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실정을 바탕으로한 한국 대학 개혁 방안- 4,5,6 - 조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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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2
등록일
2003-05-2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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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조준호
 
제 목    미국 대학 실정을 바탕으로한 한국 대학 개혁 방안- 4,5,6
 
미국대학 실정에 대해 좀 더 말씀드리면서 한국 이공계 개혁방안을 계속 제시합니다.

4. 이공인 교육의 절반은 학교가 나머지 절반은 기업이 담당함을 알고 교육하라.
많은 분들이 IEEE Transactions 중에 Transactions on Education이 있다는 건 보통 잘 모르시더군요. 제가 거기서 감명깊게 읽었던 논문중의 하나가 주장하는 바를 요약해 봅니다.

산업화된 현대사회에서 이공인의 교육은 결코 학교에서 끝낼 수 없다. 기업은 이를 인정하고 "요즘 졸업생들 재교육하는데만 2년이 넘어 걸린다 도대체 학교는 뭐하는 거냐?" 이따위 말같잖은 소리는 집어쳐야 한다. 학교는 기업이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사람을 결코 양성할 수 없다. 그런 노력을 시작하면 그것은 학교가 아니라 학원이 된다. 학교는 그 졸업생들이 급변하는 테크놀로지사회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펀더멘텔을 제공하는 곳이어야 한다. 기업이 학교에게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교육을 요구하고 학교가 이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그 학교 졸업생은 결국 당장은 회사에서 좋아할 지 모르지만 결국은 시간이 지남에따라 급속히 경쟁력을 잃고 도태된다. 기초과목이 강조되고 이론이 강조되는 곳이 학교이다. 기업은 어렇게 펀더멘탈이 튼튼한 졸업생들을 자신들의 기업실정에 맞게 '심화교육'하는 이공인교육의 절반을 떠 맡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여야한다. 이공인의 교육은 절반을 학교가 담당하고 기업도 나머지 절반을 담당한다는 의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우리나라 기업들. 학교에 그만 압력 가해야 합니다. 돈줄인 회사가 학교를 압박하면 학교는 기업들 요구에 따라가게 됩니다. 그래봐야 결국엔, 당장의 이익을 위해 이공졸업생 평생을 망칠 뿐입니다. 그리고 종국엔 경직된 직원을 가지게 되어 회사에도 이익이 안됩니다. 기업은, 당장 써먹을 졸업생을 키우기위한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공헌할 인재를 양성한다는 생각으로 학교에 투자해야 합니다. 미국 회사들, 프로젝트로 학교에 돈 많이 줍니다. 물론 비영리 단체가 줄때보다 결과에 대해 요구하는 것이 많긴 하지만, 언제나 인재를 키운다는 자세로 아카데믹한 연구결과를 요구합니다. 우리나라 기업도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도 변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환경 속에서 학교는 학생이 평생 이공인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펀더멘탈을 키우는 교육에 촛점을 맞춰야 합니다.

5. 무논문 석사 과정을 시행, 확대하라.
미국 공과대학의 경우, 무논문 석사 과정이 개설되어 있는 학교가 대부분입니다. 고도로 이론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학부교육 만으로는 세부 전공에 대한 펀더멘탈을 교육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Top 30 school 중의 하나인 버지니아택의 전기공학부를 학부만 졸업한 학생이 인마셋에 취직한다고 합시다. 뭘 할까요? 위성통신 연구소에서 일 할까요?
천만에요. 세일즈 합니다. (세일즈하는 사람 중에 동 대학원 석사학위자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실제 상황입니다.) 적어도 동 또는 다른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는 받아야 연구소에서 받아 줍니다. 그런데 이들의 대부분도 무논문 석사과정 졸업생들입니다. 대학원에서 2년간 10-11과목 수업만 더 듣고 졸업한 학생들입니다. 이들 10여과목도 보통 3과목은 세 개의 다른 영역의 코어과목, 2개는 수학과목, 2개는 제2 영역 과목, 기껏해야 3-4개의 제1 영역과목을 듣고 졸업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자기돈 내고 석사과정 다닙니다. 지도 교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한 학기에 겨우 3과목을 듣기 때문에, 이들은 이들 3과목을 피터지게 공부합니다. 이렇게 2년간 11과목 정도 듣고 졸업하면, 제1 제 2 영역의 펀더멘탈은 아주 튼튼해 집니다. 이렇게 졸업하여 기업으로 가면, 기업이 자기들에게 필요한 나머지 절반 교육을 합니다. 펀더멘탈이 튼튼하니 교육도 잘 됩니다. 회사도 연구원도 다 만족합니다.

