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자, 시골 노모 전화에 가슴 무너진 사연

머니투데이 원문 기사전송 2012-02-17 09:50 최종수정 2012-02-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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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하늘기자] ["한국 IT·문화·수출산업 역군 자부심, 한순간에 '유해산업' 종사자 낙인"] "승현아! 엄마다. 뉴스보니까 느그 회사 얘기 나오던데. 니 하는 일이 진짜로 그래 나쁜 일이가? 아들 때리고 자살까지 시키고 했다던데. 또 들어보니까 아편만큼이나 나쁘다카던데. 니는 괘않나? 회사 망하고 그라는건 아니제?" 국내 온라인게임 기업에 다니고 있는 서승현씨(38)는 얼마 전 시골에 계신 노모에게 전화를 한통 받고 가슴이 무너졌다. 그간 한국 IT산업 발전에 일조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깨졌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장남이 최고'라며 동네 어르신들께 자식 자랑에 여념 없던 어머니께 걱정을 끼치면서 마음이 무겁다. 10여 년 전 대학을 졸업한 서씨가 대기업을 마다하고 작은 게임업체에 입사한 것은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꿈은 그대로 실현됐다. 회사는 쑥쑥 성장했다. 자신이 개발에 참여한 콘텐츠들도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아빠바보' 초등학생 딸도 '시무룩' 하지만 최근 정부 부처들이 학교폭력의 원흉으로 게임산업을 지목하고 규제에 나섰다. 일부 언론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해외의 서적을 토대로 '게임=마약'이라는 공격에 나섰다. 그간의 자부심이 산산이 부셔졌다. "10년 넘게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우리 사회와 경제에 이바지 하고 있다는 보람도 느꼈죠. 아빠가 게임 캐릭터 'OOOO'을 만들었다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다니던 초등학생 딸아이도 요새는 의기소침해졌어요. 얼마 전에는 엄마한테 '아빠가 나쁜 일 하는 사람이냐'고 조심스레 물었다고 하더군요." 비단 서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정부규제가 본격화되고 게임의 부작용에 대한 부풀려진 이야기가 돌면서 게임산업 종사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 국내 주요 게임업계 CEO는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해외 매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정부규제로 인한 매출감소 및 실적 타격은 크지 않다"며 "다만 분위기가 중요한 IT산업의 특성 상 구성원들의 사기저하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게임산업이 발전하려면 양질의 인재들이 지원해야 하는데 게임이 사회악이 된 지금 분위기에서 누가 게임업계에 들어오겠느냐"고 한탄했다. ◇게임업계 "부작용 최소화 노력" 사실 게임업계에서도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껴왔다.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주요 기업들이 100억원을 모아 게임문화재단을 설립해 체계적인 부작용 방지에 나섰다. 각 기업별로 올바른 게임이용에 대한 캠페인에 나서는 한편, 게임 부작용 치료 및 방지를 위한 재원투자 역시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산업에 대해 갑작스런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면서 이들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목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게임 산업 규모는 9조원 대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도 2조원이 넘는다. 이는 전체 문화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53%로 절반이 넘는 수치다. 한류열풍을 이끌고 있는 음악보다는 20배 이상 많은 돈을 해외에서 벌어들였으며, 영화보다는 100배 이상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아울러 향후 그 성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게임 소재를 바탕으로 책,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문화콘텐츠를 확산하면 부가가치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게임산업, 향후 글로벌 문화콘텐츠 생산 가능성 무궁무진 이미 해외에서는 레지던트이블, 스타크래프트, 스트리트파이터, 둠 등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 애니메이션 출판 콘텐츠 들이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받으며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렸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콘텐츠경영연구소장)는 "미국, 일본에서는 게임의 기획 단계부터 원소스멀티유즈를 염두에 둬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며 "온라인게임 종주국인 한국은 최근 세계적으로 온라인게임의 성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에 따른 추가적인 문화콘텐츠를 양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넥슨이 '메이플스토리'를 통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애니메이션은 일본에서 5.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만화책으로 만들어진 메이플스토리는 누적판매부수 1300만 권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중국 금룡상 시상식에서 '해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나우콤 역시 자사 게임 '테일즈런너'를 활용해 교육용 만화 시장으로 세를 확장했다. 이들 도서는 국내를 비롯해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200만 부 이상이 판매됐다. 게임업계 CEO는 "매일 먹는 밥도 과하면 비만의 원인이 되고 탄수화물 중독 등 심각한 폐단을 낳지만 이를 두고 규제를 하지는 않는다"며 "게임업계 스스로 부작용에 대한 인식을 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으며 게임 역시 적절히 즐기면 우리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핫이슈] 다시 코스피 2000시대 [내손안의 스마트한 경제정보 머니투데이 모바일] [관련 키워드] 패스트트랙아시아\|임진석\|티몬\|아블라\|인사이트\|스톤브릿지 [머니투데이 핫뉴스] ☞ 4만2000원짜리 '미샤 보라색병' 얼마 팔렸기에… ☞ '월급 100만원→5000만원' 설계사, 이런 비밀이 ☞ "문재인 잡겠다" 20대 女후보, 누군가 했더니 ☞ 신형 씨드 '완전공개' 비행기 조종석 같은… ☞ [단독]K9, 현대기아 승용차 최초 '4륜구동' 장착 ▶2012년 KOSPI 2500간다! 新주도주를 잡아라!’ ▶오늘의 증권정보 '상승포착! 특징주!' 이하늘기자 iskra@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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