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회 SCIENG 과학기자상 수상자 인터뷰 > 과학기술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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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회 SCIENG 과학기자상 수상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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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 작성일2008-02-27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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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공지한 바와 같이, 제 2회 SCIENG 과학기자상은 한국방송(KBS) 이은정 기자가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 제 2회 SCIENG 과학기자상 수상자를 공고합니다.

며칠 전,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사무실에서 이은정 기자께 트로피와 부상(SCIENG 티셔츠 2매)을 전달하고, 수상자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아래는 수상자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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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g : 제2회 Scieng 과학기자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이은정 : Scieng는 창립 이후 제가 계속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아온 단체입니다. 과학기술계의 시민단체격인 Scieng에서 상을 주시니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받은 몇개의 상 가운데 상금과 부상은 가장 적지만 애착이 가장 많이 가는 상입니다(웃음). 우리 회사에도 Scieng에 대해 설명하면서 수상 사실을 알렸더니 의미있는 상이라고 좋아했습니다.

Scieng : 이은정 기자님은 오랜 신문기자 생활 끝에 작년에 방송국으로 옮기셨는데, 계기라도 있으십니까? 그리고 신문기자와 방송기자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이은정 : 방송으로 옮기게 된 것은, 지난번에 황우석 줄기세포 파문 등을 지켜보면서 방송의 중요성과 대중적 파급력 등을 절감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요... 또한 예전부터 대중들이 과학기술의 개념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 뉴스 등을 영상으로 옮겨보고자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신문과 방송의 차이라면, 신문은 아무래도 전문성의 측면에서 좀 더 심층적인 취재와 기사가 가능한 반면, 방송은 최근의 수능문제 오류 사태와 같이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효과와 파급력이 훨씬 크다고 생각됩니다. 방송은 과학기술 뉴스를 음성과 영상/그래픽으로 옮겨야 한다는 점에서도 좀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목소리로 뉴스를 전달해야 한다는 점이 다소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신문은 길게 기사를 쓰는 것도 가능하지만, 방송은 제한된 짧은 시간 내에 내용을 전달해야 하므로 개성 표현도 그렇고 여러 어려움 등도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음성과 영상을 통해서 뉴스를 전달하는 것도 매우 전문적인 영역임을 최근 깨달으면서 나름대로 재미도 느끼고 있습니다.

Scieng : 기자생활을 하면서 그간 가장 기억에 남는 의미 있던 일과, 가장 어려웠던 경험은 무엇입니까?

이은정 :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경찰서에 출입하던 수습기자 시절에 구강청정제를 사용한사람의 음주운전 측정에 관해 특종기사를 쓴 일이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구강청정제에 알코올 성분이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주시하지 않은 채, 경찰에서는 막무가내로 음주운전으로 몰아가던 상황이었지요. 이공계 출신 기자였기 때문에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그러한 특종을 터뜨릴 수 있었고, 이후 일반 사건에서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황우석 사태를 겪을 무렵이었는데, 취재와 보도를 하면서 기자와 전문가로서의 역할 등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과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즉 예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과학기술인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 등을 고려해서 과학기술 관련 기사는 좀 더 띄우는 쪽으로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었거든요. 하지만 그 사건을 계기로 과학기술이라 해서 다 ‘선’은 아니고 인간사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모든 면이 다 있으며, 따라서 기자들도 좀 더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Scieng : 몇 년 전에 박사학위를 취득하셨는데, 학위 공부가 기자생활에도 도움이 되었는지요?

이은정 : 학위 논문에서 배아복제를 둘러싼 생명윤리 논쟁을 다루었습니다. 박사과정을 밟으며 논문을 직접 써보니 연구와 논문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게 됐고, 이때 알게된 전문가들이 향후 취재원이 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인문학의 측면에서 과학기술을 조명할 수 있어 기자로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Scieng : 아직도 우리나라 언론에서 과학기술 분야가 열악한 형편인데, 과학기자로서 방송국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이은정 : 거의 처음이라는 점에서 물론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방송(KBS)은 취재와 보도가 자유롭고 공영방송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장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면, 광고가 없으므로 시청률 등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점을 충분히 활용하면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적 이해 증진 등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보여 집니다.
다만 관련 컨텐츠나 전문 인력 등이 여전히 부족한 것이 문제인데, 앞으로 과학전문 기자 이외에도 이공계 출신 일반 기자나 PD 등도 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Scieng : 상당히 희망적으로 들리는군요. 앞으로 기대하겠습니다.

이은정 : 우리도 외국의 저명 공영방송들처럼 좋은 과학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학 프로그램들도 품격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방송과 과학을 융합하는 것이 초기 영역이긴 하지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크다고 보여 집니다.

Scieng : 과학기술인들을 취재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이은정 : 예전에는 과학자들을 섭외할 때에 거의 매달리다시피 하는 등,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나아졌습니다. 과학자 사회에서도 언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높아진 듯한데, 사회 전반적인 발전과 아울러 과학기술인들의 의식도 많이 발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최근에는 출중한 연구능력을 지닌 과학자분들도 언론에 협조적인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Scieng : (이은정 기자님이 최초로 보도했던) 최근의 수능시험 물리문제 오류 사태에 대해 한마디 해주신다면...?

이은정 : 수능시험 물리문제 출제 오류에 대해 한국물리학회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이 매우 결정적이었는데,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관련 학회의 입장 표명이 매우 소극적이었던 예전의 다른 사건들과는 크게 비교되는데, 아마도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학습효과도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또한 그 과정의 이면을 잘 살펴보면, 청와대 교육담당 비서관이 물리교육을 전공한 과학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문제의 해결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공계 출신 인사들이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웅변하고 있다고 봅니다. (Scieng도 대폭 동감!)
그리고 그간 여러 일들을 거치면서 과학기자들 사이에서도 문제 해결을 향한 일종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던 것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했다고 봅니다.

Scieng :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Scieng 회원들 혹은 과학기술인들에게 바라는 점이나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해 주십시오.

이은정 : 저는 과학기술인들의 잠재력이나 정직성 등을 기본적으로 깊이 신뢰합니다. 따라서 주요 사안에 대해 ‘원칙성’을 강조하는 과학기술인 집단의 대응 자세 등은 대부분 옳다고 생각되며, 더욱 살려 나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간혹 보면 문제를 전체적 틀에서 조명하지 못하고 너무 지엽적인 부분에 집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Scieng 댓글들에서도 가끔 그런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의 정부조직 개편 방안에서 과학기술인 집단의 대응 등을 예로 들어 본다면, 상당수 과학기술인들이 그 과정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계 전체의 힘의 결집과 전략의 부족이라는 면에서 문제가 드러났다고 느껴집니다. 또한 이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일처럼 열심히 매달리는 과학자가 과연 얼마나 있었나 돌아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정부 조직 개편 방안이 최초의 안보다 더 우려스러운 방향으로 흘러갈 때도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Scieng나 과학기술인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언론기자는 사실 등을 ‘보도’할 수는 있지만, ‘주장’을 할 수는 없습니다. 과학기술인의 힘을 효과적으로 결집시키고 이를 옳은 방향으로 활용한다면,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댓글 2

준형님의 댓글

준형

  조금은 늦었지만, 다시 한번 축하 드립니다.

익명좋아님의 댓글

익명좋아

  상을 드리는 분은 누구세요?성함이 궁금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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