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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예보의 역사와 오늘날의 일기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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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작성일2017-07-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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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장마철을 맞이하여 폭염이나 기습폭우 등 기상청의 일기예보에 더욱 관심을 가져할 즈음이다. 간혹 틀리기도 하는 예보로 인하여 기상청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이 쌓이기도 하는데, 기상예보의 역사 및 오늘날 일기예보가 이루어나는 과정을 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우리 속담이나 전해오는 이야기 중에도 일기예보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달무리가 지면 비가 온다.”든가 “저녁놀이 아름다우면 날이 맑다.”는 이야기 등은 오랜 경험에서 나온 일기예보 형식의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은 아주 옛날부터 다른 나라에서도 전해졌던 것으로 보이며,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322)는 이를 정리하여 ‘기상학’이라는 책을 저술하였는데, 중세시대까지 기상과 관련된 학문의 교과서처럼 읽혀져 왔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 또한 기상과 관련된 속담들을 책으로 정리하였는데, 이들은 과학적 이론이나 관측보다는 오랜 경험에 의해 얻어진 지식이라 볼 수 있겠지만, 기상학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에 보아도 매우 정확한 것들이 많다고 한다.
 
 중세시대에는 점성술의 하나로서 기상을 점치는 사례가 많았고, 17세기에 독일의 게리케(Otto von Guericke; 1602-1686)는 과학적 기상예보로 볼 수 있는 예측을 하기도 하였다. 진공에 관해 연구하여 ‘말 16마리가 끄는 진공 반구실험’을 보인 것으로 유명한 그는 이를 바탕으로 기압계를 만들었고, 마그데부르크의 시장으로 일하던 당시 날마다 관측하던 기압계가 갑자기 내려간 것을 보고 곧 폭풍우가 몰아칠 것을 예언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핼리혜성’으로 유명한 영국의 천문학자 핼리(Edmund Halley; 1656-1742)는 기상학과 해양학의 개척에도 큰 공헌을 하여 북위 30°와 남위 30°사이의 계절풍과 무역풍의 평균 상태를 밝혀내는 등, 훗날 기상도에 의한 일기예보를 가능하게 한 바탕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1780년대부터는 유럽에서 기상학회를 중심으로 조직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되어 후에 기상도가 그려지기도 하였고, 훔볼트(Alexander Von Humboldt; 1769-1859) 등 독일의 기상학자들은 계절별 등온선의 특징이나 기류, 해류, 지표의 높이 등이 등온선에 미치는 영향, 남반구와 북반구에서의 바람의 특성 등에 관해 많은 연구성과를 남겼다. 그러나 이들이 그린 기상도는 주로 몇 년 이상의 오랜 관측기록에 의한 것이었지 내일의 일기예보를 가능하게 할 정도로 최신의 것은 아니었다.
 19세기 중반 이후 교통, 통신수단이 차츰 발달함에 따라, 여러 곳의 기상관측기록을 신속히 모아서, 종합적인 기상도를 그려서 일기예보를 하는 정도로 발전하였다. 1848년부터 영국에서는 신문에 일기예보가 실리기 시작했고, 프랑스에서는 1854년에 군함이 폭풍우에 침몰한 사건을 계기로 정부 차원에서 기상도의 발행 및 일기예보를 시행하였다. 결국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미국 및 유럽 등의 선진국들은 일정 정도의 과학적인 기상예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제대로 된 일기예보가 나오려면, 먼저 여러 지역의 기상 측정 자료들이 풍부하고 정밀해야 하며, 다음에는 이것을 토대로 컴퓨터 등으로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서 마지막으로 기상예보관들이 과거의 경험 및 종합적인 자료 등을 근거로 최종 판단을 정확히 내려야 한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매 시간단위 마다 하늘, 땅위, 바다 등의 온갖 기상 현황을 세밀하게 측정하여 파악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 라디오존데, 인공위성, 기상레이더, 관측용 항공기, 해상부표, 지상 관측소 등 여러 첨단과학기술의 기상장비들이 동원된다.
 라디오존데(Radiosonde)는 고층 기상의 연구를 위해 1930년대부터 사용된 장비로서, 전파를 발사할 수 있는 무선 송신기를 기구에 매달아 높은 상공에 띄워놓은 것이다. 그곳의 기온, 기압, 습도 등에 따라 발사되는 전파의 파장이 바뀌게 되므로, 지상에서 그 전파를 수신하면 상공의 기상 상태를 알아낼 수 있다. 기상관측용 인공위성은 지구대기를 24시간 감시하는 역할을 하므로, 태풍, 허리케인 등의 발생 및 발달, 이동경로, 소멸과정 등을 추적할 수 있고 넓은 지역의 구름사진도 찍을 수 있다. 
 기상레이더는 산꼭대기 등에 설치되어 구름의 수분량, 속도 등을 관측한다. 그리고 지상의 기온, 습도, 바람 등은 여러 곳의 유인 관측소 및 무인 자동관측장치 등이 파악해낸다. ‘부이(buoy)’라고도 불리는 해양관측용 부표는 바다에 떠서 바다의 조류, 수온, 바람 등을 파악하는데, 해양예보 및 장기 기상 변화의 정확한 예측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게 여러 곳에서 측정된 기상관측 자료들은 통신망을 통해 기상청의 중앙컴퓨터로 모아지며, 세계 각국에서 측정된 기상자료들도 세계기상통신망(GTS)을 통해 수집된다. 일기예보의 발달과정은 곧 컴퓨터의 발달 역사와 같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컴퓨터에 의한 분석과정은 무척 중요하다. 수많은 기상자료 및 기상변수들을 입력하여 엄청난 계산 분량을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할 수 있는가 여부는 컴퓨터의 성능 및 연산속도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도 슈퍼컴퓨터를 도입하여 운용하고 있다.
 “옛날과 달리 슈퍼컴퓨터도 있는데 일기예보는 왜 여전히 틀리는가?”라는 대중들의 불만이 고조되기도 하는데, 근래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기후환경이 격변하고 각종 기상이변이 일상화되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기상청들이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오늘 서울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갯짓을 하면 내일 뉴욕에서 폭풍이 몰아칠 수도 있다.”는 카오스이론의 유명한 비유처럼, 아무리 첨단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성능 좋은 컴퓨터를 이용해도 날씨를 100% 정확하게 예보하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By 최 성우
 

이미지1: 미국해양대기관리처(NOAA) 인공위성이 촬영한 허리케인의 모습
이미지2: 해양관측용 부표인 부이(bu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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