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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 쓰레기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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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작성일2018-05-0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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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의 공감의 과학] 육해공 쓰레기 대란
재활용 쓰레기 대란의 여파로 아파트 단지마다 비닐과 플라스틱 등을 분리해서 버리기가 예전보다 까다롭고 번거로워졌다. 그러나 분리수거를 원활히 하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소의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 문제의 해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 유명 관광지인 필리핀의 보라카이 섬은 각종 하수와 쓰레기에 오염되어 결국 당분간 폐쇄하기로 하였다. 태평양 한가운데에 페트병 등의 플라스틱이 주를 이루는 거대한 쓰레기섬이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알려져 왔다. 최근에는 그 면적이 한반도의 7배 이상으로 커졌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완전히 분해되는 데에 매우 오랜 세월이 걸리는 플라스틱들이 잘게 부서지고 이를 먹이로 착각한 물고기와 바다새, 해양동물들이 섭취하면서 그 피해가 결국은 인간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오게 된다는 점이다. 비닐과 플라스틱은 불과 150년 전까지만 해도 지구상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물질이다. 이제는 플라스틱의 폐해로 인하여 차후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는 처지이다.
 
쓰레기 문제는 육상과 해상에 이어서 급기야 하늘에까지 번지게 되었다. 작동이 멈췄던 중국의 미니 우주정거장 톈궁1호가 우주 쓰레기가 되어 지난 4월 초에 지구로 추락하였다. 이번에는 별 피해를 주지는 않았지만, 이미 지구 상공에는 수억 개 이상으로 추정되는 크고 작은 우주 쓰레기들이 떠돌고 있다.
지난 2013년에 선보인 ‘그래비티’라는 영화에서는 우주 유영을 하면서 작업 중이었던 여주인공이 우주 쓰레기의 파편에 맞아 조난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돌진해 오는 미확인 우주 쓰레기 때문에 우주인들이 황급히 대피하거나 거대한 국제우주정거장(ISS)이 궤도를 바꿔서 움직여야만 했던 영화와 비슷한 위기상황이 실제로 여러 차례 발생한 바 있다.
다른 생물들에 비해 지구에서 살아온 기간이 매우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육·해·공을 온통 쓰레기로 뒤덮어놓은 인류는 지구 입장에서 보면 악덕(?)세입자인 셈이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쓰레기와 환경 문제에 대한 범세계적인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듯하다. 
 
최성우 과학평론가

[중앙일보] 2018.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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