기가 끝날 때마다 컴퓨터 공학으로 다중 전공을 생각했지만 현재 전공도 벅찬데 다중 전공을 하게 되면 둘다 놓치게 될까봐 두려웠고, 주전공 학점이 안좋으면 취직이 안된다는 소리에 매번 포기하였습니다. 그리고 명색이 기계과인데 전공에 적성과 흥미가 없더라도 버텨 내기만 한다면 메이저 대기업에 취직은 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나름 후회없이 열심히 하여 전공학점 3.65로 졸업을 하게 되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기계 직렬 직무면접에서 전공 내용을 묻거나 문제를 푸는 상황이면 어김없이 밑천이 드러났고 작년 하반기부터 이번 상반기까지 최종단계에서만 10번이상 낙방을 하게 된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직무로도 지원을 해보았지만, 아무리 설득해도 해당 전공이 아니라고만 반복해서 말하는 면접관, 다대다 면접에서 잘 봤다고 생각했지만 알 수 없이 불합격하는 상황도 겪었습니다.

그래서 전공을 바꾸자는 생각을 해서 고려한 것이 대학원 입니다.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취미로 competitive programming 연습을 해왔기 때문에 C++/ Java에 익숙하고 학부과정에서 다루는 거의 대부분의 알고리즘은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BOJ에서 활동중이어서 학교내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카이스트 전산학부에 지원하였으나 컴퓨터 관련 과목 수강 내역이 없고 낮은 학점 때문인지 서류에서 낙방하였습니다.

현재 나이도 들어가고 빨리 선택을 해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정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대로 계속 기계공학 전공을 살려 취직 준비를 해야할지, 아니면 하루라도 빨리 자대 또는 타 대학교 컴퓨터 공학 대학원에 컨택을 하여 전공을 바꿔야 할지 정말 고민이 많이 됩니다. (왠지 저한테는 해당되지 않은 것 같은)취업 깡패라고 불리는 기계과 전공을 버리고 뒤늦게라도 적성과 흥미에 맞는 전공을 선택해서 전공을 바꾼다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인지 사회에 계신(관련 경험이 없더라도) 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학부과정에서 연구를 하면서 대학원 생활을 옆에서 지켜보았고 현재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친구들로부터 대학원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각오는 어느 정도 되어있습니다.

  • zhfxmfpdls ()

    일단, 매우 안타깝습니다. 남일이 아닌거 같네요. 저도 어렸을때부터 컴퓨터 일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일단 한가지 먼저 물어볼게요.
    기계 직렬 직무 면접에서 전공을 묻는데 밑천이 드러났다고 말씀하셨는데..
    소프트웨어쪽으로는 전공도 안하셨는데 밑천이 안드러날 수 있는지요?
    좀 그게 신기해서 물어보는 것입니다. 다그치는게 아니에요.

    프로그램 개발만 잘한다고 컴공의 소양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초중급 단계의 개발은 비전공자도 곧잘 하더라구요. 감각만 있으면.. 고급부터 이야기가 달라져요.
    단순히 컴공에서 배우는게 C++/Java 개발하는걸 배우는것 만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제가 첫회사 신입으로 입사할때 (기술면접이죠) 면접관에게 받은 질문이 생각나서. 말씀드릴게요.
    "RDB에서, 특정 컬럼의 데이터가 Null일때, SQL질의 시 인덱스 조회를 하나, 안하나?"
    인터넷에서 답을 찾지는 마시고, 대답 바로 가능한지부터 한번 보시구요.
    데이터베이스 과목을 제대로 들었으면, 이런 문제에 대한 대답은 가능하실듯요..
    저도 별 어려움 없이 대답을 했고, 해당 회사에 입사를 했습니다..

    암튼, 예를들어 그렇다는 것이구요.
    컴퓨터공학이 단순히 C++/Java로 대표되지는 않는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겁니다.

    뭐 여튼... 글을 읽어보니, 왠지 어린시절 생각도 나고,
    꼭 대학원 입학하셔서, '컴퓨터공학' 전공을 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기업 입사시 은근히 전공 따지고, 개발쪽은 컴퓨터공학 선호합니다. 어쩔수 없더라구요.
    고등학교 시절의 꿈을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좋은 개발자 되시길 바래요.

  • 댓글의 댓글 북악선인 ()

    저는 글쓴이는 아닙니다만 기계공학과 학생이고, 컴퓨터공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zhfxmfpdls 님의 덧글을 보니까 느낌이 확 오네요. 확실히 전공자와 타전공자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나가다가 좋은 덧글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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