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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이냐.. 디지털 카메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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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작성일2004-09-0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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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험생 입니다.
갈수록 힘이 빠지네요
이공계 목소리가 사그라들고 있는지를 여기서 더 심하게 느끼는 건 저만의 착각이길 바랄 뿐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뭐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능력은 더더군다나 없습니다.

어떤 분의 조언에 따라 더이상 글 쓰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에 지켜보기만 하고 있던 중에
이 답답함은 도무지 해소할 방법이 없더군요. 도와주실 분~~!!
제가 짜장면 한그릇 사드릴 용의가 있습니다. 연락바랍니다.
^^

오랜만에 왔는데 색다른 게시판이 생겼더군요.
생각난 김에 주절주절 친구들 얘기를 좀 해볼라고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비속어가 섞여있으니 잘 걸러서 감상하시고...
중요한 것은
이공계 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에게 과연 어떻게 와닿는가 하는 것이겠지요
주제는 요즘 잘나가는 첨단 기기 핸드폰에 대한 것입니다.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 핸드폰이냐 ? 디지털 카메라냐? --

얼마 전,
간만에 징그러운 바퀴벌레들(-->해당자들께 죄송~)이 모였습니다.
토요일 오후부터 모이기 시작해서 멤버가 수시로 바뀌기를 여러번... 다해서 20여명 정도 만났던거 같습니다.
대학 동기들 이었는데요.. 졸업한 지 몇년 된 지라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 옛날 생각도 나고 근황 물어보기도 바빴습니다. 다들 자리 잡고 확실하게 살고 있고, 생기가 넘쳐보입니다.
누구누구 결혼했냐는둥, 어쩌다 CC 깨져가지고 지금 두문불출이라는 소식만 남기고 잠수를 탔다고도 하고, 지방에 눌러있다보니 적응안되어 버벅대는 촌놈들도 여럿 보였습니다. 하긴, 애 둘 데리고 배까지 불러있는 마누라 데리고 오는 엽기남도 있으니...^^

전공이 전공인지라.. 이런 자리에까지 와서도 개발이 어떠느니, 그쪽 회사는 뭘 어떻게 한다느니 하는 말도 심심찮게 나왔습니다. 요것만 보자면 웬만한 사람들도 엔지니어의 오프라인 모임 활성화가 어떤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가를 쉽게 알 수 있을겁니다.
생맥주가 몇차례 오고가면서 연봉이 얼마며, 누구는 작업(!)에 성공했다느니, 학교댕길적에 저지른 온갖 만행들을 줄줄이 읊어대면서 킬킬거리던 놈들이 슬슬 본색을 드러낸 것은 저녁 8시쯤 되었을까요?

핸드폰 개발 관련 직종 종사자만 10명이 넘더군요. 역시 우리나라 잘나가는 종목이라는 자부심은 확실한 모양입니다. P 사, S 사, L 사.. 대충 큰 모양이 그려집니다. 요즘 이슈는 화소 얼마짜리 렌즈를 달고 적절한 수준의 퀄리티를 유지하느냐 하는것이었습니다. 물론 가격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지요.
석사 마치고 P회사 들어간 S 군(헉..  다 알아볼지도..)은 아직도 뛰어난 그 몸매(!)를 과시했드랬습니다.
그 S 군이 경쟁회사인 L 사 제품을 사용하는 모 씨의 핸드폰을 잽싸게 손에 넣고 이것저것 눌러댑니다. 참 재미있게도 가지고 놀더군요.
자기가 만든 것도 꺼냅니다. 이번 모델이라면서 카메라 렌즈 앞 10센티미터 정도에서 손사래를 칩니다.
얼마만큼 인식하는가 하는거죠. 동영상 테스트 라든지 떨림보정 같은 거 말입니다.

참고로,
저는 완전 문외한 입니다. 그들의 말 속에 숨어있는 수많은 기술적 용어라든지 그 의미는 머리만 아플 뿐입니다. 그저 웃으면서 즐기는 그들 표정속에 같이 늙어가는 동지의식을 느낄 뿐..
누가 옆에서 태클합니다. 여기까지 와서 개발하냐고..
누가 연구개발 담당 아니랄까봐 직업병 도졌다고 서로를 열심히 공격합니다. 상대방도 만만찮은 열의로 경쟁하는 사람이니까요.
심지어, 자칫 기술유출(!) 될 수도 있는 현재 작업중인 것을 꺼내 테스트 합니다.


