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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It's software, idi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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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zart 작성일2009-01-3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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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뉴스를 보니, Dell이 Smart phone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기사가 나오더군요. Window나 Android기반에, 델 고유의 주문 생산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의 핸드폰을 제공하겠다는 얘기겠죠.
 
모바일폰 시장의 주도권이 기존의 Nokia, Samsung 등에서 Smart phone 또는 Computer 메이커들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겠구요, 머지 않은 장래에 핸드폰라는 제품이 현재의 PC 시장처럼 어느 누구도 돈을 벌 수 없는 Legacy한 제품 군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이제 누구나 iPhone 수준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만들 수 있을까요?
...............................

저의 답은 "NO" 입니다.
 
어떤 분들이 국내 업체들이 만들고 싶어도 애플이 모두 특허를 걸어 놓았기 때문에 만들 수는 있지만, 만들 수 없다고 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우리 기업이 아무리 만들려고 해도 만들 수 없습니다. 어쩌면 영원히 만들 수 없을겁니다. 그 이유는 H/W나 S/W가 아닌, OS의 차이입니다.

iPhone은 OS-X라는 Unix기반의 PC용 OS를 사용하기 때문에, 선천적으로 다양한 App기능을 구현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멀티터치에 가려서 눈에는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저는 애플이 iPhone을 개발하면서 이루어낸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합니다. 기존의 핸드폰에 얹히는 OS는 기본적으로 "전화" 기능 중심이며, 여기에 아주 간단한 App을 돌릴 수 있는 정도의 수준 밖에 되지않습니다. 하루 아침에 이것이 바뀔 수 는 없는 일이지요. 이는 논, 밭이나 갈던 누렁이 소를 (옆집 따라서) 소싸움에 보내겠다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OS-X를 따라잡으려다가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린 Window Vista의 운명을 지켜보면, 다른 경쟁자들이 얼마나 힘든 싸움을 해야하는 지 감이 잡힐 겁니다. 스마트 폰용 OS를 살펴 보면, 심비안이 현재는 가장 안정되어 있습니다만, App용도로 사용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구요, 앤드로이드는 안정화까지 갈길이 멀구요 (그래도 언젠가 PC에서의 Windows의 위치를 차지 할 듯). Smart phone의 왕자라는 RIM은 지난해 말, 무리하게 BlackBerry Storm을 내놓았다가, 쏟아지는 버그 문제로 곤욕을 치루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이유는 국내 기업의 핸드폰 개발 방식의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아마 현직에 계신 분이 더 잘 설명하겠지만, 소수의 인원으로 이루어진 팀이 자체 모델을 개발한 후, 다른 팀과 경쟁을 해야하는 비효율적인 구조입니다. 따라서 수백명 (?)의 H/W, S/W 인력이 강력한 OS platform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2년동안 개발했던  iPhone과 같은 수준의 완성도를 갖는 제품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마무리로 무려 100 만원짜리 아이폰 짝퉁 옴니아에 대한 리뷰를 한번 보시죠. 이게 우리의 현주소입니다.

http://media.daum.net/digital/others/view.html?cateid=100031&newsid=20090130105110250&p=etimesi

댓글 3

예진아씨님의 댓글

예진아씨

  단편적인 하나하나의 편리함보다 투박해 보여도 유기적으로 통합된 환경의 서비스가 효과적이죠. (물론 화려하기까지 하면야 금상첨화겠지만요.) 단편적인 제품 데모 하나만 잘 돌아가면 뭐하냔 말이죠. 구입하는 사람은 포탈 사이트에서 개인 서비스 받는 마인드로 검색 뉴스는 모 사이트에 로그인하고 채팅은 또 다른 사이트에 로그인하는 그런 정신상태를 가지고 IT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니 말짱 황입니다. 심지어 LDAP같은 표준적인 계정관리나 디렉토리 서비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는 용감한 곳도 많습니다. 그런 소프트웨어적 유기성이 가장 강조되어야 할 SI분야에서 중구난방으로 놀고 있는데 핸드폰같은 임베디드나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그런 건 뭐 꿈도 못 꿀 일이죠.

우리나라 IT분야의 사업부장급이나 이사급 되는 사람들 중에 이런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몇 퍼센트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구매할 능력이 되는 정부나 기업과 같은 엔터프라이즈 고객층에서 전사적인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이 얼마나 기업 인프라나 관리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큰 비용의 차이를 일으키는지 제대로 볼 줄 아는 안목을 가진 사람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이메일이나 결제 시스템 같은 일반적인 업무 인프라를 구축하는 인트라넷 소프트웨어군으로부터 시작해서, 자료 백업 시스템, 실시간 메신저 및 화상회의 시스템 등을 추가적으로 구성해 나갈 때, 기존의 시스템과 소프트웨어적으로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서 시너지를 일으키고 같이 사용하는데 마찰없이 매끄러운가(seamless)를 보는 안목조차 전혀 없다는 말이죠. 정부쪽으로 갈수록 이게 심각해지는 것 같고, 그래서 우리나라 SI가 암울하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 중의 하나가 이런 겁니다. 제대로 만들려고 해도 뭐 그걸 알아보고 살 사람이 없다면 제대로 된 시장이 형성이 안되니까요.

예전에 대학이라든가 꽤 규모있는 기관에서조차 이메일이나 인트라넷 사이트를 만들 때 기존에 쓰던 유닉스나 윈도우즈 로그인 계정과 연동하지 않고 웬 이상한 액티브 엑스 같은 걸 사용해서 별도의 계정으로 혼자 따로 노는 그런 시스템을 구입하거나 자체개발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물론 보안상의 문제로 공금 수수 등 돈과 관련된 결제 시스템에는 일부러 기존 사용자 계정과 별도의 시스템으로 따로 독립시키는 것이 정책적으로 타당한 경우도 있습니다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런 경우가 전혀 아니라 다른 것도 중구난방으로 노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에 백업 솔루션이다 화상대화 솔루션이다 이런 걸 구축할 때도 계속 이러한 삽질이 이어지죠.

왜 이런 짓을 반복하냐면 그냥 웹페이지에서 끄적끄적 액티브 엑스 돌아가네 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데모만 그럴싸하게 보여주고 가격 싸게 제시하고 비위 맞춰주면 OK해버리니까 문제가 되는겁니다. 기술적 분석은 없이요. 메일 솔루션 예를 다시 들자면 그냥 천천히 기존에 유닉스 메일 시스템 쓰면서 IMAP나 POP3를 제공하고 그와 상성이 잘 맞는 표준적인 웹메일 오픈소스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패키지를 찾아본다던가, 아니면 아싸리 윈도우즈 계열 환경이라면 최신 익스체인지 서버 솔루션을 산다던가 이러는 게 초기 구입 비용은 더 들지 몰라도 유형 무형으로 훨씬 남는 장사거든요.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볼 줄 아는 안목이 없는 사람들이 모든 예산이나 정책을 걸 다 결정하는 결정권자로 전횡을 행사하고 물러날 줄 모르니까 문제가 되는겁니다. 일을 결정할 만한 제대로 된 안목을 갖춘 사람을 자리에 앉혀 놔야 하는데 자리가 사람 만든다는 생각으로는 해결이 안 될 문제 같습니다.

Wentworth님의 댓글

Wentworth

  왜 한국 기업이 이렇게 비효율적인 개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건가요?

bozart님의 댓글

bozart

  Wentworth님의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서 씨리즈로 올릴려고 했는데, 요즘 분위기가 어두워서 망설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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