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이공계 엑서더스'

2009. 10. 25. 18: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학 학력 저하와 국가 산업경쟁력 추락 우려"이공계 등록금 인하, 장학금 확대 시급"(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최근 3년간 전국 국공립대에서 2만명 가까운 학생이 이공계를 떠나는 등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각해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공계 등록금 인하와 장학금 확대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이상민(자유선진당) 의원이 25일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전국 27개 국공립대의 자퇴생은 총 2만7천492명이었으며 이중 이공계가 1만6천899명으로 61.5%를 차지했다.

재학생 중 비이공계로 전학한 학생은 2천796명이었다. 3년간 자퇴 또는 전학으로 이공계를 떠난 학생이 총 2만명에 달한 것이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최근 수년 동안 끊임없이 나왔음에도 이공계 엑서더스 현상이 해소될 기미가 없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2005년 의학전문대학원 체제가 도입된 이후 각 대학의 의전원 재학생 가운데 상당수를 이공계 출신들이 차지하는 현실도 이런 현상을 반영한다.

지난 8월 시행된 2010학년도 의학전문대학원 입문검사에 응시한 수험생 가운데 공대, 자연대 등 이공계 전공자들이 27.1%로 생물학 전공(38.2%) 다음으로 많았다.

입시기관인 PMS 집계에 따르면 2009학년도 의학전문대학원 합격자 가운데 카이스트 출신이 전체의 5.9%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이어 네번째를 차지했으며,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수학, 물리, 화학 등 각종 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한 학생 118명 중 의대로 진학한 학생이 33%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올해 초 문을 연 법학전문대학원에서도 이공계 기피 현상이 감지된다.재학생 1천619명들의 학부 전공을 조사한 결과 공학이 213명, 자연계가 54명 등 이공계열 출신이 16.5%나 됐다.

이공계 기피 현상은 학생들의 과학 분야 학력 저하로 이어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학업성취도 국제비교 연구(PISA) 결과 2000년 세계 1위로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우리나라 고교생들의 과학 학업성취도 순위는 2006년 11위로 추락해 충격을 줬다.

한 때 대한민국의 산업 발전을 견인한 주역으로 대우받으며 각 대학에서 인기학과로 평가받았던 이공계가 철저한 외면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은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취업난으로 말미암아 학생 본인은 물론 부모들 역시 자녀가 안정적인 직업을 갖게 되길 원하면서 의사, 변호사 등 소위 `돈이 되는' 직장으로 몰리는 성향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것이다.

이공계 출신 연구자들에 대한 정부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고 처우 개선도 제대로 되지 않은 점도 이공계 기피 현상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확실한 처우 개선을 포함한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고, 이는 결국 국가 산업 경쟁력의 추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민 의원은 "국공립대의 이공계 자퇴생 규모가 이 정도인데 전체 대학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엄청날 것이다. 정부가 하루라도 일찍 이공계 등록금 인하, 장학금 확대 등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yy@yna.co.kr < 실시간 뉴스가 당신의 손안으로..연합뉴스폰 >< 포토 매거진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