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총장 대표적 성과물이 애물단지로
25일 서울시와 서울대공원, 한덕개발(서울대공원 내 서울랜드와 코끼리열차 위탁운영업체)에 따르면 코끼리 전기열차는 덥거나 추운 날씨에는 충전이 제대로 안 되고, 전체적인 성능도 당초 KAIST가 제시한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경유차에 비해 운영비가 40%에 불과하다는 홍보와 달리 비슷한 비용이 드는 데다 충전 시간도 당초 생각보다 길다.
임옥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충전 문제가 있어 보완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서남표 KAIST 총장이 획기적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실험할 때와 실제 운영할 때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기열차를 가동하기 위해 스위치를 켜기만 해도 전기료가 100만~200만원까지 나오기 때문에 내방객이 적을 때는 활용하기 어렵다. 최신 전기열차를 구입하고도 경유차를 먼저 운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따라 소통 부재와 독단적 학교 운영 문제로 사퇴 압박에 몰려 있는 서남표 총장이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성과마저 과대 포장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대공원 순환열차 운행을 계기로 서 총장은 KAIST가 원천기술로 시장을 새로 창조할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무선충전 방식의 온라인전기차는 처음 시도된 것도 아니고 효율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KAIST는 2009년 교과부에서 250억원, 2010년 지경부에서 110억원을 지원받아 온라인전기차(OLEV) 개발에 나섰다. 이어 KAIST 자회사인 OLEV&E는 서울시와 계약을 맺고 서울대공원에 온라인전기차 기술을 적용한 코끼리열차 3대를 약 15억원에 납품했다. 온라인전기차가 실제 운영된 것은 처음이다.
KAIST 측은 온라인전기차 공급 당시 운전하면서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두 시간 운행시 10~20분 정도 멈춰 서서 충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와 KAIST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친환경 전기차를 운영한다고 알렸지만 결국 정상 운행이 어려운 애물단지가 되고 만 셈이다.
보완작업도 원만하지 않다. 전기열차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애프터서비스(AS) 기술 지원 주체가 불확실하다. 납품회사인 OLEV&E는 현재 사업 부진으로 법인청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OLEV&E는 KAIST발전재단이 100% 출자한 자회사다. 서울시는 "OLEV&E 대신 OLEV(KAIST와 동원 공동출자기업)가 보완작업을 맡기로 했다"고 했지만 KAIST 측은 "OLEV&E를 청산할지 안 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여름에는 집전판 과열 문제로 정상 운영이 어려워지자 KAIST 측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일부 부품을 교체하기도 했다.
(주)OLEV에서는 과열 문제를 해결했다는 견해지만 한덕개발 측은 교체 시점이 여름을 지난 초가을이라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심시보 기자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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