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먼저 나는 지난 글 "애증의 시작 - DTV 전환" 에서 FCC가 DTV전환 후의 새로운 주파수 활용계획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그 첫번째 방안인 700MHz 재분배와 Open Access에 대한 얘기는 "경매장 가는길"에서 다루었다.

"애증의 시작 - DTV 전환"

http://www.scieng.net/zero/view.php?id=techcritic&page=1&category=&sn=off&ss=on&sc=on&keyword=&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65

이번에는 FCC가 추진한 두번째 안 "White Space"가 어떻게 달성했는지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한다. FCC는 여기서 또한번의 극적인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1. 주파수 딜레마

기존의 주파수 사용 방법은 정부에 의해 할당된 주파수를 허가받은 사람만 사용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ISM (Industrial, Science, Medical) 대역라는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를 지정하게 되었는데, Intel을 중심으로 이 무료 주파수를 이용한 WiFi 라는 풀뿌리 통신이 탄생하게 되었다. 주파수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하겠다.

그러자 수많은 새로운 무선 상품들 (Bluetooth, ZigBee, wireless phone...) 이 너도 나도 이 주파수에 치고 들어왔고, 지금은 회복 불능의 포화 상태가 되어버렸다.  


2. White Space

쉽게 설명해보자. 안테나를 이용해서 TV를 보는 경우 (공중파 방송), 지역마다 사용되지 않는 채널이 존재한다. FCC는 새롭게 DTV로 할당 될 방송 주파수 (54-698 MHz) 중에서 지역적으로 방송에 사용되지 않는 채널을 White Space로 지정하여, 제2의 통신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한가지 조건은 제 2의 통신 기기가 "절대로 방송 수신을 방해해서는 안된다" 이다.

White Space라는 개념은 기존의 주파수 자원 활용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정책이다. 이것을 유식한 말로 Opportunitic (또는 Dynamic) Spectrum Access라고 한다. 일반인들은 아직 잘 못 느끼겠지만, 무선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구현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으며, 이를 가능케하기 위한 기술로 Cognitive Radio가 각광을 받게 된다.


3. FCC 불을 지피다.

통신쪽은 폭팔적으로 증가하는 무선 수요를 감당할 주파수가 없는 상태이다. FCC입장에서 보면,  방송사들은 수십년동안 무상으로 황금 주파수를 사용하여 왔고, 케이블 방송까지 확대되면서, 공중파 수요가 줄어드니, 이들이 사용하는 주파수를 탐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FCC는 2004년 5월 Notice of Proposed Rule Making (NPRM)을 통해, 사람이 잘 살지 않는 교외 지역에 인터넷 억세스를 가능하기 위해, White Space의 사용하는 규정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 이 쪽 동네가 시끄러워졌지만, 공공성이 강하므로 큰 반향은 없었다.

2006년 12월 FCC는 두번째 NPRM을 발표한다. 이번에는 한발 더 나아가서 실내에서 White Space를 사용하는 저전력 통신 기기를 허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상업적인 임팩트가 매우 커서, 이 동네가 무지 시끄러워졌다.

FCC가 불을 지핀 또다른 전쟁은 이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