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속여객기 콩코드의 탄생과 퇴장 > 과학기술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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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속여객기 콩코드의 탄생과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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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작성일2020-08-0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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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지속된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항공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적지 않은 항공사들이 파산의 위기를 겪고 있는가 하면, 일부 국가에서는 민간항공사를 국유화하는 방식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항공업계가 전반적 위기에 처한 요즈음,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오래전에 시장에서 퇴출된 초음속여객기 콩코드(Concorde)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한동안 초음속여객기의 대명사로 여겨져 온 콩코드기는 1950년대부터 계획되어 1960년대에 시험기의 조립 및 시험비행 등을 진행하였다. 영국과 프랑스 양국 정부가 공동으로 초음속여객기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였기 때문에 이 계획을 ‘협조’를 의미하는 콩코드라 지칭하였고, 이는 나중에도 여객기 이름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콩코드기는 일반 여객기와 달리 삼각형의 날개에 앞이 구부러진 뾰족한 모양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괴조’라고도 불렸고, 4발 제트여객기로서 최고 속도는 음속의 2배 이상인 마하 2를 돌파하였다. 
 1970년대부터 본격적인 운행이 추진되어 영국과 프랑스 양국은 약 20기의 콩코드 여객기를 제작하였고, 성능과 안전성 등을 확인하고 1976년 1월에 세계 최초의 초음속기 상업운항을 개시하였다. 콩코드의 운항을 담당하는 항공사는 양국을 대표하는 영국항공(British Airway)과 에어프랑스(Air France)였다. 기존 여객기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력으로 8시간 정도 걸리던 뉴욕과 파리 사이를 3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었으므로, 시간에 쫓기는 사업가나 매우 부유한 사람들이 주요 고객으로 콩코드기를 이용하였다.

 콩코드는 초음속여객기로서 일반 여객기보다 월등히 빠르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지만, 이에 못지않게 여러 단점을 지니고 있었는데, 결국은 콩코드가 시장에서 퇴장하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가장 큰 단점은 매우 비싼 항공요금으로서 일반 여객기의 1등석보다 3배 이상의 고가였고, 일반석을 기준으로 하면 15배 정도가 비싼 셈이었다. 반면에 기체의 폭이 좁아서 다른 여객기의 일반석처럼 비좁은 좌석을 4열씩 배치하였기 때문에, 요금에 걸맞은 쾌적한 여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콩코드여객기는 비좁은 좌석에도 불구하고 최대로 가능한 좌석이 131석에 불과하였고, 운항회사들은 승객의 불편 등을 감안하여 좌석을 100석 정도로 유지하였다. 따라서 콩코드기는 처음부터 경제성에 상당한 문제점을 내포하였던 셈이다. 더구나 상업적 운항이 시작된 1970년대에는 전 세계적인 석유파동으로 인하여 유류비가 급격히 올랐던 터였다.
 비행기가 초음속을 내기 위해서는 물론 연료를 엄청나게 많이 소모할 수밖에 없는데, 초음속여객기의 문제는 과다한 연료 소모와 비싼 요금 이외에 더 있었다. 즉 갈수록 전 지구적으로 중요한 관건으로 대두되고 있는 환경문제를 야기하였던 것이다.
 여객기가 너무 많은 연료를 필요로 한다는 것 자체가 친환경적이지 못하겠지만, 이밖에도 콩코드기가 이착륙 시 등에 발생시키는 소음이 큰 환경문제로 대두되었다. 즉 초음속비행기는 음속을 돌파하는 순간 이른바 소닉 붐(Sonic boom)이라 불리는 큰 소음을 내게 되는데, 이 충격파는 원뿔형으로 확장되면서 강하게 전달되기 때문에 지상에 갖가지 피해를 주게 된다.

 빠른 속도와 아울러 콩코드기의 드문 장점이었던 안전성마저도 의심받게 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콩코드는 기존의 여러 문제에 더하여 큰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상업운항을 시작한 이후 20여년 간 사소한 타이어 파손 사고 이외에는 단 한 건의 인명피해 사고도 발생하지 않아, 부유층인 승객들이 안심하고 탈 수 있어서 그나마 유지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2000년 7월 25일 에어프랑스의 콩코드기가 파리 샤를드골 공항을 이륙한 직후 갑작스런 화재와 함께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100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전원 사망하였다.
 사고의 발생은 앞서 출발한 비행기에서 떨어져 나간 금속 조각이 원인을 제공하였기 때문에, 기체의 결함이나 조종사의 과실로 보기 어려운 불운이 겹친 결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을 계기로 콩코드의 안전성 문제와 설계 결함 등이 지적되어 이후 약 1년여 간 운항이 중단되었다.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기체를 개조하고 2001년 9월 콩코드의 운항을 재개하였지만, 승객은 예전보다 더 줄어들었고 결국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운항회사들은 2003년 운항 중단 방침을 확정하였다. 에어프랑스는 2003년 5월에, 영국항공은 2003년 10월에 마지막 승객들을 태운 고별비행을 한 이후, 콩코드 기체는 여러 나라의 항공우주박물관에 전시되는 신세가 되었다. 
 초음속여객기 콩코드는 애초의 기대와는 달리 결국 시장에서 퇴출되고 말았는데, 그 원인으로는 경제성 및 환경문제, 그리고 2000년의 폭발사고 등이 꼽힌다. 그러나 사고 이외의 여러 문제들은 콩코드기가 탄생한 직후부터 지적되었던 것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27년간 동안이나 상업운항을 유지하였다는 사실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즉 콩코드기의 등장 및 퇴장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며 기술경제학적, 과학기술사회학적 측면에서 여러 가지로 살펴볼 만한 요소들이 적지 않은데, 다음 글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By 최성우

이미지1: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소닉 붐
이미지2: 2003년 마지막 비행 이후 항공우주박물관에 전시된 콩코드 여객기 ( ⓒ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댓글 2

Hithere님의 댓글

Hithere

콩코드의 가장 큰 단점은 만불을 내고 3시간밖에 못탄다는 점이죠...

최성우님의 댓글

최성우 댓글의 댓글

요즘 많이 쓰는 용어로 표현한다면 이른바 '가성비(價性比; cost-effectiveness)의 문제'가 가장 크겠지요...   
후속 글도 올렸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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