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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넘어가기 전에...국내 업체에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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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zart 작성일2009-08-15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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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동안 철저하게 사용자 입장에서 얘기를 해왔으니,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맘에 안들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한다고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입다물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다음 글타래로 넘어가기 전에 주제 넘게 아주 간단히 조언을 한다면...

0. 비효율성.

현재의 핸드폰 개발구조가 너무 비효율적이다. 아마 일본의 개발 공식을 따라한 모양인데, 수많은 인력이 수만가지 모델을 개발한다. 수천명의 핸드폰 개발인력이 있지만, 실제 하나의 폰을 개발하는데 몇 명의 인력이 투입되는가를 따져봐라.  가내 수공업 수준이지.

1. 플랫폼을 단순화하라.

너무나 많은 플랫폼을 서포트하고 있다. 다양한 소비자 취향에 맞춰야 한다고, 여러 모델을 출시하는데, 그건 H/W 팔아서 돈 남겨먹던 시대 얘기다. 될만한 플랫폼을 선정하여, 집중 공략해야 한다. 무너저 버린 모토롤라가 사운을 걸고 앤드로이드에 집중투자 하고 있다. 누가 옳은지는 2년이면 판가름 날 것이다.

2.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라.

이제 H/W로 돈 벌기는 힘들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소프트웨어 또는 부가 서비스를 통해서 돈을 버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고 말하고 싶은데, 이통사가 요 길을 딱 가로 막고 있다.  애플이 무지 부러울 것이다. 하지만 애플이 거저 이자리에 왔다고 생각하나? 예전에 나는 애플이 이룩한 가장 큰 업적이 "기존의 Carrier-Phone 메이커의 관계를 뒤집었다는 사실"이라고 언급한 적 있다.이 업적 하나만으로도 애플, 스티브 잡스는 존경할만하다.

3. 브랜드를 키워라.

도데체 삼성이나 LG폰 중에서 대표할만한 핸드폰 모델 이름이 기억나는 것이 있는가? 다 고만 고만하고, 헥갈려서 기억할 수 도 없다. Flagship model 하나 제대로 키워라. iPhone 이름을 애플이 만든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아는가? 소비자들과 언론이 아이폰 나오기 1년전부터 붙여준 것이다.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4. 결론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할 수 있겠는가? 말은 쉽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구조상 이리저리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서 못한다. 절대로. 그러니까 내가 말 안하고 있었을 뿐이다...

댓글 11

BizEng님의 댓글

BizEng

  bozart 님 제언이 참으로 옳습니다. ^^

그리고, 두명의 유명한 Innovation 학자들이 떠오르네요.

Harvard 의 Clayton Christensen 의 Disruptive Innovation 하고, MIT의 Eric Von Hippel 교수님의 Open Innovation 이란 개념이 있는데... 딱 그 말씀인 것 같네요.

Disruptive Innovation에서 보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만큼만 제품의 성능을 가져가야지, 너무 느려도 안되고 너무 혁신적이어도 안되는 만큼 플랫폼 단순화와 Brand integration 이 필요할 것 같구요.

Hippel 교수의 새로운 Innovation 개념인 "End User Innovation" 방식에 의거하여 소비자들이 스스로 Innovation 과정에 참여하여 의견을 적극 반영 할 수 있도록 Process를 Open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해관계가 얽혀 한다 못한다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는 꼭 해야할 것인데....누가 귀 기울여줄지는 모르겠습니다. 에효...~~ 

돌아온백수님의 댓글

돌아온백수

  곧 안드로이드 폰으로 집중 하겠죠.

하지만, 열악한 국내 웹환경에서 나올만한 작품도 희미해 보이고요. 네이버 부터 검색로봇 접근을 차단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얼마전에 밥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문을 닫았더군요. 손님이 있어서, 장거리 이동도 마땅치 않았고요. 그때, 아이폰으로 (urban spoon) 비슷한 메뉴를 취급하는 식당을 가까운 거리로 찾아서 바로 이동 (아이폰 맵이 거의 네비 기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해서 무사히 식사를 마친적이 있어요.

아주 작은 식당이었는데도, 그런 정보(메뉴와 가격)를 웹에 올리고, 그걸 찾아내는 검색엔진.....

뭐, 전화기 개발자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봐야죠.

언제나 무한도전님의 댓글

언제나 무한도전

  이건 덧글 대신 추천 한표!

김민욱님의 댓글

김민욱

  희망은 벤처회사일까요... 참 어렵네요... 울나라에서 벤처도 그리 쉬운길은 아닌것 같고요...

김선영님의 댓글

김선영

  0~4까지 전부 정확한 지적입니다.

한국의 IT는 정말 가내수공업 수준입니다. 이건 핸드폰 업계를 떠나서 모든 SW쪽이 다 그렇습니다. 그러다보니 특징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없지요.

아나로그의추억님의 댓글

아나로그의추억

  우리는 '아직 2류(2nd tier) 밖에 안 되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돌아온백수님. 댓글도 재미있습니다.

저는 내비게이션을 '한국형 혁신'의 사례로 봤습니다. 집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렵습니까? 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서비스가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또 그 덕분에 자동차용 전자장비 업체들도 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것 역시 '삽질'이라는 것을 오늘 알았습니다. 역시 감사합니다.

.님의 댓글

.

  특히 2번 대 공감입니다.

한국 통신업계 구조상 메이커와 통신사의 관계를 뒤집기는 아주 어려워보입니다.
우리나라처럼 통신사에 핸드폰 id를 등록해야만 통화가 가능한 상황하고, GSM 망에서 처럼 SIM 만 있으면 기본적인 통화가 되는 것하고 차원이 틀린 얘기죠.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고객이 원하고 뛰어난 기계가 나오더라도 소비자나 메이커나 통신사의 손에서 놀아나고 있는 꼴이 됩니다.
최근 KTF/SKT 에서 진행하고 있는 iPhone 개통 상황만 보고도 확실히 알 수 있는 얘기입니다.

Wentworth님의 댓글

Wentworth

  bozart님
다음 글타래는 어떤 내용인가요? 기대 됩니다.

bozart님의 댓글

bozart

  아나로그님,
한국이 2류밖에 안되는 것이 아니라,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1류에서 2류로 전락하려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현실을 보면 거꾸로 가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안타까운 일이죠.

아나로그의추억님의 댓글

아나로그의추억

  bozart 님 글을 읽으면서 새삼스럽게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한계를 이해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저는 학교에 다닐 때 '하면 된다'는 이념을 강요받았습니다. 정신을 집중하면 못 할 것이 없다고 배웠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내(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bozart 님 글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펼처지는 세상은 1등이 아니면 살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연 그 대안은 없을까요? bozart 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어쩌면 bozart 님도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 곳에 글을 쓰지 않을까, 저는 감히 생각해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bozart 님 글을 읽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숙자님의 댓글

노숙자

  좋은 글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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