이렇게 버튼을 3개 동시에 누르면 CPU가 죽어버리지 캬캬~~!! 니들 알고는 있냐?

버그야 그거 버그라고~~

너는 언제 디버깅 할래?? 이래가지고 팔리겠어?

이번 모델은 성능은 괜찮은데 디자인이 영~ 꽝이야.

이거 누가 만들었어? 이게 핸드폰이냐 디지털 카메라냐? 아니면 게임기냐?

만들어도 꼭 지 성질같이 드러븐 것만 하냐? 좀 제대로 몬하냐?


이번엔 두대를 동시에 테스트 합니다. 카메라 찍는 도중에 전화 왔을때~~ 누가누가 더 잘하나 따지기 이전에 어떤 한 분야의 전문가임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그들 마음 속에는 이공계 위기 의식은 잠시 떠나있는 것 같았습니다. 백수인 제가 봐도 호기심에 이리저리 같이 끼어들 정도니까요.
진짜 얼리어댑터를 능가하죠. 즐겁게 일하는 자세가 정말 부럽기만 합니다.

위에 언급한 것 외에 인터넷 이라든지 여러 다양한 기능(->요거는 기술적 보안이 좀 요구된다 싶어서 자체적으로 빼겠습니다.)을 시험해보고 서로의 의견을 나눴습니다.
무슨 워크샵 온 느낌, 예전에는 백해무익한 바퀴벌레들 같았었는데 정말 유익한 놈들입니다.
덕분에 타 직종(RF, 산업기기 등등)은 거의 죽어있을줄 알았는데, 제법 공격도 합니다.


니들이 이모양으로 만드니까 값만 비싸고 쓸데없는 것만 잔뜩 달려서 불편하잖아

그럼 니는 실버폰 써.. 너한테는 그 이상은 사치요 진주목걸이(!)다.

뭐야? 당장 가격 안내려?

그건 내 소관이 아니지롱~ 나한테 뭐라고 하지말고 울 사장을 씹어랏.

니 사장 갈궈서 당장 짤르던지 일 엄청 부려먹으라고 해야겠다. 맨날 니 농땡이 하는거 다 불어버리겠어~

사장 전화번호는 알고 하는거냐? 넌 역시 안돼.


뭐 이쯤 되면 언제 어딜가도 절대 기죽지 않겠지요? 역시 든든한 친구들입니다. 외국나간 사람, 기술영업 하는 사람, 아예 전공과 상관 없는 일 하는 사람 등등 오만가지 얘기가 섞여있어도 재미가 있는 이유는, 그래도 같이 뭔가를 했었다는 마음가짐 이겠지요.

강력한 태클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집념은 여전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카메라 기능을 집중적으로 공략했습니다. 몇만 화소짜리인데, 화상이 느리게 떠서 빠른 움직임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것을 보고 차라리 디카를 사라고 합니다. 바로 여기서 카메라가 좋으냐 핸드폰이 더 좋으냐를 가지고 갑론을박이 펼쳐졌습니다.


핸드폰에 너무 많은걸 바라지 마라. 가뜩이나 좁은데 저거 집어넣느라 머리 엄청 쥐어뜯었단 말이다.

요즘 중저가 디카를 하나 더 사는게 낫겠다. 무슨 통합 기능이 저래?  좀 비싸더라도 한대로 쓰니까 편하리란 생각에 관심을 뒀더니 그정도라면 따로 구입해야지.

정작 중요한 장면을 찍을 때 벨소리 나면 참 난감한데 니들은 그거 어케 해결하냐?

몰라~ 대답해주기 귀찮다. 초상권 침해 운운 하면서 플래쉬 라든지 카메라 동작 소리 의무화 이것이 더 짜증난다. 어케 디카에는 안하고..

뭔소리냐? 디카도 마찬가지야. 여기 디카 쪽 개발하는 애들 없냐?

없는듯 하군. 답답하긴 해도 지금 이 정도 수준도 어려운거야. 무슨 007 영화찍냐? 그런 최첨단 제품을..

하긴 그래. 위성추적도 머리아파~.

좀 더 지나면 핸드폰 네비게이션이 아주 일반화 될듯도 한데 말야.

