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이온 가속기, 美설계 표절]중이온가속기, 표절 이어 ‘연구비 몰아주기’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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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업담당자 부친이 운영하는 기관에 연구비 절반넘게 배정

한국형 중이온가속기(KoRIA) 기초설계 표절에 이어 특정 연구소에 연구비를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연구비 배분을 결정하는 한국연구재단의 관계자가 연구비를 받은 민간연구소인 ‘한국가속기 및 플라스마연구협회(KAPRA)’의 임원이거나 ‘부자(父子)’ 관계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총괄연구팀이 연구재단에 제출한 기초설계 보고서에는 ‘독창성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위원들의 지적을 넣었지만 연구재단이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이 항목이 통째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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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고위 관계자는 19일 “기초설계 연구비 18억5000만 원 가운데 10억 원을 받은 KAPRA 대표 A 씨와 연구비 배정을 결정하는 한국연구재단의 KoRIA 개념설계사업 담당자 B 씨가 부자지간”이라며 “이로 인해 연구비 배정을 놓고 잡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KAPRA는 강원 철원군에 위치한 가속기 연구기관으로 국내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 등의 가속기 전문가들이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선형가속기 디자인을 책임진 고승국 울산대 물리학과 교수가 KAPRA 이사회 부회장으로 있다.

이와 관련해 KAPRA 대표 A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부자지간은 맞지만 연구비 특혜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노승정 한국연구재단 거대과학단장은 “아들이 연구재단에 온 시점은 지난해 3월로 과제 책임자들이 이미 선정된 상태였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2009년 11월 한국연구재단이 KoRIA 개념설계 과제 공고를 내고 과제 책임자를 선정하는 동안 거대과학단장을 맡은 C 교수가 당시 KAPRA 이사였기 때문에(현재도 이사) 연구재단이 특정 연구기관에 연구비를 몰아줬다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또 A 씨의 아들인 B 씨는 연구재단으로 옮기기 직전까지 KAPRA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노승정 연구재단 거대과학단장 역시 현재 KAPRA 이사다. KAPRA 홈페이지에는 이들을 포함해 이사와 감사 14명의 명단이 공개돼 있다.

연구재단은 동아일보 취재팀이 연구비 특혜 의혹 취재를 시작하자 한 달 전쯤 B 씨의 업무를 KoRIA 개념설계사업 담당에서 거대과학단 지원업무로 교체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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