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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새내기에게 작은 고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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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213 작성일2018-02-03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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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전기컴퓨터공학부라는 곳에 들어가게 될 대학생 새내기입니다.
제가 들어가는 학부에서는 2학년 때 전기과와 컴퓨터공학과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컴퓨터공학과를 생각하고 대학에 지원했었습니다.

제가 컴퓨터공학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암호’ 때문이었습니다. ‘암호학’이 ‘수학과’에 진학한 다음에 배울 수 있는 것이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자연대학보다는 공과대학을 나와야 취업이 잘 된다’, ‘자연대학은 진짜 천재들만 가야 먹고 살 수 있다’라는 주변의 말씀에 ‘그럼 컴퓨터를 이용해서 보안성이 높은 암호에 대한 개발, 연구를 하면 되겠다.’라는 생각으로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차세대 암호는 ‘양자암호’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저의 짧은 이해력으로는 ‘기존의 암호들은 수학적 복잡성을 기반으로 만들어 졌지만, 양자암호는 비가역적인 물리학적 자연현상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다른 개념의 암호다.’라고 알아들었습니다. 즉, 암호에 대한 연구가 이때까지는 ‘수학적’인 방식으로 접근되었다면 앞으로는 ‘물리학적’인 방식으로 접근된다는 얘기 같았지요.

충격이었습니다. 아직 대학공부는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내가 학과를 잘못 왔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재수를 했었습니다. 다른 재수생 분들도 그리 생각하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재수생활을 겪으면서 ‘시간이 정말 없다.’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드디어, 하고 싶은 것을 찾았습니다. 물론, 그게 정말 제가 평생을 좋아하며 할 수 있는 일인지는 아직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달리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잘못된 트랙에 들어와 있는 것인지 불안합니다... 막상 달리다가 잘못된 길이었음을 나중에야 깨닫고 시간을 허비하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저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햇병아리입니다. 그저 막연하게 ‘컴퓨터로 암호를 다루고 싶다.’라는 생각밖엔 없습니다. 조금만 미래를 생각해보면, ‘양자컴퓨터’, ‘양자암호’ 이런 쪽을 공부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저는 컴퓨터공학과가 아닌 다른 과(물리학과?)로 가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허접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숙한 학생에게 따끔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새내기에게 뭔가 일러두고 싶은 말씀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댓글 7

돌아온백수님의 댓글

돌아온백수

호기심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것입니다. 계속 공부하시면 됩니다.

크립토님의 댓글

크립토

양자암호, 양자컴, 양자통신 등 다양한 용어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사실 목적하는 바는 많이 다릅니다. 또한 현재 전세계가 모두 쓰고 있는 현재의 ‘암호’도 또 다릅니다. 일단 어떻게 다른지를 아시려면, 많은 공부가 필요합니다. 수박 겉모습만 보는 분들이 더 많은 상황이니, 본인 스스로 공부를 아주 많이 하셔서(최소 석사) 그 진짜의 맛을 본인 스스로 느끼셔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의 현대암호가 며칠만에 나온 것이 절대 아닙니다. 급조된 것이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것입니다.

또한 암호는 혼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수많은 통신, 전자기기, 서비스 등과 결합되어 사용됩니다. 결국 다른 모든 IT가 그렇듯이, 융합되어야 합니다. 즉, 많은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암호를 한다는 것은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1) 새로운 암호 알고리즘을 만드는 설계 관점
2) 내 장비나 서비스의 국제/국내 표준에 쓰라고 되어 있는 암호를 최적으로 구현해서, 모든 서비스를 지원케 하는 구현 관점

설계 관점은 매우, 매우 어렵습니다. 즉, 전세계 모든 암호하는 사람들이 제시하는 헛점을 모두 방어해 내야 하는 일입니다. 현실적으로 암호알고리즘이 몇개 존재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국내 암호학자들이 만들었고, 공공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ARIA, SEED, LEA, HAS-160, LSH 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국제적인 활용도는 높지 않습니다.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뛰어난 ‘한글’을 사용하는 나라가 많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글로벌하게는 영어, 자국에서는 자국어를 쓰는 상황이라 이해하시면 될 듯합니다.

크립토님의 댓글

크립토

암호학의 미래는 밝습니다. 쉽지않은 분야이고, 능력자가 많지 않은 시장입니다. 대신 내가 잘 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남지만, 암호의 대가가 되겠다는 생각이시라면, 남들이 못하는 분야에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설계자와 구현자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축구에서 공격자가 공격만 잘하면 될까요? 최고의 공격수는 수비의 대가여야 합니다. 따라서 위에 언급한 1)과 2)를 모두 같이 보셔야 합니다. 마이클 조던이 최고의 공격수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당대 최고의 수비수였습니다.