아무튼 복잡해. 내가 학교댕길적에는 컬러링~이 최고였는데.

야~ 니네는 MP3 안하냐? 우리는 그거땜시 환장하겠어.

프로그램 오류났어. 뭐가 문제인지.. 어플리케이션 메뉴얼 다시 들여다보는 중이야.

윗선에서 알아서들 하겠지. 우리야 시키는 대로 만드는 SCV 아니겠냐?

그러고보니 땜질하는 폼이 똑같군. 니네 s/w 쪽은 괜찮냐?

에휴~ 요구사항은 많고, 능력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내가 무슨 슈퍼맨이냐? 주문만 하면 다 나오게??

야야~ 술이나 마셔. 여기가 직장이냐? 일하러 왔냐??

그러게 뭣하러 그걸 꺼내가지고 염장을 질러. 또 그거 할려면 당장 연구소 가라.

...


뭐 대충 이런 정도의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과연 핸드폰이 이길지 디지털카메라가 이길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제가 볼 때, 어느쪽이든 거의 PC 급 성능을 작은 손 안에 쥐어 주는 것 같습니다. 대단한 기술입니다. 그것이 국내기술이든 외국것을 로열티 줘가면서 하든, 상품가치를 인정받고 팔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어느정도 성과는 있다고 봅니다. 비록 적자라 할지라도 ...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본 것은 대충 이렇습니다. 전직 금지 관련 부분은 민감한데 이것(핸폰+디카)을 사용하는 사람들과는 많이 차이가 나죠.
그렇다면 이런 그들을 오너들은 어떻게 바라볼까요?
글쎄요..

오늘은 그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핸드폰 가동 수가 3천만을 넘어섰습니다. 일반 핸드폰 사용자 입장에서 보자면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든지 요구사항이 많겠지요. 그런데 개발자들은 전혀 다른 시각에서 본다는 것을 자주 잊고 접근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어쨌거나 소비자들의 요청을 반영하려면 제법 시간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기술적 문제는 둘째로 하고, 오너쪽 입장도 생각해줘야죠. 돈을 벌겠다는 것인데 서비스가 더 많이 깨지면 장사 안하니만 못하잖습니까?더구나 이런 기술 집약적인 제품에 심각한 결함을 발견하고 리콜이라도 할라치면, 웬만한 대기업은 그 사업부 포기해야 할겁니다. 약간 다른 경우지만 지금 L사의 밥솥 리콜만 봐도 그 영향력을 알 수 있지요.
핸드폰 적정수명도 문제 입니다.
일부에서는 대기업이 수명을 단축시키고 더 많이 구입하게끔 부추긴다는 말도 있지만, 그것은 10대~20대 까지의 수요층 특성을 잘 활용한 것이라고 봅니다. 자동차도 평균 수명이 광고 나가는 것과 동일시(5년 정도) 하는 마당입니다. 이젠 악세사리 또는 장난감 등급으로 전락했다고도 합니다.

자.. 그러면 또다른 입장인 경제학자들 얘기를 살짝 빌려보겠습니다. 대체로 적절한 가격이라는 대답이 많은 가운데, 개발 가격은 어떻게 산출했는지 현재 핸드폰 가격을 적정 이하 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기술 가치를 상당히 높게 평가한 모양입니다. 경제학자들의 가장 큰 지적사항은 해외 시장 공략 입니다. 현재 내수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지요. 모두들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대체로 경제쪽 해석은 극히 원론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대차대조표 하나 해석하기 버거운 저로서는 그 이상은 외계인 언어로 쓴 시와 같다고 봅니다. 제게는 들어도 그만 안들어도 그만인 얘기인듯 합니다.

 그렇다면 일반 소비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일단 가격이 쎄다는 것이 압도적이겠습니다. 기기 자체의 가격도 가격이지만 지금까지 사용요금을  내리지 않고 버티는 업체들 계산도 말이 많습니다. 생색내기는 잘들 하던데 말이죠. (흠, 신규가입 정지 처분이 언제 해제되나요? 시간이 다 된 거 같은데..)
이는 단순히 내린다 올린다 로 따질 사항은 아닌거 같습니다. 가격을 내리자니 기존 재고 처분에나 쓰일 방법이고 앞으로 전망은 어두울 것이 뻔하고, 현상유지 또는 인상을 하기엔 반발이 너무 쎄고..

