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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용 꼬리냐 뱀 머리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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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닥 작성일2002-02-28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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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기에 이것은 현실인식에 관한 문제입니다.

제가 느낀 한국의 직장생활은 뱀 머리가 될 가능성이 없다는 절망감 뿐이었거든요.

연구소의 직장 상사들은 저로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걸출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직장 상사를 평가하는 기준이 저 부장은 누구의 줄이다, 저 이사는 로얄이다, 저 과장은 집이 준 재벌이라더라, 등등 상식적이지 않는 잣대이죠.

제가 다니던 직장의 연구소에서 저 사람 실력이 대단하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냥 인간성 좋은 넘이다, 사람 좋은 넘이다, 술을 끝내주게 먹는다더라, 노래방 가면 카수다, 만능 스포츠맨이다, 등등 전인적인 교육의 비참한 결과라고 해야할까요 ?

연구 결과와 같은 중요한 부분은 가뭄에 꽁나듯 화제가 될 뿐이고, 휴게실에 모이면 남 흉보기나 주식얘기하고, 그것도 늘 돈 번얘기만, 누구누구 배우자는 돈 잘 번다더라, 피씨방 하면 돈 잘번다더라, 누구누구 복권당첨 됐다더라, 등등이 평범한 화제이죠.

그런 분위기에서 뱀머리가 될 가능성은 사전에 봉쇄되어 있는 셈이죠. 차라리 용꼬리지만, 그래도 내가 어딘가에 쓸모가 있구나 하는 느낌으로 산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천민자본주의가 대한민국에서 희망이라는 것을 없애버렸습니다. 희망이 없는 곳에서는 꿈을 꾸지 못합니다. 꿈꾸지 않는 자는 과학을 할 수가 없어요. 과학이 없는 엔지니어링은 반쪽일 뿐입니다.

꿈을 꿀 수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합니다, 엔지니어들은.

댓글 1

류근호님의 댓글

류근호

  정말로 공감이 가는 글. 꿈꾸는 식물=이땅의 과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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