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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로마인 이야기 14, 그리스도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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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무한도전 작성일2008-07-16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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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 시작한 로마인 이야기가 상당히 왔습니다.
너무도 유명한 책이라 별 말은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두가지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서 갈무리 합니다.

1) 하나는, [율리아누스] 황제 시대에 대한 정치를 논하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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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 기구는 내버려두기만해도 비대해진다. 그것은 그들이 자기 보존을 최우선으로 삼기 때문이다. 다른 세계와 달리 관료 세계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켜 자기 보존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동류 - 바꿔 말하면 '기생충' - 를 늘리는 방법으로 실현한다. 따라서 그들에게 자기 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기대에 어긋나는 결과로 끝나게 마련이다. 관료 기구의 개혁은 관료들을 '강제로 복종시키는 힘'을 가진 권력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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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나 세상이 달라지는 것이 없는지...


2) 다른 하나는, 철학에 대한 짧막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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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는 고대에도 존재했던 모양이다. 영어로 투기를 뜻하는 speculation의 어원은 라틴어 낱말인 'speculatio'다. 원래는 척학 용어로 심사숙고한다는 뜻이다. 인생의 진리를 심사숙고하면 철학이 되고, 돈벌이의 진리를 심사숙고하면 투기가 된다.

그리스 철학자의 첫 주자는 당시에 이오니아 지방이라고 불린 소아시아 서해안의 밀레투스에서 태어난 탈레스라는 것이 정설인데, 기원전 7세기부터 6세기에 걸쳐 살았던 이 철학자는 유쾌한 에피소드를 남겨준 점에서도 현세적이고 지중해적이다.

한 번은 깊은 생각에 잠겨 길을 것고 있던 탈레스가 도랑에 빠지고 말았다. 그것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비웃었다. 철학자는 실제로 쓸모있는 일은 아무것도 모하는 인종이라고.

탈레스는 이 비판을 반증하기로 결심한다. 무엇을 계산했는지는 잊었지만, 무언가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 그 해에는 올리브 수확량이 대폭 늘어난다고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탈레스는 밀레투스 주변의 착유장을 모조리 빌렸다. 올리브 생산자가 올리브유를 시장에 내다 팔고 싶어도 탈레스가 빌린 착유장에서 기름을 짜주지 않으면 시장에 내놓을 수 없도록 독점체제를 갖춘 것이다. 이리하여 탈레스가 떼돈을 번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철학은 다른 방면의 일에는 쓸모가 없는 학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철학의 진수는 지식이 아니라 사색이다. 체조가 근육을 단련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색은 두뇌를 단련한다. 바꿔 말하면 심사숙고하는 작업에 익숙해진다. 사색하는데 익숙해져 있으면, 사색의 대상이 철학든 투기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탈레스는 실증했다. 철학은 다른 방면에도 쓸모있는 학문이라는 것을 실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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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생전 이야기는 도처에 있나 봅니다.
탈레스, 허생, 현대에는 케인즈까지...
갈무리를 조금 더 한 이유는
[철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고찰 때문입니다.

댓글 2

대갈님의 댓글

대갈

  올리브가 풍작이건 아니건, 착유장을 독점 했다면, 큰 돈을 벌 수 있었던 것 아닌가요?

서시님의 댓글

서시

  그닥 착유할 올리브가 별로 없었다면 떼돈 벌긴 어렵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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