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쓸 인재 50년만에 폐기하는꼴"
[경제 百年大計 교육에서 찾는다] 1부. 문제는 낡은 교육 < 5 > 방치되는 인재들은퇴 앞둔 베이비붐세대 700만명 재교육도 부실
상대적으로 대학 이후 교육이 거의 없었던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량 은퇴는 그야말로 '인적자본(human capital)의 대량 폐기'나 다름 없다.
올해부터 9년 동안 712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가 은퇴를 한다. 이들은 한국 산업화와 발전의 노하우를 경험한 세대. 수십년에 걸쳐 쌓아온 지식과 기술, 비즈니스 인맥은 어떤 자원으로도 대체하기 힘든 귀한 자산이다. 그냥 버릴 수 없는 말 그대로 인적 자본(human capital)인 셈이다.
반면 베이비부머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중장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10% 이상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국제노동기구(ILO)의 주요국 중장년층 경제활동 참가율 (2008년 기준) 통계를 보면 한국의 50~54세 경제활동 참가율은 75.4%로 독일 85.3%, 일본 83.7%, 스웨덴 88.7%보다 낮은 수준이다. 55~59세 참가율도 한국이 67.3%인 반면 독일과 일본ㆍ스웨덴은 각각 75.2%, 77.0%, 83.6%나 된다.
다른 나라에 비해 정년이 짧은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재교육 역시 부실한 현실은 '100년 쓸 인재를 소모품화해 50년 만에 폐기하는 현실'을 초래하고 있다.
이처럼 일 할 수 있는 중장년층의 노동시장 조기 퇴출 및 재교육(재활용) 부재는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경제의 활력을 심각하게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 노동능력과 의사를 지닌 중장년층이 아무런 준비 없이 '은퇴자'로 내몰리면서 경험으로 무장한 이들의 지적 자산이 사장되고 그 가치가 퇴색돼 그저 '사회 부양 부담 가중의 원인'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이 같은 과정에서 성장 잠재력이 훼손됨은 두말할 나위 없다.
류지성 삼성경제연구소 교육혁신센터장은 "제조업이나 조선업 등 전문 분야는 숙련기술이 계속 전수돼야 하는데 베이비부머 세대로 대표되는 중고령자가 대량으로 빠져나가고 이들이 사회에서 할 일이 사라질 경우 우리나라 근간 사업의 기술이 사장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고령 인력에 대한 재교육 부재가 한국 산업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베이비부머 세대 상당수가 '인생 2모작' '재교육'이라는 개념에 대해 생소할 뿐만 아니라 접근방법조차 제대로 알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재교육이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인프라도 아직까지는 취약한 상태다.
이철선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차원에서도 이들 인력을 재교육하고 재활용하려는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창업'에 관련된 것들"이라며 "베이비부머 세대들에 대한 각종 교육이나 인력 활용이 겉돌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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