제가 미국에 석사과정으로 유학 나왔을때 같은 때 입학한 박사과정 형들이 같이 대학원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들왈, "한국에서는 코스웍을 결코 제대로 할 수 없다. 석사 과정동안 잡일하고 박사과정 시다바리하고(전자상가에 영수증 구하러 다니고...) 프로젝트한다고 하다보면 내일이 시험인데도 일한다. 너는 운 좋은 줄 알아라. 우리는 지금 새로 수업듣는 기분이다." 한국 대학원 생들은 한창 펀더멘탈을 튼튼히 해야할 머리 팍팍 잘 돌아가는 석사과정때 몸으로 떼우는 일만 하다가 취업반은 취직해서 펀더멘탈이 부족하니 오래 살아 남지 못하고 진학반은 박사과정가서 새로 다시 공부해야 기에 7-8년 걸려 박사하거나 기초가 부족에 뭔가 강한 펀더멘탈을 요구하는 좋은 연구를 못하고 졸업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우리나라도 대학원의 석사과정에 무논문 과정을 강하게 시행, 확대해야 합니다.

6. 자연과학대의 수업조교 제도를 제대로  시행하라.
공과대학과는 달리 순수과학을 추구하는 많은 자연과학대학 대학원의 경우, 미국도 연구비를 조달하기 쉽지 않습니다. 기업이 스폰서하기를 꺼리기 때문이죠. 하지만, 비영리 재단이 교수들 월급과 실험장비 등을 지원해 주는 정도의 프로젝트는 다 지원할 정도 입니다. 따라서 문제가 되는 것은 학생들의 월급, 보험료, 수업료이죠. 자연과학대 학생들은 대부분 수업조교를 함으로써 자신의 월급과 보험료, 수업료를 학교에서 지급 받습니다. 수학, 물리, 화학, 생물학과의 경우, 이공계 학부생 대부분이 켈큘러스, 기초물리, 기초화학, 기초생물학 수업을 듣기에 엄청나게 많은 수업조교를 필요로 합니다. 이들 학과의 대학원 생들은 이들 수업의 수업조교로 학교에 의해 고용되죠. 물론 교수들이 학생들 먹일 돈을 외부에서 확보하면, 연구 잘하는 이쁜 학생 우선으로 연구조교자리로 바꿔주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수업조교합니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해야 합니다.

그럼, 이 수많은 수업조교를 먹일 돈은 어디서 나오냐? 물론 학부생들 수업료도 큰 몫을 합니다만, 이공계 외부 연구 수주할때 딸려 오는 오버헤드의 일부도 이리로 들어 갑니다. 에를 들면, 공대에서 한 교수가 따온 100만불짜리 프로젝트의 33만불 오버헤드로 물리학과 수업조교들 고용한다면 한 학생당 1년에 33000불 든다고 하면 10명이 되는 겁니다. 이렇게 오버헤드는 학교 운영에 크게 기여 할 수 있습니다. 대학 개혁은 결국 돈으로 해야하고 그렇기에 제가 이전 글에서 오버헤드를 이용해 대학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준형 한국에서는 6번도 제대로 시행을 못하고 있나 보군요. 2003/03/24 x 
 
  박카스 개혁이 될 지 개선이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조준호님의 이공계 대학의 나가야 할 방안에 대한 의견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그동안에도 많은 분들께서 개선책에 대해서는 좋은 의견을 제시해 주셨습니다만, 실제로 이것이 현실화되기 위한 실행방안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연구비를 지원받더라도 힘있는 사람은 교수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활동범위가 결정되니까요. 무작정 교육부나 대학당국에서 제도를 바꿔줄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는 없는 것인가요? 2003/03/24 x 
 
  관전평 실행방안은 있습니다. 조준호님이 말씀하신대로 연구비에서 오버헤드를 떼버리면 교수는 그만큼의 돈에 대해 큰 통제력을 갖지못합니다. 그 다음부터는 학생과 대학의 거래관계가 되는 거죠. 단지, 제도상의 문제일 뿐입니다. 2003/03/25 x 
 
  배성원 대학도 속을 들여다 보면 다 교수들인데요... 오버헤드 30% 받더라도 수업조교들에게 해당 예산의 10%도 안돼는 쥐꼬리 봉급을 준다고 해도 아무도 할말 없습니다. '학교'가 그렇게 정했다면 땡입니다. 뭔가 대학원의 운영에 관해서도 강력한 제도적 틀을 갖춰야 할거 같습니다. 지금처럼 '교수 마음대로' 체제에서는 사람좋은 교수 만나기만 빌 뿐이죠.  2003/03/25 x 



2003년 3월 24일 과학기술정책/칼럼 게시판에서

http://www.scieng.net/zero/view.php?id=science&page=3&category=&sn=off&ss=on&sc=on&keyword=&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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