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없는 '겉만 과학관' 우려 [2008. 4. 4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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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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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3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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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없는 ‘겉만 과학관’ 우려

국내 최대 체험전시관 ‘국립과천과학관’ 11월 개관

손재권기자 gjack@munhwa.com


국립과천과학관이 오는 11월 개관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과학전문 큐레이터나 학예연구사 등 운용 인력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아 미리부터 애물단지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실제로 지난 1990년에 지어진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은 전시물이 고장나도 인력 부족으로 후속조치를 하지 않아 결국 관람객의 싸늘한 외면을 초래했다.

◆ 마지막 공사 한창 = 지난 3일 오후 경기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 공사 현장은 건물 내장 공사와 막바지 외부 조경 공사로 분주했다. 공사 인부들이 대형 크레인을 몰고 과학관 입구가 될 중앙홀의 패널 부착 공사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오는 8월 공사를 마치고 9~10월 시범 운영을 거쳐 11월 개관될 예정이다. 목표대로라면 부지 24만3970㎡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들어서 연 240만명(일 1만7000명)이 관람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과학관이 된다.

과학관에는 우주인 훈련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설(자이로스코프, 우주유영장비)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볼 수 있는 ‘DNA 유전자 감식’ 체험, 전파망원경으로 우주 생명체를 탐사할 수 있는 시설(광학식 천체 투영기) 등이 들어선다. 또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를 관람객이 체험할 수 있는 ‘극한체험실’과 지구환경(해양, 대기)의 변화를 지구모양의 구(球)에 투영한 ‘지구관측 동영상 시스템’도 국내 최초로 도입된다.

◆ 애물단지 되나 = 국립과천과학관은 지난 2002년부터 올해까지 7년간 4500억원(국비 3500억원, 경기도 1000억원)이 투입됐다.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 건설비용(4093억원)보다 많다. 그러나 정부가 건물 공사에만 치중하고 있을 뿐 교육이나 연구, 관리 인력 확충 계획은 뒷전이어서 거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다른 과학관들의 전철을 밟게되리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최소 전문 학예사와 관리 인력 135~200명을 뽑아 조기에 교육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과학관 추진기획단 관계자는 “공무원을 무작정 늘릴 수도 없어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 인력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이화여대 자연사박물관장)는 “선진국의 경우 개관에 앞서 최소 6개월~1년 전에 과학기술 전문 큐레이터나 학예연구사 등 운용인력을 선발해 연수에 들어간다”고 전제하고 “전시에만 치중하고 연구개발을 외면해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상욱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은 “지난 1990년에 지어진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은 인력 부족으로 전시물이 고장나도 고쳐지지 않아 관람객의 외면을 받았다”며 “정부가 규모와 시설 자랑에만 치우치면 예산 낭비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재권기자 gjack@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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