두번째로, 일반 사용자에게는 굳이 필요하지 않는 기능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격상승의 한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불필요한 기능으로 인해 정작 필요한 것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워진다면 개선해야 하겠지요. 특히 나이 좀 드신 분들은 이거 만만치 않습니다. 오죽하면 코메디 프로에서 어머니 핸드폰 문자에 수신 확인이 안된 것이 1년전까지 있을까요? 이건 웃을일이 아닙니다.
어쩌면
문맹, 컴맹에 이어 '폰맹'(제가 제일 먼저 쓴거 같네요~~! 뿌듯~) 이라는 신조어가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10대 학생에게 핸드폰은 그야말로 별별 용도로 쓰입니다. 저도 듣도보도 못한 문자와 더불어 갖가지 기능을 단순히 할 줄 아는 정도가 아니고 잘 활용한다는 겁니다. 저런 것 까지 다 알아둬야 할 필요는 없지만 어느정도 표준화 내지는 공용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번째 는 첫번째 두번째와 중복된다고도 볼 수 있는 것입니다만,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없다는 것입니다. 저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 핸드폰은 약 7 년 되었습니다. 거의 박물관에 전시될 골동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구입 당시만 해도 공짜폰이 유행처럼 번졌고 저도 그때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공짜로 얻었드랬습니다. 충전기가 말썽을 부려 손수 뜯어서 다시 납땜한 것이 두세번 있고, 내부 청소를 1년에 한번 정도 했습니다. 당연히 A/S 는 꿈도 못꿉니다. 저보고 지독한 노랭이라고 해도 할 말 없습니다. 벌이가 있어야 뭘 사든 말든 하죠.
그래도 현재 쓰는데 별 불편함을 못느끼고 있습니다. 제게 필요한 문자 메시지 되고 그 외엔 전화 하는 용도 밖에 없는지라.. 부가기능인 게임(포커)도 안한지가 2년쯤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당연하게도 생산이 안되는 제품입니다. 핸드폰 시장에 롱런~ 하는 제품은 왜 없을까요?
주식투자할때 단타매매 처럼 한번 치고 빠지는 제품 위주로 하게 된다면 점점 더 서비스 쪽에는 소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 핸드폰을 만든 회사는 이미 이쪽 부분을 접고 지금 전혀 다른 사업을 하고 있는 H 입니다.

과연 개발자들은 이런 것을 고려 할까요? 아니면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부분인가요?
예전에 IMF 전후로 대우그룹이 쓰러지면서 대우자동차 부품 시장에 막대한 영향이 있었던 때 일화를 소개해보겠습니다.
그때 당시 대우자동차는 더이상 생산능력을 상실하고 외국에 넘어가거나..심지어 공장 폐쇄까지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죠? 대우차를 몰고다니는 수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장이라도 나면 더이상 고칠 방법도 없고 대체부품도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니 압박이 심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지금 들여다 보면, 그리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무난히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되겠습니다. 물론 예측일 뿐이겠지만 다소간의 불평 불만을 잠재우고 현재 GM 측에서 잘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비하면 삼성 자동차도 만만찮은 여파가 있었는데 조용하게 넘어갔지요. 대우만큼 큰 영향이 없다고 본 모양입니다.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삼성쪽 문제가 더 많아보입니다.)

