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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인데 진로문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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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작성일2018-08-22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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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에 석사 대학원 2년차에 학교를 그만두고 취업하여 기계쪽 경력이 13년차입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에 둘다 경험해보았는데 일적으로 따질때 대기업일이 저에게는
지나치게 쉬웠습니다. 차라리 중소기업의 일이 저에게는 더어려웠는데, 회사생활 10년 넘어가니깐
예전에 학교다닐때가 생각이 요즘들어 부쩍 많이 납니다. 중년의 나이에도 학교를 가서
석사라도 따는게 좋을까요 ?  전공쪽으로 공부를 좀 하고 싶은데 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댓글 3

이주남님의 댓글

이주남

손석희 사장도 40에 그만두고 대학원으로 떠난일화가 유명 하죠.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내가 지각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도 남보다 늦었고 사회진출도, 결혼도 남들보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4년 정도 늦은 편이었다. 능력이 부족했거나 다른 여건이 여의치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이렇게 늦다 보니 내게는 조바심보다 차라리 여유가 생긴 편인데, 그래서인지 시기에 맞지 않거나 형편에 맞지 않는 일을 가끔 벌이기도 한다. 내가 벌인 일 중 가장 뒤늦고도 내 사정에 어울리지 않았던 일은 나이 마흔을 훨씬 넘겨 남의 나라에서 학교를 다니겠다고 결정한 일일 것이다.

1997년 봄 서울을 떠나 미국으로 가면서 나는 정식으로 학교를 다니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남들처럼 어느 재단으로부터 연수비를 받고 가는 것도 아니었고, 직장생활 십수년 하면서 마련해 두었던 알량한 집 한채 전세 주고 그 돈으로 떠나는 막무가내식 자비 연수였다. 그 와중에 공부는 무슨 공부. 학교에 적은 걸어놓되, 그저 몸 성히 잘 빈둥거리다 오는 것이 내 목표였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졸지에 현지에서 토플 공부를 하고 나이 마흔셋에 학교로 다시 돌아가게 된 까닭은 뒤늦게, 한 국제 민간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얻어낸 탓이 컸지만, 기왕에 늦은 인생, 지금에라도 한번 저질러 보자는 심보도 작용한 셈이다.

미네소타 대학의 퀴퀴하고 어두컴컴한 연구실 구석에 처박혀 낮에는 식은 도시락 까먹고, 저녁에는 근처에서 사온 햄버거를 꾸역거리며 먹을 때마다 나는 서울에 있는 내 연배들을 생각하면서 다 늦게 무엇 하는 짓인가 하는 후회도 했다. 20대의 팔팔한 미국 아이들과 경쟁하기에는 난 너무 연로해(?) 있었고 그 덕에 주말도 없이 매일 새벽 한두 시까지 그 연구실에서 버틴 끝에 졸업이란 것을 했다.

돌이켜보면 그때 나는 무모했다. 하지만 그때 내린 결정이 내게 남겨준 것은 있다. 그 잘난 석사학위? 그것은 종이 한 장으로 남았을 뿐, 그보다 더 큰 것은 따로 있다. 첫 학기 첫 시험 때 시간이 모자라 답안을 완성하지 못한 뒤 연구실 구석으로 돌아와 억울함에 겨워 찔끔 흘렸던 눈물이 그것이다. 중학생이나 흘릴 법한 눈물을 나이 마흔셋에 흘렸던 것은 내가 비록 뒤늦게 선택한 길이었지만 그만큼 절실하게 매달려 있었다는 방증이었기에 내게는 소중하게 남아 있는 기억이다. 혹여 앞으로도 여전히 지각인생을 살더라도 절실함이 있는 한 후회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돌아온백수님의 댓글

돌아온백수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고민이 되시겠습니다만. 요즘 학교에서 과연?

도전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세요. 창업을 고민해보시는 것도 좋은 나이입니다.

mhkim님의 댓글

mhkim

40십이 넘으면 정말 고민을 많이 하죠. 제가 님의 나이때 여러가지를 시도 했습니다.  물론 회사를 그만두지는 못했죠. 자신의 스타일대로 모색하시되 너무 무모한 시도는 위험하죠. 위기는 기회라고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지만 보통의 사람에게는 위기는 위기  일 뿐이죠. 일종의 안전마진을 기본으로 준비해놓고 여러가지를 시도해보시길 바랍니다. 가정의 가장이라면 배수진은 피하는게 현명합니다. 완벽한 준비를 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은 없지만 비행기에서 뛰어 내릴때 낙하산은 기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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