전세계가 지금 당장 스마트폰(4G LTE), 유심, WiFi, Zigbee 등 거의 모든 곳에서 쓰고 있는 AES라는 암호를 설계하고, 구현하고, 검증하고 해서 미국 상무성의 표준으로 등재케 하신 분은 전자공학자입니다.(벨기에 루벤대학, 90년대 초기 개발 당시는 박사과정생)

AES에 담긴 핵심논리는 수학과 졸업생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떡주무르듯 사용하기 어려운 유한체(Finite Field)를 사용합니다. 실제 CHES라는 암호 하드웨어 국제학회를 가서보면, 젊은 발표자들이 수학전공인지? 전자공학전공인지? 컴공전공인지? 알 수 없을만큼, 발표내용이 모든 분야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흑묘 백묘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루벤대학의 프리닐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공학이든 컴공이든 수학이든 무엇을 전공했느냐가 중요한게 아니고, 무엇을 아는가? 하는 관점에서 대학원생을 뽑고, 전자공학자를 뽑지만, 실제 전자공학과 석박사 대학원 입학시험에는 유한체 등의 수학과 석박사 학생들도 쉽게 접근하지 않는 분야를 묻는다고 하십니다.

글쓰신 분의 목표가 국내기업의 취업이시라면, 국내 기업이 원하는 분야를 공부하셔야겠습니다.

만일 암호학자라는 큰 꿈을 갖고 계시다면, 전자, 통신, 컴공, 수학, 암호학 등을 학부에서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나면, 그 다음 길이 보일 것입니다.(예, 루벤대학의 COSIC 이라는 곳을 추천합니다.)

‘양자’라는 세상이 올 수 있습니다. 그래도 현재를 아닌 사람이 미래의 전문가가 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화이팅!

크립토님의 댓글

크립토

비트코인 등의 현재의 암호화폐에는 채굴에는 SHA-256이라는 해시함수, transaction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ECDSA(p-256)이라는 전자서명 알고리즘이 사용됩니다. 이 모두가 현대암호알고리즘들 입니다. 30여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들입니다. 그동안 연구되고, 입증되고, 구현되었기 때문에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많은 국내외 연구자들이 연구결과입니다.

따라서 5년, 10년후에는 또 다른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고, 거기에 맞는 암호알고리즘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누가 만들어 줄까요? 지금의 연구자들이 그때를 대비해서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즉, 새로운 IT 제품을 고민하듯이, 새로운 암호알고리즘에 대한 수요는 끝이 없습니다. 신약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듯이, 새로운 암호알고리즘에 대한 필요는 무궁무진합니다.

이러한 암호알고리즘에 대한 수요를 양자암호가 다 소화하지 못합니다. “양자암호는 원천적으로 도청이 불가능하다.”는 부분을 잘 생각해보시면, 사람들이 암호에 원하는 것은 도청불가(기밀성)만이 아닙니다.

무결성, 부인방지, 난수성, 가용성 등 사람들의 욕심이 끝이 없듯이 기밀성만 보장해서는 부족합니다. 양자암호가 모든 요구사항을 만족할까요? 만병통치약?

김치가 있어야 하지만, 김치만 먹을 수는 없습니다.

기밀성을 보장하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하지만, 나머지 반찬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즉, 양자암호가 우리 곁에 와도, 결국 새로운 암호의 필요성은 꾸준히 존재합니다. 암호학자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양자컴이 나오면, 현재의 암호들(RSA 등)이 깨진다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암호가 불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양자컴이 상용화되면 지금 쓰는 암호들이 위험해지는 것이고, 따라서 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암호가 필요할 것입니다.

지금 열심히 공부하시면,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미래의 그 시대를 지금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 공부를 많이 하셔서 준비하시고, 5년, 10년의 내공을 쌓으시면,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전문가가 될 것입니다.^^

VVIP님의 댓글

VVIP

양자암호 먼 얘기구요. 그냥 자기 전공이나 열심히 하세요. 어느 날 무슨 기술이 개발됐다고 기존 기술자들 한순간에 백수도되는것도 아니고 공학이란게 특정 전공자들만 뚝딱 만드는거 아닙니다.

VVIP님의 댓글

VVIP

글쓴이 분 마음가짐 어떤지 알 것 같습니다. 신입생으로서의 포부가 크고 미래기술에서 독보적인 전문가가 되고싶고 뭐 그런 마음이 있으실텐데. 진로는 자기가 겪고 배우면서 더듬으며 찾아가는거지  맨 처음부터 꼭대기만보고 100m짜리 다리를  미리 설계하고 건넌는 것과는 다소 괴리감이 있습니다.

각고님의 댓글

각고

어떤 전공에선 무엇무엇만 할수 있다고 딱 잘라말할수없습니다. 여러가지 길이 있지요

커리큘럼만을 보지말고 실제로 진학후 어떤어떤것을 할 수있는지를 알수있는방법은 계속

대학공부를 해보는수밖에없는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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