수명도 수명이지만, 자신의 요건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기란 쉽지 않아보입니다. 실버폰이 아직도 생산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제 생각에는 현재 핸드폰 사용자 절반 정도가 실버폰 만으로도 충분히 커버되리라 보는데요. 회사측에서는 무조건 신제품 위주로 세상이 돌아가야 정상적이라는 것이죠.
세상에 모든 것들이 자기 생각대로 된다면 얼마나좋겠습니까? 안되니까 적절한 의견교환과 타협이 필요하죠. 시장바구니 안의 경제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대파 한 단 가격 100원 오름으로 인해 벌어지는 아침 밥상 메뉴가 결국 그 사람이 개발하는 기기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사실.. 단순히 나비효과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진짜 장사치 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장사 제대로 할려면 그 근본부터 확실히 하고 덤비라는 것이지요. 함부로 막말 표현을 해서 좀 그렇습니다만 그만큼 밑바닥부터 들여다 볼 줄 아는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핸드폰도 팔아야 장사가 됩니다. 기술만 팔 수도 있습니다만 적어도 한국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아직은  잘 만들어 많이 파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려면 살 사람들의 심리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무조건 많이 만들면 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없어서 못 판다 할 정도였지요. 대표적으로 부동산 시장.. 무조건 사면 돈 되고 이득이 있었지요. 지금도 강남 불패는 여전히 막강합니다. 이제는 역사속에 사라져야할 독점적 지위라고 봐야겠지요. 돈이 돈을 번다는 것은 유용한 방법입니다. 그러려면 핸드폰이 아닌 집장사 땅장사가 투자대비 수익 또는 위험부담 측면에서도 유리한 것입니다. 핸드폰을 그런식으로 한다면 당연히 망하는 것이겠고, 무작정 찍어내기만 하면 팔린다는 생각으로 핸드폰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도 없다고 봅니다.

소비자들이 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일방 통행이 아닌 쌍방향 네트워크 시장 구성입니다. 제품을 팔 때가 아니고 버리는 그 순간까지 책임지는 회사는 아직까지 없다고 봅니다. 한번 팔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제발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개선되었다고 합니다만, 생산 후 3년 이상 무상 수리 해준다든지 하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때 입니다.

소비자에게도 문제점이 있습니다. 불평불만만 늘어서 투덜댈 것이 아니고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기업 제품이라면 무조건 믿을 수 있다는 사고방식도 버려야 합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경쟁하려면 보다 나은 기술과 디자인 등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이런 선입관 때문에 많이들 힘듭니다. 제품 자체에 대한 신뢰도 형성은 중소기업 뿐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 모두의 과제라고 봅니다. 어떤 것이든 트집잡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은 정말 식견이 필요한 일입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무턱대고 미워만 하지 말고 조목조목 따지고 합리적으로 다그쳐야 집안에 평화가 옵니다. 잘못을 지적받고도 안고치는 태도도 문제지만 이유없이 밉다고 하는 것은 인터넷 익명성을 악용한 인신공격의 폐단과 다를 바 없다고 봅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도 얘기합니다.

기성세대는 어차피 몇년 이상 쓰는 게 대부분이고 하니 오로지 10대만 주요타겟으로 삼아서 집중 공략하면 그들의 소비심리상 평균 1~2년 이내에 교체하는 것을 감안해볼 때, 지금 방식은 상당히 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좀 무섭더군요. 인기가수 영입하는것과 같은 방식이라는 느낌이랄까. 맹목적인 사랑을 주는 10대 팬클럽을 형성하고 싶나봅니다. 제품이 좋으면 오래가야 하는데 억지로 그들을 유도하는것은 선택의 폭을 좁히게 하는 눈가림 효과 같습니다. 같은 제품을 쓰면 왠지모를 동지의식을 느낀다나 어쩐다나..
문제는 이런 방식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제품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부수 효과가 커진다는 점이죠. 아무래도 단기간 승부를 내야 하니까 디자인 쪽에 더 신경써야하고, 어차피 기술 개발 수준은 거기서 거기니까 어떤 것을 써도 요즘 나온 것은 어지간하면 다 된다는 사고방식입니다. 이것이 누적되다보면 이른바 '껍데기'만 바꾼 소나타 후속작(아시죠?)이 나온다는 겁니다. 가슴아프죠.
엔지니어는 여기서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는데 진입을 막아버리는 결과가 되니까요. 개발의지를 꺾는 행위는 더이상 없었으면 합니다.
이것은 엔지니어 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 더 큰 영향력을 끼칩니다. 자칫 해외 제품들이 우수한 기능을 앞세워 시장을 석권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때쯤 되면 또 한국제품은 역시 싸구려~ 라는 소리가 나오겠지요. 그래서 소비자 인식의 변화가 중요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싸구려 인생이란 가혹한 처사는..
ㅜ.ㅜ

언젠가 벗어나야 할 굴레~ 2류, 3류... 과연 1류의 길은 언제쯤 나올지....



