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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과정을 포기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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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작성일2010-11-2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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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재 국내대학원에서 통합과정으로 있는 대학원생입니다.
대학원에 들어온지도 어느덧 3년..
어려서부터 집에선 의대를 원하셨지만 우겨서 PKS급 공대에서 학부를 마치고 국내대학원에 입학하였습니다.
어릴때부터 과학에 관심이 많아서 당연히 제 적성이겠거니 하였습니다만,
대학원 생활, 그리고 이공계의 현실은 제 기대와 많이 달랐습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연구에 소질이 있는 편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데 무려 3년이 걸렸네요..

청운의 꿈을 안고 인류와 조국의 과학 발전을 위한 멋진 연구를 하고자 하였으나
너무 막연한 꿈이었다는 생각이 들고,
제 자신의 능력이 참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가득합니다..
소위 괴수라고 불리우시는 지도교수님 밑에서 몇년을 지내다 보니 힘든 것도 힘들지만
밝았던 성격도 참 많이 소심해 졌다고 느낍니다.

이런 생활을 버텨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나보다 몇년 앞선 선배님의 더욱 찌든 모습을 보면..참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젠, 연구에 대한 흥미를 완전히 잃었습니다.
세계, 조국 이런 허황된 단어보다
부모님, 가족,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저는 통합 수료되는 시점 이후 바로 병특으로 취업을 한 뒤,
제 2의 인생을 계획하려 합니다.
그것이 회사원이든, 전문직이든, 공무원이든..
제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과학 전문인과는 거리가 먼 삶이겠지요..
하지만, 제가 학부로 부터 약 7년간 배워왔던 공학적으로 생각하는 법은 어디선가 저에게 영향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글을 남기는 이유는
제가 학부 1학년 때부터 (다른 닉넴으로) 가끔 질문을 남겼던 사이엔지 선배님들께
일종의 인사를 드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혹시 저와 같은 경험이 있으신 선배님이 있으시다면
저에게 조언을 해 주십사하는 간절한 마음 때문입니다.
(혹시 이것이 학위과정에 있는 일종의 슬럼프이고 계속 이곳에 버티는 것이 맞다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시는 일에 항상 기쁨이 가득하시길..!!
 

댓글 8

서시님의 댓글

서시

  슬럼프일 수도 있고 차가운 현실 인식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드릴 말씀은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뜨겁게 가지시고

목적한 바가 확실해지시면 과감하고 후회없게 밀고 가시라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 나이면 아직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잠재력 있는 나이입니다.

소위 마지막 기회죠.

R_B_님의 댓글

R_B_

  심신이 다 소진된 상태이신 것 같네요.

겨울이지만 시간을 내어 근교에 놀러한 번 가세요.
창덕궁 후원도 좋고 신촌 연세대 뒤 안산도 좋습니다.

신세계님의 댓글

신세계

  저희 형도 과고-카이스트 나왔지만 설치전으로 갔습니다.
현재 상황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병특하면서 푹(?) 쉬시고, 의치전 쪽을 열심히 준비해 보세요. 충분히 '도전적인' 영역입니다. 동기, 선후배에 이런 케이스가 많지만 후회하는 사람은 아직 한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여길 왜 이제서야 왔나 후회하는 사람은 몇 있습니다.

신세계님의 댓글

신세계

  아 좀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저희형도 박사학위 과정중 그만두고 갔습니다.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런 케이스 많습니다.

haqan님의 댓글

haqan

  정말 어려운 시기인 듯 싶네요.
저도 슬럼프일 때 여기 들어와서 다른 사람들의 고민들과 힘겨운 삶에 대해서 곁눈질 많이 했습니다.
저는 박사과정 중 지도교수도 바꾸고 회사도 이직하고 참 많은 어려운 시기들이 있었습니다. 그 때마다 시작한 공부를 포기하고 싶은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작도 어렵게 했는데, 쉽게 졸업하면 남는 것도 없을 것이고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야 참다운 인생의 보람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주변에 박사 졸업하신 선배님들이나 성공(?)하신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들 어렵고 힘든 시기가 있었으며, 누구는 자살도 시도할려고 했던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모두 현재는 행복한 가정과 지위를 유지해 가고 있습니다. 저도 이제 막막하고 힘들었던 박사과정을 마치고 내년2월에 졸업하게 되었는데, 1년전만 해도 정말 힘들어서 학교이고 회사고 다 때려 치울려고 했습니다.(저는 회사다니면서 학위과정을 파트로 했습니다.^^)그래도 딸과 와이프가 있는데, 어떻게든 넘기고 이제 졸업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인생에서 가끔식은 내가 어찌 해볼 수 없는 막막하고 답답한 시기, 슬럼프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지나갑니다. 저 같은 경우는 주변에 사라믈을 만나 상담하고 지인들에게 도움과 조언을 구하러 일부러 돌아 다녔습니다. 그게 어찌 보면 세상을 조금 더 넓고 풍요롭게 볼 수 있었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다시 제 자신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같구요...
내일은 오늘보다 더 좋은 일들이 생길거라 믿고 힘내세요.
화이팅~~~!

긍정이님의 댓글

긍정이

  저도 학위 과정일때 아주 비슷한? 혹은 똑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교수님께 잘 말씀드리고, 수료하시고 특례도 취업하시는 것을 대단히 추천드립니다.

이공계가 아무리 힘들고 우울해도 학교보다는 나을 가능성이 상당히 큽니다.(짜임새 있고 큰 조직일 경우)

일단 거기서 호흡 좀 가다듬고 인생을 진행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트라우마님의 댓글

트라우마

  오랜만에 들어와보니 많은 댓글들이 달려있네요..
어찌보면 생판 모르는 사람일 수 있는 후배에게 따뜻한 조언들을 주셨네요.
모두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ㅠㅜ

솔직히, 요즘 며칠 쉬고 났더니 쓸데없는 오기가 더 생겨서
코스웍이 끝나면 그나마 수업부담이라도 줄어들까 하여 더 버텨보고 싶은 마음도 들고 오락가락합니다..

물론 연구직으로 사는 것은 포기했지만, 학위를 중간에 포기하면 평생 상처로 남을 것 같아서요..선배님들 고견을 바탕으로 후회없는 결정하겟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드려요...^^


sonyi님의 댓글

sonyi

  코스웍 끝내고 그만두시죠..
나중에 연구직으로 있다가 파트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공학쪽에 비전이 있다면(?) 이런 길도 있습니다.
(뭐 저를 봐서.. 그다지 좋은 길같지는 않습니다만.. 좀 힘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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