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기피현상을 해결하기위해 정부정책을 세워서는 안된다. - 원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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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
등록일
2002-11-0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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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문제가 조금씩 세상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월드컵같은 큰 축제에 모든사람의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기도하지만, 원래 이공계기피현상이란 문제가 급하게 해결책을 내기엔 근본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공계기피현상이라는 문제란 원래부터 존재하지않았다고 생각한다. 다시말해 이공계문제는 자연스런 사회현상이지 결코 부자연스런 현상이 아닌것이다.

예를 들어 농업을 생각해보자. 농업이 중요하지 않은 산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먹지않고 어떻게 살 수있겠는가? 농업은 영원히 인류의 가장 중요한 산업중 하나로 남을것이다. 하지만 농업이 중요하다는 말과, 따라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 농부가 되어야한다는 말과는 틀리다. 농업에 적합한 사람이 농부가 되면 되는 것이다.

이공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요즘 이공계중에서도 특히 기계공학이나 화학공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급감하고 있다고 한다. 나도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사회현상이라고 생각하며, 결코 인위적으로 바꿀수없는 대세라고 생각한다. 기계공학이나 화학공학은 매우 중요한 학문이며, 앞으로도 오랜시간 존속,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전통적인 의미의 기계공학이나 화학공학이란 학문은 발전을 멈춘지 오래이다. (물론 이말은 전자공학이나 생명공학과 같은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 학문과 상대적으로 비교해서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전통적인 의미의 기계,화공산업도 다른 분야에비해 성장이 느리고 수익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고있다. 삼성전자, KT같은 회사에 비해 중공업, 조선, 석유화학과 같은 회사들이 덜 주목을 받고 있는것은 사실아닌가? 따라서 그런분야에 굳이 뛰어난 인재들이 몰릴 필요는 없으며, 보다 성장가능성있는 분야에 많은 학생들이 몰려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자본주의를 경제원리로 하고 있는 나라이다. 단순히 돈만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이공계가 별로 인기가 없다는 사회현상이 생겼다면, 그것은 반드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이공계에 필요한 인재에비해 너무 많은 인재가 몰려들고, 학계, 산업계에 필요한 석사,박사수요에비해 너무많은 석사,박사를 양산한것이 근본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심각한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결하기위해 첫번째로 해야할 정책이 있다면, 그것은 인재들이 이공계로 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자연스럽게 인재들이 이공계로 오지않고 법대, 의대,한의대로 진로를 바꾸고 있다.  이미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하고 있는것이다. 아마 몇년만 지나면, 엔지니어의 공급이 필요한 수요에 적당한 정도로 떨어질것이고, 그러면 미국처럼 우리나라도 엔지니어의 연봉이 크게 올라가게 될것이다. 미국은 고급 엔지니어의 연봉수준이 변호사나 의사에 결코 떨어지지 않다. 그렇게되면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처럼, 엔지니어의 사회적 위치도 따라서 올라가게될것이며, 지금과 같은 이공계 기피현상은 자연스럽게 해결될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병역특례확대와 같이 조급하게 만들어진 정부정책으로 해결하려고한다면, 또다른 문제가 생길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지금 엔지니어의 공급이 줄어들어야 하는데, 그렇지않고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면, 이공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연봉은 결코 올라갈수없으며, 따라서 그들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는 올라갈수 없다.

이공계기피현상은 순리적으로 해결되어야한다. 이미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연구자에게 연구성과에 따른 일정분의 수익을 지급한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일부 대기업들은 핵심연구인력을 확보하기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는 뉴스도 보았다. 만약 이공계기피현상이 없었다면 이러한 자구노력들이 생기지 못했을거라는 생각이든다. 앞으로도 필요한 이공계연구인력에대한 수요는 계속 존재할것이기 때문에, 이공계에 들어오는 인재가 줄어들어 공급이 줄어든다면, 조만간 고급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경제적 대우는 올라갈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 정부는 따로 정책을 세울 필요가 없으며, 세워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 박철호 ()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현 상황을 순리대로 방치하면 아마도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은 사멸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국내 이공계 두뇌인력에게 경쟁력을 촉진시키지 않으면 외국의 기술이나 인력을 수입하는 추세로 대세가 기울테니까요

  • 이민주 ()

      지금같은 대우를 받고 누가 경쟁하겠습니까..

  • 익명좋아 ()

      시장경쟁의 논리군요. 힘의 논리하고도 통하죠.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인력이나 물질이 조절된다는 현상학적 설명. 순리적이란 자연적? 다윈의 진화론을 연상하게 하는 군요. 적자생존론? 과기정책자체를 없애버려야겠군요.