-- 글 쓰고 난 뒤 --

전문용어라든지 기기 명칭 등등을 빼고 할라니까 엄청 버벅댔습니다. 뜬구름 잡는 기분이네요.
사실은 핸드폰에 카메라가 부착된 것이냐, 디지털 카메라에 핸드폰을 집어넣은 것이냐 따지려고 했었습니다만, 그것은 일반인에게 별 의미없는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식의 논리가 형성되었거든요. 게다가 전혀 다른 입장에서 출발한 것이 어쩌다 통합 기능이 되면서 별별 것들이 다 합쳐지는 백화점식 다기능 제품이 나오는지라 정신이 혼미할 지경입니다. 거기다 PDA 까지 하면..

이것은 비단 핸드폰 시장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국내 PC 시장도 TV 기능이 합쳐지기도 하고, 부품에 있어서도 통합보드가 득세할 때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정도 그룹이 형성되면서 최고급 제품군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있고 중저가 모델에서는 이정도면 만족할만하다는 가격과 성능이 나옵니다. 결국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는 답이 나왔습니다. 씁쓸...

어쨌거나 쓰기 좋고 이쁜것을 선호하는것은 당연한 순리입니다.
최고급 성능(당연히 가격도 초 고가 형성)으로 모두가 만족한다기 보다 . 일정 수준의 제품군을 형성하면서 적당한 가격대비 성능을 가진 제품은 언제쯤 나올려나 고민하다가 위와 같은 글을 한번 써봤습니다. 그래서 저작권이라든지 특허 관련 기술 등등의 민감한 문제는 뺐습니다.

글 쓰다 보니 이야기가 산으로 갔네요.
(치이익) 아~ 아~! 여기는 정상~~!  (치익)  대답하라~!
^^;
과연 이 핸폰+디카(!) 명칭은 무엇으로 할것이냐에 대해서는 저도 입 다물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핸폰이냐
디카냐
그것이 문제로다.

지금까지 수험생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극히 개인적인 멘트(거북하시면 요기 부분은 삭제하겠습니다.)

망할놈들..
이 백수한테 재고로 남아도는 핸폰 한개 싸게 넘길 놈이 한놈도 없단말이냐?
몇달전에는 서로 실적 올린답시고 그렇게도 나를 꼬셔대더니..
인생에 도움 안되는 것들
담엔 국물도 없다.
신규가입이 아니라 혜택이 없다는 말은 아예 꺼내지도 마라~
니들 아니어도 핸폰 살 방법은 많다.
(헥헥~ 여기까지 쓰는 데 1시간 넘게 소요... ㅜ.ㅜ 아까운 시간이 아니길 바라면서..)

댓글 7

배성원님의 댓글

배성원

  장문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핸폰 쪽으로는 '맹' 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별 반박할 입장이 아니지만 마침 핸폰 이야기가 나와서 생각난거 하나 이야기 하지요. 각 핸폰의 요금체제는 도대체 뭐가 뭔지 도무지 알수가 없더군요. TV에 날마다 끊임없이 광고해대는 갖가지 요금체제.... 원래 광고를 하면 더 알기쉬도록 해야 하는데 가만 보면 소비자를 더 헷갈리게 하려고 선전하는거 같더군요. '신경쓰고 이해하려고 해 봐야 머리만 아프니 그냥 아무대나 걸리는 것으로 하자'는 생각이 들게끔 말이죠.
다른 이야기지만 휘발유 가격도 소비자가 신경 안쓰는 것 중의 하납니다. 요번에 정유회사가 돈잔치 벌인거 아시지요? 정유회사, 주유회사 마다 가격이 다 다르다는데.... 일반 소비자들중 각 정유사의 가격을 비교해서 싸면 싼거 품질이 좋으면 좋은거 이렇게 정해서 소비하는 분들 별로 없지 않습니까?
특별히 열심히 챙기시는 분도 있던데, 일반적으로는 통신요금 체제를 잘 비교한다거나 정유사들의 개스가격을 잘 비교해 준다거나 하는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소비자들도 좀 싸고 좋은 쪽으로 소비를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어차피 크게 차이 안나고 다 비슷하다 하더라도 시장에는 '경쟁' 이라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요... 핸드폰 요금이나 휘발유는 거의 경쟁이 없는거 같습니다. '경쟁'이 없는 곳에 '가격'이란 것이 무슨 의미를 가지겠습니까? 그저 남들보다 특히 튀지만 않으면 무난히 회사 굴러간다..... 이래 가지고는 '기술'이 설 자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저렇님의 댓글

그렇저렇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재밌네요.

