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로 아픔을 잊어라 > 과학기술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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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로 아픔을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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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 작성일2004-03-0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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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 만드는 환상의 세계가 아픔을 잊게 한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가상현실에 빠져들게 함으로써 고통을 더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미국 시애틀의 Harborview 메디컬 센터의 호프만 박사(Dr. Hunter Hoffman)는 ‘스노우월드’와 ‘스파이더월드’라는 가상현실 세계를 만들어, 아픔을 느끼는 환자들에게 체험케 했다. 한마디로 가상현실에 정신팔리도록 한다는 것이다.

스노우월드는 빙산과 얼음동굴 사이를 여행하면서 북극곰과 펭귄을 공격을 막아내는 일종의 3D 게임이다. 외상을 심하게 당한 환자인 마이크 로빈슨은, “간호사가 내 붕대를 갈 때엔 정말 미치도록 아팠다구요. 그런데 가상현실 속에 들어가 있는 동안에는 간호사가 뭔 일을 하나보다, 그 정도에요. 심지어 내 상처를 건드려도 별로 신경쓰이지도 않더군요.” 라고 말한다. “글쎄, 내가 스노우월드 안에 있을 때엔 간호사가 뭘 하는지 생각하지 않게 되거든요.”

이러한 가상의 무통치료가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의사들은 ‘정신산만 원리’라는 것에서 그 설명을 찾는다. 인간의 뇌는 주의 깊게 신경쓰는 데에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있는데, 어느 한 곳에 집중하도록 하면 다른 것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무감각해진다고. 한마디로, 엄청나게 아프다 라는 느낌도 그것을 아프다고 ‘쓸데없이’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호프만 박사는, 고통은 심리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에 가상현실 자체가 고통을 제어하는데에 직접적 효과를 가진다고 주장한다. “신경신호로 들어오는 통증의 신호가 있지만, 별로 크게 여기지 않는다는거죠. 왜냐면 다른 데 정신팔리면 그럴 여유가 없거든요.”

너무 재미있게 놀다보니 다친 것도 몰랐다는 경험 정도는 다들 있을텐데 새삼스럽기도 하지만,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가상현실이 의학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재미있다. 주변에 입원한 사람이 있다면, 게임기라도 하나 갖다주는게 어떨까.

[기사 소스: BBC http://news.bbc.co.uk/1/hi/sci/tech/3514937.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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