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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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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 작성일2004-03-0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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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와 파충류의 수컷 성기는 별개의 경로로 진화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구조와 모양에 있어서 공통의 목표를 지향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미국 메사추세츠 대학의 기능구조학자인 다이안 켈리는 포유류의 그것에 대해 연구한 결과, 두 층의 콜라겐 섬유질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았다. 한 층은 축방향, 다른 한 층은 그것을 둘러 수직방향으로 되어 있는데, 혈액이 꽉 채워지면 매우 단단해져서 굽혀지지 않을 정도가 된다. 축방향에 수직한 섬유질들은 그것의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게 한다. 켈리는 포유류와 전혀 동떨어진 계통의 동물들도 같은 지향점을 갖고 진화해 온 것을 신기하게 여기고 연구에 착수했다.

포유류인 아르마딜로와 파충류인 거북의 그것을 조직 편광 분석을 통해 조사한 결과, 비슷한 콜라겐 섬유질 패턴을 가지고 있음을 밝혔다. 이 결과는 최근 Biology Letters 지에 실렸는데, 이 연구가 학문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파충류와 포유류의 그것은 배아 단계에서는 전혀 다른 조직으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완전히 상관없는 경로로 같은 디자인에 도달한 것이다.

물론,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포유류는 두 층의 섬유질을 갖지만 거북은 다층구조를 갖는다. 즉 발기했을 때 거북의 그것이 훨씬 단단하고, 휘기 어렵다. 거북은 왜 더 단단한 그것을 가져야 했을까?

이 연구는 종과 무관하게, 진화의 방향은 문제 해결에 대한 비슷한 해법을 찾는다는 매우 중요한 해석을 가능케 한다. 마이애미 대학의 비교생리학자인 오릴리는 말하길, 수직으로 배열한 섬유질이 다른 가능한 형태에 비해 뚝! 하고 꺾이기는 쉬우나, 그 모양을 믿음직하게 유지한다는 점에서 그정도는 감내할만 하다고.

[기사 소스 : Science online http://sciencenow.sciencemag.org/cgi/content/full/2004/301/2 / 야설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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