근데 궁금한게 있는데요. 제품이 좋지 않기 때문에 1~2년 쓰는 건가요? 그냥 더 새롭고 좋은 제품이 계속 빨리 나오니까 거기에 발맞추어 사는 경향도 있지 않나요? 저 같은 경우도 제품이 고장나서 바꾼 경우는 없고 이상한 소비심리에 빠져서 바꾸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거든요. 아님 잃어버리거나..^^; 아~ 핸드폰 배터리 수명은 정말 짧은 것 같아요.

그리고 '어차피 기술 개발 수준은 거기서 거기니까 어떤 것을 써도 요즘 나온 것은 어지간하면 다 된다는 사고방식입니다.'라는 부분이 잘 이해가 가질 않는데요. 조금만 풀어서 설명을 해주셨으면..^^;

그리고 제 생각인데요. 1~2년 만에 핸드폰을 바꾸는 우리나라의 이상한 소비행태가 있기 때문에 기술이 더욱 발달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요? 핸드폰 하나 사서 대부분이 7~8년씩 사용했다면 이정도의 발전을 할 수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박상욱님의 댓글

박상욱

  잘 읽었습니다^^

전문용어나 제품명 쓰셔도 됩니다.

김선영님의 댓글

김선영

  앞으로는 네비게이터 기능이 확실히 메이저로 잡을지도 모르겠군요. 산에 놀러가실때 잊지 마세요~ 하는 광고나 나올지도요...

최경환님의 댓글

최경환

  ㅎㅎ 직업병인가요?

수험생님의 댓글

수험생

  ^^; 허접한 글에도 리플 다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요즘은 워낙 대화 자체가 줄어서.. 하루에 한두마디 외엔 제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없을 정도 입니다. 점점 고립되어가는 건지 사람 많은 곳에 가기가 두렵네요.
 국내 소비문화 특성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뭐니뭐니 해도 인터넷 관련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은 일단 공짜~! 라는 의식도 강하고, 조금만 부족한 면이라도 있으면 사정없이 몰아부치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분히 공격적이고 위험한 듯 보이지만, 당장 붕괴되어도 이상하지 않는 상황인데도 용케 돌아가는 모습은 정말 예측 불가능 입니다.
 제가 예전에도 잠시 언급한 바 있었던 한국 특유의 장점을 해외에서 많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얼리어댑터 부분도 그렇고 한국 시장은 국제 사회에서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샘플 시장으로 아주 탁월하다고 합니다. 적극적인 반응과 피아를 가리지 않는 무차별 공격성향은 식민지 시절을 겪은 후유증이라고도 합니다. 전통이라는게 단절된 이후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나타나는 모습.. 개개인은 아주 빛나는 보석과 같은 존재인데 잘 안뭉치는 모래알~,  일단 나 먼저 라는 생각,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악영향을 많이 끼치겠군요. 작은 곳만 들여다보지 말고 더 넓고 크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볼 줄 아는 안목을 길러야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원론적이고 개괄적인 얘기는 안하렵니다. 딱딱하기도 하지만 좋은 말은 벌써 다 써먹었네요. 냉혹한 비판 보다는 적절한 해결책 제시가 중요한데 그게 잘 안되어서 문제가 됩니다.

Flame님의 댓글

Flame

  ^^ 글 다 재밌게 봤습니다~~ 음... 죄송하게도 전 이 글의 요지보다는
위에서 수험생님의 친구분들이 대화하면서 서로 연구하고... 헐뜯고(?)
하는것이 더 재밌으면서 보기 좋네요.... 많이 부럽습니다..
모여서도 연구쪽 이야기를 할수 있는... 정말 너무 부럽네요 ^^
음.. 그리고 저도 요즘 위와 같은 생각을 많이 해요.. 굳이 100만원
가까운돈을주고 성능나쁜(?) 500만화소급 카메라폰을 살 필요가 있을까??
곧 나올 800만화소급은 더더욱 그렇구요.. 차라리 디카가 더 낫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휴대성의 차이가 있지만.....
폰카는 폰카다웠으면 합니다. 핸드폰에 정말 캠 수준만 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머지않아 디카에 핸드폰 기능이있는
반대로 되는 현상도 나오지 않을까요??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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