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장관 “문·사·철 과잉공급이 주범” 발언 무색
경기회복으로 전체적 고용 여건은 나아지고 있지만 청년실업은 오히려 심화돼 올해 대졸자 10명 가운데 3~4명은 실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공계 실업률이 인문계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이 3일 펴낸 월간 ‘노동리뷰’ 5월호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4년제 대학을 졸업한 26만2000명 가운데 35%인 6만명이 실업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규 대졸자 실업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24.2%)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이다. 고등학교와 대학원을 포함한 20대(20~29세) 신규 학교졸업자의 3월 실업률은 30.9%였다. 취업 준비 중이거나 구직활동을 쉬고 있는 취업애로계층까지 합하면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은 45.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별로는 사범계열의 실업률이 12.3%로 가장 낮은 반면 공학계열은 41.4%로 가장 높았다. 자연계열은 37.3%, 인문계열은 33.4%로 나타났다. 계열별 고용률은 의학계열이 54.4%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사범계열(53.8%), 인문계열(43.6%), 공학계열(41.0%), 자연계열(33.7%) 등의 순이었다. 청년실업의 원인으로 ‘문사철(문학·역사·철학 등 인문계열) 과잉공급’을 꼽은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의 발언(경향신문 4월27일자 9면 보도)과는 배치된다.
신규 대졸 취업자 가운데 상용직(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노동자)은 늘었으나 대기업 취업자 수는 줄었다. 지난 3월 신규 대졸 취업자 중 상용직은 60.8%로 임시직(계약기간 1개월 이상 1년 미만) 30.5%, 일용직(계약기간 1개월 미만) 1.7%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상용직 비율은 2008년 63.6%를 기록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2009년 57.8%, 2010년 56.8%로 하락했으나 올해 다시 증가세로 들어섰다.
하지만 300인 이상 대기업에 취업한 사람은 1만7000명(15.5%)으로 금융위기 전인 2008년 2만2000명(20.0%)보다 크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