  • 딸콤쌉쏘름 ()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거시 경제학을 배우고 있습니다. 위에 글을 보면서 경제학이라는 것이 현실을 잘 반영하는 학문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딸콤쌉쏘름 ()

      원유철이라는 분의 글을 보면 익명좋아님의 말처럼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를 얘기하는 듯하네요. 보이지 않는 손(시장)에 의해 시장 스스로 변화할 것이다.

  • 딸콤쌉쏘름 ()

      다른 말로 하면 노동의 공급에 의해 노동의 수요는 창출될 것이다. 공급만 하면 된다식(이공계 배출 증가)인데 그런 이념도 경제공항(경기불황,산업의 변화)으로 인해 소용이 없게되고 결국 정부의 개입과 전쟁으로 인한 수요 촉진(이공계 지원연구개발&일자리 창출) 이라는 것을 통해 해결이 되었죠.

  • 딸콤쌉쏘름 ()

      아담 스미스등의 고전학파의 내용은 경기가 호황일 때 적용됩니다.  경기가 호황일 때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과거처럼 대학에서 인적자원이 공급이 되고 그 공급이 다 받아들일 기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공급은 넘쳐나고 있고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적습니다.

  • 딸콤쌉쏘름 ()

      위의 경우처럼 경기불황 일 때는 Keynes학파내용이 더 맞는 듯합니다. 거시경제학 교수님 요즘 실업에 대해 걱정을 하시면서 과거에 비해 기업의 문어발식 확장도 줄어들고 대규모로 노동을 필요로 하는 곳은 없지만 대학에서 나오는 인력은 넘쳐나서 그렇다고.. 뭐 경기 사이클에 대해서도 얘기하셨지만.. 이 문제는 결국 정부의 간섭없이는 해결 될 수 없는 문제입니다.

  • 딸콤쌉쏘름 ()

      기술혁신을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죠. 정부의 역활이 더더욱 필요한 시기입니다.~!!

  • 딸콤쌉쏘름 ()

      마지막으로 이공계 기피현상이 지속된다면 다른나라에 비해 기술이 뒤쳐질 것이고 이것은 수출의 감소, 수입의 증가(소비재), 국민 경제의 축소, 기업의 감소, 일자리 감소, 소득의 감소&엔지니어의 필요 감소로 이어 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아르헨티나 꼴 날지도 모릅니다.

  • 유상우 ()

      그래도 올 놈은 오더군요..뭐. -_-;; (저같이) 어차피 의대 가는 넘들은 돈벌러 가는 넘들일 뿐..

  • 김하원 ()

      지금의 이공계 인력시장은 대외적 요소까지 고려하면 market failure 상태입니다. 적합한 인재가 왔다가도 떠나는 곳이죠. 보이지 않는 손은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지도 않습니다. 어느곳이 옳은 방향인지를요. 시장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기엔 외국의 추격과 압박이 너무 심합니다. 세계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이죠.

  • ()

      누군지 몰라도 미국이나 중국가서 살아요.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는 우리나라는 사실 홍콩처럼 금융업을 했어야 옳았을거에요. 그렇지만, 과학기술이 바로 부국의 기본인건 틀림없죠. 그래서 한국에서 엔지니어하면 잘 산다더라는 소리듣고 각국에서 몰려드는 그런 나라가 되면 좋겠어요.

  • zZ ()

      이공계 학과 정원이 탄력적으로 조절된다면 가능한 얘기..

  • 이재원 ()

      원유철 님의 글에 동의합니다. 정부가 시장을 내버려둬서 보이지않는 손이 망친게 아닙니다. 정부가 공급을 일부러 늘렸기 때문에 시장실패가 일어나고 실업이 증가하고 과학자 임금이 내려가고 그래서 우수학생이 안오고 한국의 미래가 어두워지는겁니다. 이상태에서 계속 "이공계수 유지내지 증원"을 외치면 어떻게 될까요? 답은 뻔합니다. 지난 수십년간 그거 외치다가 이지경 된거니까요

  • 윤상준 ()

      저도 원유철 님의 의견에 동의 합니다. 눈 앞의 문제에 과민해 진다면 근본적 해결은 더욱 멀어질 것입니다. 서울 한 대학의 공과대학 인원이 6천명인 한국의 현 이공계 인력 공급을 유지한다면 인력의 가치는 계속 하락할 것입니다. 우리의 가치를 올리는 길은 우리를 줄여야하는 길 뿐입니다. 대대적인 운동에 있지 않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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